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태/삼천포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
가을철 응급실에는 유난히 벌에 쏘여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벌초 및 등산의 계절이 다가왔음을 시사 하는 바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보이는 증세에는 쏘인 부위가 많이 붓고, 통증 역시 동반하게 된다. 각자의 민간요법으로 처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믿을만한 과학적인 근거나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점점 바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19에 신고하여 구급차를 타고 오는 방법이 안전한 선택지로 보인다.
일단 벌에는 왜 쏘였다고 표현할까? 이전 칼럼 주제였던 해파리 역시 쏘임으로 표현한다. 이는 물림과 쏘임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면 된다. 물림(bite)이란 벌레가 입 부분으로 인체를 물고 인체에서 피를 빠는 것을 의미한다. 쏘임(sting)이란 침을 피부에 박고 독을 주입하는 것을 말하기에 벌은 쏘임의 전형적 예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독이 몸속으로 주입되기 때문에 우리는 빠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는 것이 좋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매년 60~70명이 벌에 쏘인 후 생긴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망한다는 미국 질병 통제 예방센터의 통계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벌에 쏘이면 국소 반응으로 쏘인 부위 주변에 통증, 부기, 홍조 증상 정도만 나타난다. 이 경우는 다음과 같이 침착하게 처치를 한 후, 병원으로 내원하면 된다.
▲끝이 뾰족하지 않은 물건으로 벌침을 제거한다. 침을 쏜 후, 일반 벌들은 침이 분리되어 체내에 남게 된다. 벌에 쏘인 후, 침이 보인다면 가능한 빠르게 제거해줘야 독소가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신용 카드처럼 끝이 무딘 물건을 사용하여 벌 쏘인 부위 전체를 부드럽게 긁어내는 것이 벌침을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편, 말벌에게는 매끄러운 벌침이 있어서 몸에서 벌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여러 번 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얼음찜질을 해준다. 벌침을 제거한 후 얼음찜질을 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또한 항히스타민제를 상비약으로 가지고 있다면(보통 콧물약의 종류이다.) 경구 투여하여 가려움과 부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은 벌 쏘임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이들은 ‘아나필락시스’ 전신 반응으로 알려진 훨씬 더 심각하고 위험한 반응을 겪게 된다. 이러한 사람들이 벌에 쏘이면 과민증을 일으키며, 이는 치명적일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즉각 119에 신고하여 응급실에 내원해야 한다. 이는 벌에 쏘인 후 1주일까지도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불안감, 바늘로 쿡쿡 쑤시는 듯한 느낌, 현기증 ▲온몸이 가렵고 두드러기가 남 ▲입술과 혀가 부어오름 ▲호흡 곤란 ▲쇠약 및 의식 상실
이 모든 대처법에도 불구하고 가장 좋은 대처법은 쏘이지 않는 것이다. 다들 벌에 쏘이지 않기를 꼭 기원 드리며 쏘이더라도 즉각 바른 대처를 하길 바란다.
▲밝은 색상의 옷 착용, 향이 강한 향수 또는 헤어스프레이를 피해야한다, 꿀 음료나 혹은 단맛이 나는 음료수의 섭취도 조심해야한다.
▲꿀벌과 말벌은 사회적 동물이란 점을 기억해야한다. 이들은 자신의 벌집을 보호하기 위해서만 사람을 쏜다.
▲꿀벌과 말벌은 매우 천천히 날아다니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빨리 걷는 것만으로 이들을 피할 수 있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