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상아탑의 권위, 교육도시의 위상 추락시킨 국립대 총장
기고-상아탑의 권위, 교육도시의 위상 추락시킨 국립대 총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9.14 15:28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현구/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동창회장
리현구/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동창회장-상아탑의 권위, 교육도시의 위상 추락시킨 국립대 총장

교육도시 진주의 자랑인 경남거점대학인 경상대학교와 유서 깊은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의 두 총장들의 밀약으로 추진된 양 대학 통합 문제가 경남도민들의 큰 관심사로 떠오른지 4년 차에 이르러 이제 그 종착역이 보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여겨진다.

국립대학 통합과 같은 국가 대사를 양 대학 총장과 보직 교수들의 일방적인 기획으로 추진되자 대학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동안 경상대 학생들의 단체 피켓시위, 경남과기대총동창회에서 수 십 차례 통합 반대 각종 공문발송, 5차례 기자회견, 미디어 인터뷰, 1인 시위, 시민대표단식투쟁 등 수 십 차례의 언론보도 등 거센 반대에 직면하자 과기대 총장은 “대학 통합하지 않겠다”는 요지의 공문을 총동창회장 앞으로 보내왔다. 그 후 총장은 대학평의원회를 앞장세워 공문 약속에 반하는 통합작업을 계속 추진하므로 총동창회에서는 기자회견을 통하여 위 공문을 공개하자 각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 후에도 통합작업정지 가처분신청 소송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 제소 후 심리 중에 있다.

한편 경상대 전총장 임기 중에 통합 작업을 마무리 하고자 양 대학 총장들은 통합 방식을 ‘▲양 대학이 대등한 1:1 방식으로 한다. ▲통합대학 명칭은 제3의 명칭으로 한다. ▲통합대학의 역사는 1910년 개교한 경남과기대 연혁으로 한다. ▲대학본부는 총장실 기획처 사무국 등 대외적 기능 부서는 과기대캠퍼스로, 교무처 학생처 등 대내적 기능 부서는 경상대캠퍼스로 한다’ 등을 골자로 하여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방식은 양 대학이 각기 유리한 방법대로 비민주적 편법이 동원되었다. 예를 들면, 경상대는 학생회 간부만 투표하게 하고 동창회는 동문 중 50명만 선발하여 투표하게 하였는데 49명이 투표하고 모두 찬성표가 나왔다. 공산국가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이상한 투표였다. 투표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통합찬성자만 투표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과기대는 구성원 전원을 투표하게 했지만 각 구성원의 가중치 비율은 납득할 수 없는 불공정의 극치였다. 예를 들면 경남과기대 7만 동문 모두가 통합반대 투표를 하더라도 그 적용 가중치를 불과 2%로 정해 놓았다. 투표를 하나마나 한 것이라 총동창회는 투표불참을 선언하고 투표하지 않았고, 보직 교수 등 찬성파 교수들이 졸업한 제자 등 찬성파 동문들을 동원했으나 불과 극소수의 찬성표 밖에 얻지 못했다.

동의할 수 없는 투표 결과였지만, 양 대학의 통합 찬성표가 경상대 62.4%, 과기대 63.7%로 비슷한 결과였다. 교명만 확정하지 못한 채 통합절차를 마무리한 이상경 총장이 퇴임하자 권순기 총장이 취임했다. 취임 일성으로 “경남과기대와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라고 선포한 후 구성원 투표로 확정해 둔 통합조건을 백지화하고 쌍방 합의된 1:1 통합 원칙을 지키지 않고 “통합 대학은 경상대, 통합되는 대학은 경남과기대로 한다”는 통합 방식으로 변경하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아마 신임총장의 위상을 높이고 통합 총장 선출절차 없이 통합대학 총장을 할 욕심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 없는 주장을 꺽지 못하고 받아들인 과기대 총장은 대학구성원들과의 합의 없이 ‘▲통합대학 교명을 ‘경상국립대학교’로 함. ▲대학 통합은 국립대학통폐합규정에 따라 추진함’ 이라는 내용의 ‘대학통합협약서’에 서명했다.

이어 과기대 총장은 구성원들에게 위 설명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설명회에 참석한 200여명의 대학구성원 대표들의 항의 질문이 오가자 분위기가 험악해지더니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이 오고 갔다.

총장의 방패 역할을 하던 부총장이 이 때 받은 충격으로 숙고하던 끝에 사임하였고 기획처장은 입원 후 사임하였다. 총장의 오른팔, 왼팔이 동시기에 바뀌었다. 상아탑의 권위와 교육도시 진주의 위상이 추락하는 참 안타까운 설명회장이었다. 어찌 최고의 지성인 상아탑의 수장들이 이런 야합을 할 수 있을까.

국립대학 통폐합 규정에 의하면, ‘▲양 대학은 폐교하고 통합대학은 신설한다. ▲통합대학과 통합되는 대학을 명시한다’ 고 되어 있다. 위 제 1항으로 합의하면 양 대학 총장은 자격이 상실되고 통합대학총장을 선출하게 된다. 과기대총장은 통합 직전에 임기만료로 퇴임하게 되니 문제가 없지만, 지난 6월7일에 취임한 경상대총장은 총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위 제 2항이 결정될 경우 통합대학은 총장선출 없이 통합대학인 경상대총장이 취임하게 되므로, 권순기 총장은 전임총장이 합의한 1:1 통합 조건을 다 들어주고 합의하면서도 경상대를 통합대학으로 과기대를 통합되는 대학으로 하는 제 2항의 통합방식만을 고집하고 있다. 경남과기대총장은 다시 온라인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최선책은 두 대학을 각각 보전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국가 발전에 유익하며, 특히 ‘교육특구지정’을 바라는 교육문화도시 진주의 위상과 지역 경제, 교육, 문화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그러므로 두 대학은 통합해서는 안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