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꿀벌을 보호하지 못하면 지구는 망한다(7)-아카시아의 추억
도민칼럼-꿀벌을 보호하지 못하면 지구는 망한다(7)-아카시아의 추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9.02 16:3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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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꿀벌을 보호하지 못하면 지구는 망한다(7)-아카시아의 추억

6~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어느 산을 막론하고 민둥산들이었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푸른 수풀로 덮여있다. 한 때 조림사업을 열심히 한데다. 난방과 취사에 나무를 대신한 화석연료인 기름이나 가스 같은 대체연료가 크게 이바지 했다.

우리속담에 ‘곶감 빼 먹기다’ 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맛있다고 빼 먹기만 하면 곶감은 금방 바닥이 나고 만다는 뜻이다. 옛날에 가을걷이가 끝난 집마다 곶감을 깎아 싸리나무 막대기에 꽂아 건조했다. 한 달 정도 지나면 맛있는 곶감이 되었다. 약 보름 정도 말리면 말랑말랑해져 간식거리로는 안성맞춤이다. 맛있다고 빼 먹기만 하면 아무리 많은 양이라도 금방 없어져 버리고 만다. 빼 먹은 만큼 감을 깎아서 꿰놔야 한다는 말이다. 산에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면서 베어 낸 만큼 심고 가꾸어야 했다. 심지는 않고 베어 내기만 하므로 벌거숭이산이 되었다는 얘기와 곶감 빼먹기다 는 얘기와 일맥상통한 말이라서 인용해 본 것이다.

40년 전만 해도 농촌은 취사와 난방을 하기 위해 산에 나무를 베어 오면서 심지를 안했었다. 산은 벌거숭이가 되고 말았다. 비가 많이 오면 산사태가 자주 일어나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나무를 심을 여력도 없고 아카시아나무를 무분별한 남벌로 결국에는 산사태와 가뭄피해를 보기도 했다.

아카시아가 아무 곳이나 잘 자라며 성장 속도가 빨라서 사방사업용으로 그리고 땔감용으로도 적합한 수종이었다. 정부에서는 고심 끝에 벌거숭이산에 산사태 방지용으로 아카시아를 심기 시작했다. 아카시아는 황무지나 메마른 땅에서도 성장 속도가 빠르다. 묘목을 심고 2~3년 지나면 어른 키만큼 자란다. 이때부터는 뿌리가 땅속 깊이 내리지 않고, 땅 표면으로 뻗은 뿌리에서 번식을 하니 땔감으로 베어내도 다른 싹이 자랐다. 금방 자라기 때문에 취사와 난방에 그리고 홍수예방에 많은 공헌을 했다.

당시에 정부에서는 삼림보호를 소나무를 중심으로 했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밥을 해먹고 방에 군불을 땔 때도 산에서 자라는 일년초와 아카시아를 비롯한 잡나무가지만 허용했었다. 어쩌다 나뭇짐에 조그마한 소나무가지 하나만 보였다 하면 산림경찰이나 공무원에게 적발되면 형사처분에다 벌금까지 물었어야 했다.

요즘은 건축자재에 소나무를 쓰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 지역에 소나무 숲은 가뭄과 홍수조절에 그리고 맑은 공기조성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아카시아나무를 소나무처럼 법률을 만들어 보호했어야 했다.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크게 이바지를 한 나무에게 모두가 무관심 했다.

우리나라에 수많은 꽃나무와 그리고 들꽃과 각종 화초에서 꿀벌이 꿀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아카시아 꽃만큼 꿀이 생산되고 있는 꽃이 없다. 만약에 아카시아 꽃이 없다면 양봉업계가 살아남을 수 없다. 꿀벌도 자연적으로 없어지고 나면 인간세계에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과일과 열매채소 그리고 쌀을 비롯한 오곡(五穀)들이 화분을 수정하지 못해 열매를 맺지 못한다. 인류는 먹을 것이 없어 멸망하고 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언제인가부터 꽃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즐겼다. 벚꽃 축제를 시작으로 진달래, 철쭉, 장미 등, 가을이면 코스모스축제, 국화 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아카시아 꽃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없음은 의아스럽다. 향기로 말하면 벚꽃보다 수십 배나 진하다. 아카시아 꽃잎은 그냥 따 먹을 수도 있고 꽃잎 차도 만들어 먹을 수 있으며 기름에 튀겨 먹기도 한다. 다양한 이로움을 주는 꽃이다. 아카시아는 우리가정에 땔감 덕을 크게 보게 해줬으며 민둥산을 푸르게 하고 가뭄을 막아 줬으며 산사태 방지를 해줬고 꿀을 제공해 주었다. 가장 큰 업적은 꿀벌을 살게 해주고 우리가 먹고 사는 식량과 과일 채소를 만들어 주는데 일등공신이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꿀벌과 아카시아의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살지 못하는 것이 햇빛, 물, 공기다. 창조주 하느님께 무료로 제공받고 살면서 하느님의 은혜를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 꿀벌과 아카시아가 없었다면 인간세계인 지구가 진작 멸망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 동안 꿀벌을 보호하지 못하면 지구는 망한다. 7회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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