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경남과기대 통합 난항…과기대 구성원 “요구 반영안돼”
경상대-경남과기대 통합 난항…과기대 구성원 “요구 반영안돼”
  • 강미영기자
  • 승인 2020.09.16 18:08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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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찬반투표 참여 않겠다”…평의원회 임원들 총사퇴 예고도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국립 경상대학교 간의 통합 논의를 위한 권순기 총장 초청 간담회를 열었으나 지속해서 제기됐던 학교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을 묵살하며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남과기대는 지난 15일 학과(부)장을 시작으로 직원·조교 대표, 학생자치기구임원을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 형식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를 위해 양 대학은 교육부에 제출한 5월 1일 자 세부실행계획서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교명은 ‘경상국립대학교’ ▲역사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의 역사를 따른다 ▲본부는 칠암캠퍼스(현 경남과기대) ▲통합대학의 칠암캠퍼스(가칭) 부총장을 두고, 칠암캠퍼스 부총장은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구성원의 추천인을 임명 ▲통합 미해결 학과는 통합을 원칙으로 하며, 통합 후 상호 협의하에 해당 학과 인프라를 구축해 2024년 2월까지 개편 ▲통합 대학은 경상대, 통합되는 대학은 경남과학기술대 등 9가지 사항이다.

경남과기대는 위 9가지 내용을 바탕으로 16~17일 구성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하지만 학교 구성원들은 그 동안 숱하게 제기해왔던 ‘1대1’ 통합 방식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간담회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경남과기대 총학생회는 “대학본부는 우리들이 말했던 요구 사항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간담회 진행도 형식적인 질문과 답변에만 그쳤다”고 주장했다.

대학평의원회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간담회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한데다 모두의 참여와 의견이 필요한 사안인데 극 소수의 구성원만 참여 가능하도록 진행했다는 것이다.

또, 일부 구성원들은 대학본부가 사전 질의응답지를 간담회가 시작되기 전 12일 금요일 오후에 배부해 14일 월요일 오전에 거둬감으로써 일부러 질문 작성할 시간을 촉박하게 만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질문 목록 또한 본부 측에서 입맛대로 묶으면서 기존 10개 가량의 항목을 4개로 축소시켰다는 것.

경남과기대 측은 “질의응답지는 교내 전 학과에 모두 배부했다. 최대한 전체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정을 맞추다보니 다소 촉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합대학의 부총장 임명 방식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 대학은 지난 7월 14일 교육부 고시 제2020-219호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세부 협약서를 제출했으며 해당 고시에 따르면‘통합대학’은 부총장을 둘 수 있으며 통합대학의 총장이 통합되는 대학의 장을 부총장으로 임명하도록 한다.

대학평의원회는 “세부협약서의 내용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 통폐합기준을 ‘흡수’ 통합으로 한다면 경남과기대 총장이 부총장으로 임명돼야 하는데 경남과기대 구성원의 추천인을 임명한다고 말하고 있다. 대학의 통합이 총장들의 입맛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거듭되는 강행 논란에 학교 구성원들은 17일까지 진행되는 찬반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으며 대학평의원회 임원들은 총사퇴를 예고하고 나섰다.

김성호 대학평의원회 의장은 “대학본부는 코로나19를 핑계삼아 통합에 있어서 필수인 ‘학교 구성원 모두의 참여’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내용도 절차도 모두 문제가 되는 엉터리 통합이다”면서 “만일 이대로 구성원의 의견에 반대되는 통합이 강행된다면 대학평의원회 임원들은 총사퇴를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과기대와 경상대는 지난 2017년 Point Ⅱ 사업을 시작으로 대학 연합·통합을 추진했으며 지난 5월 1일 교육부에 세부실행 계획서를 제출했다.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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