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장편소설 ‘지리산에 바람이 분다’ 출간
이인규 장편소설 ‘지리산에 바람이 분다’ 출간
  • 강미영기자
  • 승인 2020.09.21 16:1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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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학살 다룬 미스터리 서스펜스 소설
지리산에 살고 있는 이인규 작가의 장편소설 ‘지리산에 바람이 분다’가 출간됐다.

소설은 서울에서 살다 지리산 망목 마을로 귀농 오게 된 민학의와 그의 가족들에게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의문의 사건들이 벌어지며 시작된다.

지리산 겹겹이 둘러싸인 망목 마을은 폐쇄적인 농촌 사회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불가사의한 일을 겪고 사건의 원인을 밝히려는 민학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마을 사람들의 배척에도 불구하고 의문의 사건의 뒤를 쫓던 민학의는 한국전쟁 당시 ‘한짓골’에서 민간인 대량 학살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과 가족에게 일어나는 기묘한 일들의 중심이 한짓골이라는 걸 직감한 민학의는 판소리를 하는 정체불명의 한 소녀와 그 곁의 노인의 정체를 밝히고 이 모든 소동을 끝내려 하는데…사건의 내막이 하나둘 씩 드러나면서 그 속에 맺힌 서늘함과 슬픔어린 한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국군의 민간인 학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현 시대적 추세에 맞게 미스터리 등 장르적 색을 입히고, 중간 부분에 액자소설의 형식을 삽입해 몰입도도 함께 높였다.

소설은 외지인과 선주민의 대립, 좌우의 대립, 샤머니즘과 기독교, 과거와 현재의 대립이 켜켜이 쌓여 입체적인 서사를 만들고 있다. 그 각각의 대립의 세부 디테일을 들여다보면, 그 대립들이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로 뻗어나가면서도 큰 무리 없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의문에서 해명에 이르는 서사 전개의 과정을 해원상생의 주제의식과 겹쳐놓음으로써 형식과 내용의 조화를 추구했다.

이인규 작가는 “산청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이라는 통한의 역사가 버젓이 존재한다. 실제 대신 가상의 장소를 만들어 그곳엣 자행된 국군의 민간인 학살로 일생이 파괴된 한 노인과 소리꾼인 딸을 등장시켜 현대사의 비극을 재조명했다”고 밝혔다.

부산 출신인 이인규 작가는 2012년 산청으로 귀촌 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입주작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및 경남공감 문화·예술 전문기자로 활동하며 ‘내 안의 아이’, ‘동굴 파는 남자’, ‘아름다운 사람’, ‘누가 귀촌을 꿈꾸는가?’ 등을 집필했다.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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