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인정 투쟁과 적정기술
도민칼럼-인정 투쟁과 적정기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0.04 15:4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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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애/작가·진주 배영초 교사

안정애/작가·진주 배영초 교사-인정 투쟁과 적정기술


한가위가 되어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음식을 같이 한다. 이가 다소 편찮으신 여든다섯 친정아버지의 음식을 드신 잔반을 종이류 분리수거함에 생각 없이 투척하신다. 이 장면을 보고 친밀하다는 관점에서 그 상황을 말없이 버리면 될 일을 공개한다. 그리하여 조카들 앞에서 아버지의 위신을 추락시키게 되고 만다. 필자 역시 아버지로부터 어린 조카들 앞에서 야단을 맞게 되어 기분이 불쾌하다. 잠시 덜 성숙한 모습에 반성한다. ‘때로는 못 본 척, 또 알아도 덮어줘야’ 모두 네 편이 되어 편하게 사회생활을 한다는 말씀이시다. 타당하고 옳은 말씀이시다. 친정아버지는 나쁜 행동을 하여도 맞춰주고, 듣기 좋은 말만 하면 살아가기가 편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욕구 5단계 리비도(libido) 안에 인정받고 싶고 존중받고 싶어 하는 모습이다. 워낙 투명하고 반듯해 바른말만 잘한다고 해 훌륭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본다. 그러나 라포(Rapport) 친밀한 상황에 어느 정도 상호 수용이 되어 이해는 한다. 하지만 질서와 조직을 요구하는 사회에서는 사실 그러면 안 된다. 상대의 비위에 맞추고 체면과 환심을 사려고 나쁜 행동도 눈감아주는 일은 아니다. 아부와 간교함에서 벗어나야만 정의사회와 공의가 실현되고 기회는 동등하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양상이 변화되는 것을 감지한다. 환경이 우선인 관계로 다량의 물건을 제조하여 폐기하는 일은 빨리 고쳐나가야 하는 모습이다. 개별적인 수요와 여러 가지 선호도를 감안한 다양성을 존중하여 개별 눈높이에 알맞은 다종 소량(多種 少量) 생산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현명하고 합리적인 사회유통망이 유지된다고 보인다. 다시 말해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 제품을 무작위로 생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개별적인 선호도와 사전 계획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코로나19 일상 이전에는 Want(요구, 원하던 대로)에서 라는 측면이었다면 지금은 Like(취향, 선호도)로 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일상 이전부터 이러한 조짐은 조금씩 변화되고 있었다. 이미 젊은 Z세대들에게는 욜로(YOLO)족과 소확행(少確幸)이란 신조어를 창안해 내었듯이…. 이제는 극히 개인 요구의 시대인 취향 저격이란 측면이다. 누구나 꽃은 좋아한다. 그러나 나만의 색상과 좋은 스타일의 꽃이면 더 좋은 일이다. 음식 역시 그렇다. 맛있는 것은 누구나 좋아한다.

그러나 소스나 풍미가 조금 더해진 신(神)의 한 수가 더해진 나만의 맛집에 찾아간다. 일종에 나 안에 있는 것에 나 스스로 인정을 하자는 것이다. 친구가 50평 집에 살면 나도 그에 따르는 40평 집에는 살아야지, 하는 부러움과 시기심의 모습이 그것이다. 자동차 역시 그러하다. 그러나 최근 두드러지는 양상은 나 만에 맞는, 나에 알맞은 수준과 여건과 조건을 먼저 고려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인정하는 것이 아닌 나 안의 진정한 내 모습에 접근해 나만의 패턴으로 승부하자는 인정 투쟁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어디 꼭 문화에서만 그럴까? 공장에서 찍어낸 다량의 생산품인 N사 운동화를 누구나 선호하였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만의 모습에 나의 스타일 패션의 운동화를 찾는다. 인정 투쟁과 적정기술은 같은 알고리즘에서 해석하여 수용할 즈음이다. 다양한 사람의 수요에 맞춰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소량을 제조하여 즉시 판매하는 전략에 돌입하는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 어디 상품뿐이랴. 최근 우리나라의 코로나19에 대한 접근과 응징에 대한 태도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선진국이라는 개념이 과연 어디까지인 가이다. 방역체제나 환자를 접근하는 기법과 아이디어가 한국이 이미 내부적으로 우수하다. 다른 선진국에서 오히려 벤치마킹(bench-marking)하는 시대이다. 다시 말해 기생충 영화와 BTS가 국제적인 위상을 말해주듯이 진정성에 호소하여 참다운 것을 인정하여 나만의 것을 스스로가 만들어가야만 살아갈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나만의 인정 투쟁과 적정기술을 가꿔가기 위하여 새벽녘의 충만한 보름달에 호소한다. 더욱더 좋은 경쟁을 심어가고자 오늘도 공부하고 또 훈련하련다. 새벽녘 하늘가에 충만한 보름달은 선함을 보여주고 헛것을 더욱더 버리고…편하게 살아라 하네.

 

작가 이력 : (2005.시조문학지 등단. 현대 시조 시인임)
발간한 도서: 2011 시사집 꽃등. 2019 소설집 그 큰사랑.
현재 활동은 한국 문협, 경남문협, 진주문협 회원임
2018~ 현재까지 경남 도민신문 오피니언 부분 칼럼을 재능 기부로 연재 중임
다양한 영역에 관심이 많아 다수의 수상과 자격소지, 남은 재직 감안하여 부족하나 다음 세대들의 꽃으로 다가가고파.. 늘 배우고 나누고 또 공유하고 소통하고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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