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우리 아이의 심잡음, 괜찮을까요?
건강칼럼-우리 아이의 심잡음, 괜찮을까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9.10 16:0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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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태/삼천포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
장원태/삼천포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우리 아이의 심잡음, 괜찮을까요?

콧물이 흘러서 소아청소년과를 내원하였다가, 혹은 영유아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의사로부터 아기의 심장에서 심잡음이 들린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간혹 있을 것이다. 대학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겠다고, 진료의뢰서를 써주겠다는 권유를 받게 되면 엄마와 아빠는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게 된다. 드라마에서 보던 아이의 심장병이 우리 아이에게 왔구나 싶어 낙담하게 된다.

일단 심잡음이 왜 들리는 것일까? 일단 심음과 심잡음에 대해 구분해야 한다. 심음이란 심장이 몸으로 혈액을 보내주는 펌프로서의 역할을 하거나 심장에 혈액이 채워질 때에 나는 소리를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위 ‘두근두근’ 소리이다. ‘심잡음’은 심음을 의사가 청진기로 청진할 때 들리는 잡음을 이야기한다. 혈류가 심장의 판막이나 혈관을 지나가면서 나오는 소리로, 심잡음이 들린다하여 반드시 병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심장의 구조나 주위 혈관에 어떤 이상이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선천성 심장기형이나 심장 판막질환 등을 가진 사람에서 심잡음이 들린다. 하지만 심잡음이 들린다고 해서 모두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심장에 이상이 없어도 들리는 심잡음을 기능성 심잡음, 혹은 무해성 심잡음이라고 하는데 이 심잡음은 어른보다는 소아에서 자주 들을 수 있다. 소아가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혈류량을 가지게 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심잡음이 심장병을 발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심잡음의 유무로는 심장 이상을 가려내지 못한다. 또한 심잡음이 크게 들린다고 심각한 심장병이라 할 수 없다. 실제로 진료 중 우연히 심잡음이 청진되어 심초음파 검사나 정밀검사를 권유했으나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밀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되어 수술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인 심장에서 잡음이 들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심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의사들도 심잡음을 발견하게 되면 환자나 보호자에게 설명하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정밀검사를 통해 문제가 없어도 다행이며, 문제가 있어도 일찍 발견하여 다행인 상황이다. 만약, 진료를 보다가 아이에게서 혹은 본인에게서 심잡음이 들린다는 이야기를 의사에게 들었다면 미리 과도한 걱정은 하지말고 소아심장분과 혹은 심장내과 전문의에게 진료 볼 것을 꼭 권유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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