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백로(白露)
진주성-백로(白露)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9.06 15: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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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백로(白露)

오늘(9월7일)은 절기상으로 하얀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白露)다. 백로가 되면 밤에 기온이 떨어져 풀잎과 나뭇잎에 이슬이 맺히기 때문에 ‘하얀이슬’ 즉 백로라고 하는 것이다. 백로는 처서와 추분 사이의 절기로 가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다. 연이은 태풍으로 어수선 하지만 무더웠던 여름의 잔해는 백로와 함께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불볕더위가 멈춰선 문턱에서 불기 시작한 바람은 어느새 가을을 품었다.

백로 이후에는 매미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밤이 되면 귀뚤귀뚤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명쾌하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백로는 가을이 젖어드는 시기로 일조량이 많아서 곡식이 여물고 과일의 당도도 높아진다. 이때가 포도 수확이 적절한 시기이므로 ‘포도순절’이라고도 한다.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면 차츰 시원한 바람이 잦아들고 오는 22일은 추분(秋分)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 이때부터 서서히 낮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밤의 길이가 길어진다.

백로에는 무더위가 물러가면서 맑은 하늘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 지내기에 가장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는 시기이다. 그러기에 추수의 시작, 풍성한 절기, 독서의 계절, 말들이 살찌는 계절 등의 수식어들이 본격적인 가을에 주어지는 단어들이다. 우리는 이때를 놓치지 말고 좋은 기회로 삼아야겠다. 나에게 주어진 귀한 시절에 좀 더 보람차고 가치 있게 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각자가 한두 가지의 목표를 세워서 열정을 기울여 성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이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이는 백로 전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어떤 일을 할 때는 그 시기가 있다는 의미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주자(朱子)는 ‘권학시(勸學詩)’에서 소년이로 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이라고 했다.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은 이루기 어렵고, 짧은 시간이라고 가벼이 여기지 말라는 뜻이다. 젊은 시절을 허망하게 보낸 후 나이 들어 후회해 봐야 한번 간 세월은 돌아오지 않는다. 젊은 시절 이루지 못한 꿈을 나이 들어서 한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시간이 속절없이 흐른다는 점을 새삼 일깨우는 계절이 가을이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삶의 참된 의미를 찾아보자. 백로를 보내면서 절기의 변화 앞에서 해야 할 일을 찾고 그 의미를 부여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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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0-09-07 14:52:55
유교문화 24절기 백로. 양력 2020년 9월 7일은 음력으로 7월 20일이며 이 날은 24절기로 따지면 백로(白露)입니다. 이 시기에는 밤 동안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겨서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고 합니다.유교경전인 예기 월령에서는 백로(白露)에 대해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백로(白露)가 내리고 쓰르라미가 울며 매가 새를 제사지낸다(涼風至 白露降 寒蟬鳴 鷹乃祭鳥).제철식품으로 포도가 있어서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고도 합니다. 유교에서 가을을 주관하시는 신(神)은 최고신이신 하느님[천(天)]을 중심으로 하면서, 가을의 하느님이신 소호(少皥) 께서 다스리고 계십니다.

http://blog.daum.net/macmaca/3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