강소농 현장을 찾다(19)-웰니스 상림농원 임연수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19)-웰니스 상림농원 임연수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08.31 17:46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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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 좋은 백도라지 재배로 즐거운 농업생활”
▲ 웰니스 상림농원 임연수 대표는 함양군에서 백도라지 조청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학생 가르치다 자연의 경외감에 농사 시작

현대인 건강에 도움 되고파 백도라지 선택
강산골 농특산물 직거래·SNS 활용 판매
홍보와 판촉행사 꾸준히 참여 주문량 증가


함양군에서 6년째 백도라지를 재배하고 있는 웰니스 상림농원 임연수 대표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껴 농업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농업기술원 강소농 교육을 통해 알게 된 동기들과 ‘강산골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해 상품 판매와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어려움에도 판촉행사 등에 꾸준히 참여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 자연을 느끼고 공동체와 함께하는 행복한 농업인의 삶을 꿈꾸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웰니스 상림농원 입간판.
웰니스 상림농원 입간판.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태양을 품은 땅 함양에서 백도라지를 직접 키워서 백도라지 조청을 만드는 웰니스 상림농원 농장주 임연수입니다.

저는 2012년 11월 고향인 함양으로 돌아와 귀촌인으로 생활하다가 2015년 강소농 교육을 통해 귀농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현재 함양군 강소농연합회장을 맡아 우리 지역농산물 생산 및 판매 체험활동 등 6차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루 일상은 어떤가요
▲농업인의 여름 하루는 일찍 시작되지요. 오전 5시30분경 기상하여 작업복으로 완전 무장하고 백도라지 밭으로 향한답니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잖아요. 얼마전엔 경남농업기술원 약용자원연구소로부터 백도라지 모종을 분양 받아 낮·밤으로 심었답니다. 농업인으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함양군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을 받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날은 천년의 숲 상림을 산책하기도 합니다.

-농업을 시작하기 전 어떤 일을 하셨나요
▲고향인 함양으로 귀촌하기 전에는 서울에서 학원을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는 2012년부터 약 3년 동안 모교인 함양여중에서 영어전임강사,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으며 지역사회단체 봉사활동도 틈틈이 참가했습니다.

웰니스 상림농원 상품인 백도라지 조청.
웰니스 상림농원 상품인 백도라지 조청.

-농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2년부터 모교에서 근무하면서 아침, 저녁 그리고 주말 동안 작은 텃밭을 가꾸었는데요. 씨앗에서 새싹이 나고 자라는 모습에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고 농업인으로서 삶을 누리고자 학교를 그만두고 함양군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하여 각종 농업 관련 기관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참여하여 농업인의 길을 모색하던 중 2015년 지인의 추천으로 강소농 교육을 받고 농업인이 되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귀농하기 전 농사, 농업, 농촌에 대하여 갖고 있던 생각과 직접 농사를 하면서 피부로 느낌으로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귀농하기 전 제가 갖고 있던 농사, 농업에 대한 생각은 하늘만 잘 섬기면 된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만 기억했었지요. 그리고 농촌의 삶은 인심 좋은 이웃들과 함께 공동체의 삶을 영위하며 시간적으로 매우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많음을 느끼고 시행착오도 겪고 있습니다.

농업인이 생각보다 바쁘고 돈을 벌기 위해 남의 일까지 하는 이웃들이 많아 실제로 여유로운 시간을 누리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은 농업인은 좋은 농산물을 열심히 생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농산물의 홍보, 판매뿐 아니라 새로운 영농기술 습득, 각종 보조사업 등 관련한 정보 수집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현실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농사를 시작한 지 5년이 흘렀으면 이제는 재배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었을 것인데, 어떻습니까
▲(웃으며)물론 다섯 해 전에 비하면 많이 성장했지요. 처음에는 1800평 밭에 모종이나 씨앗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심다보니 총 54종류를 키웠던 적도 있어요.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은 다양한 교육과 컨설팅을 받으면서 농업도 자신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작목을 선택하여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백도라지 재배에 몰입하고 있답니다. 실제로 많이 성장했습니다.

