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책을 펴자, 미래를 열자
칼럼-책을 펴자, 미래를 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9.08 15:20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책을 펴자, 미래를 열자

착한 사람의 보상은 밖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그 내심에서 억누를 수 없이 솟아오르는 기쁨이 바로 그 보상이다. 말없이 혼자서 미소 짓는 사람의 행복한 얼굴을 보라.

인생을 바로 살아가야한다. 바로 산다는 것은 참되고, 진실하게, 선하고, 성실하게,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그러한 삶은 인생에 큰 기쁨이요, 흐뭇한 축복이며 바람직한 가치다.

그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이자 염원이며 목표이기에 항상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창조하려는 의지를 가져보자. 현명한 분별력과 지혜로운 사리판단으로 옳고 그른 일과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바르게 판단하여 올바른 방향감각으로 살아가자. 우리주변에는 남을 속이지 않고 속일 줄도 모르며 꼿꼿하고 정직한 사람이, 의외로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신을 속이는 경우도 많다. 그런걸 보면 이 세상에 정직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지식이 많아도 행하지 않는 사람은 참된 지성인이 아니다. 지성인의 길로 가는 것은 독서 밖에 없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져서 쇠퇴하게 된다.

유진오 박사는 “책! 그 속에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을 두고 쌓아온 사색과 체험과 연구와 관찰의 기록이 백화점 점두와 같이 전시되어있다. 이 이상의 성관, 이 이상의 보고, 이 이상의 위대한 교사가 어디 있는가. 책만 펴 놓으면 우리는 수천 년 전의 대천재와도 흉금을 터놓고 마음대로 토론 할 수 있으며, 육해수만리를 격한 곳에 있는 대학자의 학설도, 여비도 학비도 들일 것 없이 집에 앉은 채로 자유로이 듣고 배울 수 있다”하셨다. 이토록 책은 귀중한 존재이다. 독서량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유창하게 변명은 잘할 수 있어도 참다운 삶을 살수는 없다. 사람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독서량을 점점 더 늘려나가야 한다.

그런데도 현실은 학교만 졸업하면 책과는 담을 쌓고, 40세 이상 나이부터 독서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책을 읽는 것은 보람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성철스님은 책을 스승 대하듯, 아기 돌보듯 하셨다. 절 살림에는 도통 무심했지만 책만은 철저히 관리하셨단다.

어디에서 살든 봄가을에는 바람을 쐬어주면서 꼼작 않고 곁에서 책을 지키고, 대지를 녹이는 봄기운이, 서늘한 가을바람이, 책 속으로 스며들 때 까지 기다리셨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책 향기가 있는 집을 서향지가(書香之家)’라 하였다. 책을 읽는 동안, 어떤 소득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가정에서부터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보자.

집안곳곳에다 읽을거리를 비치해놓고 시간 나는 데로 책을 펴서, 미래를 열어가자. 책 읽은 사람이 사회를 이끌어가야 한다. 현자들의 표정은 어리석어 보여서 경계심이 풀어진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강철 같은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은 속일수가 없다. 적보다 더 두려운 것은 자기를 속이는 마음이다. 똑똑할수록 책을 펴라.

‘사람은 책에서 가장 큰 지식을 얻는다’ 철학자 니체가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언어학을 연구하고 있을 때, 어느 책방에서 한 책을 손에 들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었다. 그 책을 발견했을 때의 심정을 그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어느 정체 모르는 귀신이 나에게, 빨리 돌아가라. 그리고 그 책을 가지고 가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지고 온 나의 보물을 열어 보았다. 그리고 그 힘 있는 숭고한 천재의 마력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 책이란 쇼펜하워의 <의지와 관념의 세계>이다. 그는 14일 동안, 침식을 잊은 듯이 그 책을 읽었고 그 책을 스승으로 하여 자기의 철학을 발전시켰다.

글을 읽는 것은 배우는 것이며, 배우는 것이 사는 것이다. 죽는 것은 배움을 끝내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