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9)
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9)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9.28 16:0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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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죽음의 의미와 종류(9)

국내 여자 1호 화장로 장례기사는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부터 진짜 철학이 시작된다”고 하면서 “고인의 마지막을 돕는 일이야말로 각별히 보람찬 일”이라고 진짜 인생의 철학을 설파하기도 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할까?

장례기사의 경험담에 의하면 ‘1살 쯤 되는 영유아가 돌연사 증후군으로 화장장에 왔는데 포동포동한 뺨에 묘한 빛이 비치고 살며시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 온화한 부처님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도 오지 않고 아기가 입던 내복 한 벌 양말 한 켤레만 따라 왔다. 입관(入棺)이라는 것도 없이 알코올에 적신 탈지면으로 몸 닦고 입히고 양말 신겨 상자에 넣고 탈지면으로 채우니 끝이었다. 지켜보는 가족도 없이 혼자 죽음을 맞이한 아이를 보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 반면 비슷한 수개월 된 남자아이 장례식의 경우 입관을 시작하기 한 시간 전부터 가족들이 와서 울고 있었다. 혼자 죽음을 맞이한 아기와 달리 가족이 있었던 아기의 마지막 가는 길은 차이가 컸다. 장난감이며 새로 마련한 옷, 이불 등이 가득했다. 모두들 죽음이 공평하다고 말하지만, 죽음 앞에서도 불공평한 것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했으며, 또 어느 번역가는 ‘삶과 마찬가지로 죽음 또한 참으로 냉정하고 공평하지 않은 것 같다. 누구에게는 서서히 찾아와 마음의 준비도 시켜주고, 누구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사고로 다가와 단번에 이승과의 인연을 끊어 놓는다. 수만 가지 죽음의 모습 중 나는 어떤 모습을 희망하는가 생각해 본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수의(壽衣)를 입은 사람이라고 해도 화로(火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누구나 같아지는 순간이 온다는 것은 공평한 것이 아닐까 한다.

영국은 ‘죽음의 질’ 1위의 나라이다. 그곳에는 ‘죽음의 축제’도 열리고 있다고 한다. 매년 5월이면 다양한 죽음 관련 행사가 열린다. 평소에 하지 않던, 혹은 할 수 없었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일주일 동안 어느 장소에서든지 자연스럽게 해 보고,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기간이다. 그곳에는 ‘데스 카페(Death Cafe)’도 있어서 각자의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이후 18개 국가에서 800개가 넘는 ‘데스 카페’가 생겼다고 한다. 우리는 영혼을 갖고 있다. 즉, 인간은 육체 이상의 존재다. 살과 뼈로만 이뤄진 존재가 아니다. 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의사와 철학자와 목사가 염라대왕 앞으로 불려 왔다. 염라대왕은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판정을 내렸다. 의사는 내가 불러들인 인간들의 목숨을 자꾸만 연장시키려드니 ‘중대한 업무방해죄’이고, 목사는 그들로부터 마음대로 영혼을 훔쳐가니 ‘악성 절도죄’로다. 그리고 철학을 한다는 너는 ‘죽음’을 전혀 모르면서도 입으로만 떠들어대니 그 또한 ‘희롱죄’에 해당되나, 내 존재를 널리 알린 점도 없지 않아 그대로 돌려보내 주리라. 세간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를 곱씹으면서 웃어보기도 한다.

다음부터는 죽음의 종류에 대하여 소개하고자한다. 감전사(感電死, 전기에 감전(感電)되어 죽음), 과로사(過勞死, 피로 누적으로 죽음), 고독사(孤獨死, 돌봐주는 사람 없이 홀로 맞이하는 죽음). 이렇게 죽은 이 사람들도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자식이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외롭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가족이 있어도 친구가 있어도 이웃이 있어도 혼자인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많다. 그래서 죽은 뒤 한참 만에 발견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죽은 이가 발견되기까지는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까지 걸리는 경우도 많다. 아름다운 죽음이 있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 국내 고독사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추정되는 고독사의 숫자는 연간 1000~1500건 정도라고 한다. 이를 환산해보면 일일 평균 5명씩, 5시간마다 1명씩 고독사하고 있다. 게다가 가족이 있어도 홀로 죽음을 맞이하거나, 사인(死因) 미상의 죽음까지 포함한다면 고독사는 이보다 2~3배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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