-현재까지 농업 활동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언제였나요.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이 손의 양면인 경우가 많은 것처럼 농업 활동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거의 같네요.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강소농교육을 받은 교육생 중 의견이 맞는 52명이 모여 만든 강산골영농조합법인 대표직을 맡았던 3년 동안 농업인이 직접 운영하는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에서 ‘강산골’ 운영 초기단계에 임금을 줄 만큼 수익 창출이 되지 않아 3년간 자리를 지켜야 했던 기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함양강소농 5기생 19명 중 8명이 의기투합하여 ‘강산골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하여 사무실에 현판식을 올렸던 날 잊지 못할 기쁨의 순간이었습니다.

강산골 영농조합법인 판매장.
강산골 영농조합법인 판매장.

-여러 작목을 하다가 이제는 백도라지 재배라는 작목 전환을 하게 됐는데, 배경이 있습니까
▲개인적으로 어떤 일에 확신이 없을 때는 책을 보거나 관심 있는 커리큘럼의 교육을 신청하여 배우는 시간을 갖곤 합니다. 이것저것 다양한 농사를 짓다가 백도라지 재배로 전환을 하게 된 배경은 함양군농업기술센터에서 매년 실시하는 약초교실에서 경남농업기술원 약초연구소에 근무하던 백도라지에 조예가 깊은 김만배 박사의 강의를 듣고, 작목을 백도라지로 정하게 됐습니다.

저는 농약을 치지 않고, 제 키보다 작으며, 꽃을 볼 수 있고, 쓰임이 다양하며, 급격한 기후변화와 직장 스트레스 등 고통을 받는 현대인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목을 재배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백도라지’입니다. 아직도 너무 맘에 쏙 드는 작목을 찾게 되어 기쁜 맘으로 재배 중입니다.


-최근 국내 경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어떠신지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함양 농업인들도 예년 같지 않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꽤 많고, 전국의 농업인들이 모두 힘들다고들 합니다. 다행인 것은 우리 조합은 함양 전통시장 상인들과 협력하여 ‘강산골’ 농·특산물 직거래장과 SNS를 이용한 직거래망을 통하여 꾸러미로 함양 농·특산물을 소개, 판매하고 있는데 각종 홍보, 판촉 행사에 꾸준히 동참한 결과인지 조금씩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어 감사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6월부터는 경남강소농연합회에서 마련한 ‘경상남도 찐 마켓’에 꾸준히 참가하여 홍보 판매에 열의를 다하고 있습니다.

-감사를 표할 곳이나 선후배 동료가 있다면
▲감사를 표할 곳은 많답니다. 먼저 귀촌인의 삶을 꿈꾸며 현재도 귀촌인의 삶을 살고 있는 저의 옆 지기지요.(웃음) 4년여 동안 저녁식사를 거의 같이 못했거든요. 그리고 자립적이며 자율적인 삶을 잘 살아주어 엄마가 농업인의 삶을 맘껏 누리도록 유학 생활 중에도 아낌없이 응원을 보내준 딸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강산골’영농조합법인을 함께 만들고 엮어가는 한걸음 한걸음마다 표나지 않게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태준 모든 회원님과 현재 ‘강산골’영농조합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박용순’대표, 아직 조직이 정비되지 않은 함양군 강소농 연합회를 반석에 올려 여러 강소농 회원님들과 서로 소통하며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발걸음에 헌신적으로 동참해 주고 있는 함양군 강소농 연합회 임원진 회원님들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함양군강소농 연합회 활동에 깊은 관심과 실제적인 실무에 많은 도움을 주려고 애쓰는 함양군농업기술센터 강소농 담당자께 감사함을 전하고 경남강소농지원단 선생님의 꼼꼼하고 정성 담긴 지도와 컨설팅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후배 농업인에게 한마디
▲아직 누구에게 조언을 드릴만큼 제가 완전한 농업인이 된 것 같지는 않지만 후배 농업인에게 한마디 한다면, 초심을 잃지 말고 다양한 농업교육에서 예시로 드는 ‘억대 농부’의 그물에 빠지지 말고 농업인 본연의 자연의 심오함을 느끼는 삶을 누리며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무언가를 지니고 있는 올곧은 농업인이 되길 바랍니다.

