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7)
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7)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9.14 15:2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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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죽음의 의미와 종류(7)

이슬람교에서는 현세에서 행한 선행과 악행에 대한 결과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최후의 심판 일에 심판결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에서의 삶으로 나누어진다고 믿고 있다. 인간이 행한 모든 선과 악에 대한 보상이나 처벌이 현세에서 실천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서 참으로 정의로우신 분임을 의미한다. 사악한 자들이 현세에서 벌 받지 않고 죽는 것과 선한 자들이 현세에서 보상받지 않고 죽는 것 또한 최후의 심판일이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된다. 그래서 이슬람은 현세에서의 삶을 지극히 한시적이고 순간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내세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 인간들에게 주어진 충분한 시험의 기회로 여긴다.

이슬람의 장례절차는 아주 간소하다. 일반적으로 죽음이 확인되면 빠른 시간 내에 매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래서 이른 아침에 사망하면 늦은 오후에 매장하고 오후에 사망하면 다음날 아침에 매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슬람법에서 장례의식을 거행하는 것은 공동체에 부과된 의무사항(Fard al-Kifaya)으로 누구나 장례의식에 참석하여 고인의 명복을 빌고 가족과 친지들을 위로함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이슬람은 망자에 대한 예우로서 반드시 매장함을 원칙으로 하는데 이것은 인간창조의 본성대로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는데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죽은 사람은 무덤 속에서 최후의 심판 일을 기다리게 되며 최후의 심판일이 되면 모든 죽은 자들은 부활하여 살아 있을 때의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서게 되고 그 심판의 결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슬람의 장례 절차는 다음과 같다. ▲세정의식(Gusl): 사망이 확인되면 남자의 경우에는 남자들이, 여자의 경우에는 여자들이 시신을 잘 수습하여 생전에 예배를 근행하기 위하여 몸을 물로 깨끗이 씻는다. 물로 씻은 다음에는 향수를 바른다. ▲염(殮, Kafan):깨끗이 씻은 후 하얀 천으로 남자의 경우에는 3겹으로, 여자의 경우에는 5겹으로 싸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5번 묶는다. ▲장례예배(Salat al-Janaza): 염을 한 후 일정 기간 동안 조문을 받고 약속된 시간이 되면 시신을 이슬람 성원으로 옮겨 가족 친지와 지역주민들이 다 모인 가운데 장례예배를 거행한다. 장례예배는 일반예배와는 달리 절을 하지 않고 시신을 앞에 두고 기립한 상태에서 하나님에 대한 찬양과 예언자들에 대한 기도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 대한 위로로 진행된다. ▲매장(埋葬, Dafan):장례예배가 끝나면 시신을 장지로 옮겨 매장을 하는데 매장 시 얼굴을 반드시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Makah)성지를 향하도록 한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각 종교는 인간의 죽음에 각기 다른 견해와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그것은 산자에게 있어서 죽음이란 항상 경험 밖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장이 성자의 깨달음이라하고, 혹은 신의 계시라 하며, 또는 영감에 의한 기록이라 하지만 이 또한 산자가 말하는 죽은 자의 행적일 뿐, 죽은 자의 경험에 의한 죽은 자의 기록은 산 자에게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산 자에게 있어서 죽음의 세계란 어차피 피상적이고 관념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믿음의 문제이고, 믿음을 전제로 하는 종교의 고유영역에 속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죽음의 문제를 사후 보상 차원을 전제로 현세의 삶속에서 그 의미를 찾으라는 것으로 규정된다.

유교는 ‘적선(積善)을 해야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라고 하며, 도교는 ‘도를 닦아야 신선이 된다’하며… 불교는 ‘이타행(利他行, 자비와 나눔)을 해야 극락세계(極樂世界)에 간다’하고…기독교는 ‘이웃을 사랑해야 천당에 간다’는 등…각기 가는 길 즉 방편(方便)은 다르지만 그 목표는 오직 하나, 현세의 삶을 바르고, 깨끗하고, 착하게 살라고 하는 지고지순(地高至純)한 가르침으로 모아지고 있다. 결국 죽음을 빌미로 삶의 의미를 찾으라는 것이다. 죽음과 종교의 관계는 죽음에서 오는 공포가 종교의 기원을 가져왔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러 종교의 교리와 의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죽음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 매우 풍부하고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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