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위기와 인격경기도 주택가 사거리골목 한쪽에서 아주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약 한달 전 사거리 다른 한쪽 지하교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버렸다. 이 교회 담임목사 부인이 서울 강남 어디에 있는 다단계에 관계했고 거기서 묻어온 코로나19를 가족과 같은 교회 교인들에게 전파시킨 것. 담임목사도 그 다단계에 깊이 관계를 한 모양이고 교회교인들도 그런 관계로 모인 사람들이다.
교회가 우리 동네에 있다 뿐이지 우리 동네 사람은 한 사람도 그 교회에 가 본 적이 없다. 그 교회와 우리 동네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이다. 웬걸, 그런데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동네 몫이 됐다. 거의 일주일이 넘도록 TV 주요 뉴스에 꼭꼭 나왔으니까. 뭐니 뭐니 해도 그 사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가게들은 말 그대로 직격탄을 맞아버렸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그쳤다.
우리야 워낙에 동네 사랑방 개념으로 연 가게라 그러려니 한다. 게다가 우리 가족들 경영관이 지나치게 소박해서 한 달에 쌀 20킬로면 굶어죽진 않는다는 주의여서 웃으면서 버틴다. 카페가 아니라도 믿는 구석이 여럿 있다. 애초 돈벌이와는 거리가 먼 가정이니 역설적이게도 글로벌 노동(?)을 해온 터였다. 신문배달, 차 배달, 퀵 배달, 택배 배달, 등, 틈새 노동을 해왔던 게 도움 된다.
근데 앞집 슈퍼는 절대 그렇지 못하다. 네 식구가 모두 일사분란하게 조직적으로 번갈아 투입되고도 일손이 부족해 벌써 10년이 넘는 장기 근속자를 보유하고 있다. 대략 줄잡아 계산해도 순수익만 기천만 원 되지 싶다. 그러다가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바로 슈퍼의 지하가 그 확진자가 나온 교회이니...카페에 앉아서 건너다보면 하루에 드나드는 사람이 손가락으로 셀 정도.
지금 거의 한 달째 파리만 날리고 있으니 슈퍼 주인으로서는 신경이 곤두설 만도 하다. 해서는 현 정권을 욕을 했다가 방송국을 상대로 소송을 한다고 했다가 난리를 피우는 통에 옆에서 보는 사람이 거북할 정도다. 조금 달리 생각하면 몇 십 년 동안 장사가 잘돼 동네가 인정하는 부자이니 이 코로나사태가 진정되도록 동네에서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서 마음을 모으면 참 좋겠단 생각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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