-귀농인에게 한마디
▲농업용 굴삭기를 배우세요(웃음). 정말 농촌의 삶에서 농업용 굴삭기의 위력은 대단하거든요. 산을 소유하고 싶으면 더욱 더 필요할 것입니다. 저의 경험에서 나온 얘기구요. 진짜 드리고 싶은 한마디는 지금 살고 있는 그 곳에서 정말 열심히 잘 살다 귀농하면 좋겠어요. 귀농 전에 쌓은 인연들이 결국 귀농 후 삶의 질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되더군요. 그리고 SNS에 관심을 갖고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미리 갖춰 두시면 분명히 도움됩니다.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을 지키는 것이 으뜸이라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강산골 영농조합법인 판매장에서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강산골 영농조합법인 판매장에서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근래에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
▲귀농 후 농업인의 삶을 영위하는 데 경제적인 자립이 없으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되더군요. 여유로운 삶을 그리며 꿈을 갖고 선택 했던 농업인에서 예전에 내려놓았던 직업으로 귀환하는 경우나 그 직업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어 정말 하기 싫은 일을 돈 때문에 하고 있는 귀농인들을 종종 만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줄이고자 경제적인 자립에 대한 욕구를 달성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함께 하는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저부터 이런 공동체를 통해 최소한 월수입 150만원 이상 달성이 2020년 계획입니다. 농촌에서 자녀교육을 마쳤거나 환자가 없는 경우 월 150만원 순수입이 있으면 이웃들과 국수 한그릇, 막걸리 한잔 나누며 사는 삶은 충분히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함양 농·특산물 직거래장 ‘강산골’을 적극적으로 활성화 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함양군 강소농 연합회의 지역 발전 기여도는
▲첫째, 강소농 자율모임체를 통하여 지역 농·특산물을 홍보, 판촉하는 다양한 채널을 연결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함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함양으로 살러 오는 분들도 늘어날 것이라는 믿음으로 서로 협력하여 좀 더 행복한 농업인의 삶을 살기 위해 정기적으로 만나서 소통하고 있습니다.

둘째, 전통재래시장의 고령화, 노후화에 따른 침체와 계량화, 통일된 품질 보장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리산함양시장 입구에 함양 농·특산물 직거래장 ‘강산골’을 통하여 이런 점을 개선할 수 있는 전형을 마련하고 실제 이렇게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알리고 있습니다.

셋째, 함양 8경 중 으뜸인 천년의 숲 ‘상림’에서 2015년부터 프리마켓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 상림숲장’을 운영하고, 경남 강소농연합회에서 주관하는 경남 농.특산물 직거래장터(경상남도 찐 마켓)에 참여하여 뛰어난 함양의 농산물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매년 개최되는 농촌진흥청 ‘강소농대전’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회원들과 함께 함양농산물 홍보에 적극 참여하여 많이 홍보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얼마 전에 3일 동안 백도라지 모종 2만6000포기를 심었습니다. 심고 난 후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겁지만, 마음은 깃털처럼 가벼웠습니다. 아마 이런 느낌은 우리가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난 후의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상황에 밀려서 또는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좋아서 정말 원해서 귀농인, 농업인이 되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지금 계시는 그곳, 하고 있는 그 일에 일단 최선을 다해 좋은 인연의 씨앗을 잉태하고 귀농인, 농업인으로 어여 오세요~. 농업이 미래이며, 농업인은 하늘이 돌보는 직업인이라 여깁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누리십시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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