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말로만은 안된다
현장에서-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말로만은 안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9.23 14:3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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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헌/제2사회부 부장(거창)
이태헌/제2사회부 부장(거창)-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말로만은 안된다

지난 10일 거창군 웅양면에서 군청 공보계를 공유해 보도 자료가 도착했다. 본격적인 과일 수확철을 맞아 당도 높고 과육이 풍부한 좋은 과일 특판 행사를 A영농 협동조합법인 부지 내 판매부스에서 10일부터 25일까지 약 2주간에 걸쳐 홍보 및 판매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단체나 모임, 행사 등이 취소되는 가운데 직거래 장터 대신 주문판매 위주로 타 지역 주민들에게 홍보·판매중이라고 한다.

이번 해는 특히 냉해와 잦은 비에 농사를 짓는데 얼마나 마음 졸이며 고생했을까.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상황도 녹록치 않아서 판매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하는 마음이 들어서 조금이나마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주말오후에 행사장을 찾았다.

그런데 행사장에는 판매하는 농민도 없고 방문객도 아무도 없다. 오로지 현수막 하나와 무질서하게 엉클어진 과일 몇 상자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잠시 후에 B농민이 행사장에 도착하기에 행사장이 맞는지 물어보니 맞다고 한다. 행사장이 왜 이러냐고 물으니 오전에 판매를 다했다라고 말한다.

보도자료에 의하면 이제 행사 시작인데 상황을 보니 판매가 여의치 않아 행사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 모양이다.

홍보 취재는 안될 것 같아 과일이나 몇 상자 구입해서 지인들에게 보내주려고 과일 맛을 보고 과일 값과 택배비금액 까지 확인하고 주소는 휴대폰 문자로 보내기로 하고 좋은 과일을 보내달라고 거듭 부탁을 하고 기분 좋게 돌아왔다.

며칠 후 택배를 받은 지인들이 과일을 찍은 사진과 함께 고맙다며 인사가 와서 사진을 들어다 보다가 깜짝 놀랐다. 과일이 선물로 보내기에는 작다. 과일을 받으신 분들께 미안해서 할 말을 잊고 말았다. 주문한 상품이 아니고 개수가 적은 과일들이 배달되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너무나 상심해서 전화를 하니 전화도 안 받는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물론 생물이다 보니 가격 변동은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전화로라도 상의를 하면 될 것이 아닌가. 또한 다른 과일과 함께 보내달라고 부탁한 건도 있는데 이것은 애초부터 보내지도 않았단다. 요즘말로 어이상실이다.

그것도 할인 직거래행사를 한다고 보도자료 까지 배포하면서 이렇게 소비자를 기만하고 지역 이미지를 실추시켜도 되는 것인가 반문해보고 싶다.

이런 행태들이 직거래를 발전하지 못하고 회귀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 행정기관에서도 지원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개입과 규제를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제라도 직거래 활성화와 지역 이미지 구축을 위해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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