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올바름에 대한 목마름
아침을 열며-올바름에 대한 목마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0.06 14: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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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올바름에 대한 목마름

하늘은 높고 파랗고 햇살은 눈부신 가을이 이어진다. 붉게 익기 시작한 굵은 대추가 제 무게를 못 이겨 가을바람에 툭툭 떨어진다. 오래된 우리 동네에는 유난히 나무가 많고 그 중엔 대추나무가 많다. 떨어진 대추를 주워 먹다 심하게 부끄러워졌다. 자연은 모두, 풀 한 포기마저도 위대한데 사람만이 못된 짓거리를 한다. 식물뿐이랴. 참새나 개미 등 사소한 것들도 질서정연한데.

유독 사람만이 자연이면서도 자연에게 많은 피해를 입힌다. 샴푸니 가루비누 물비누니 해서 오염물질인 각종 생활하수와 공업하수가 크고 작은 강과 도랑을 오염시킨 건 옛날이야기다. 그렇다고 그 오염이 옛날 얘기인 건 아니다. 그것은 더욱 깊어졌다. 이제 시골에도 동네 귀퉁이엔 쓰레기 천지다. 맑은 도랑은 찾아볼 수가 없다. 깊은 산속이나 오지섬으로나 가야 볼 수 있다.

자연만 오염시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 오염은 그 자신인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애초 그것이 사람의 탐욕에서 비롯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자녀들을 돌아보자. 정말 올바르고 선량해서 타인과 본인에게 보람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만족할 부모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게임, 담배, 술, 등, 각종 유해한 것들과 우울증이나 결핍증에 중독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남보다 더 많이 가져야 되고 남보다 내가 더 잘나야 되고. 그래서 더 비싸고 큰 집을 장만해 폼 잡아야 하고, 더 좋은 차로 이웃의 기를 확 꺾어야 되고. 언제까지 저런 이기적 탐욕이 마치 상식인 것처럼 일상에 끼고 인생을 병들어가며 낭비해야 할까. 그렇지, 이건 올바른 삶이 아니고 삶의 낭비다. 일단 남과 비교하는 끝없는 경쟁의 쇠사슬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찾아야 한다.

이제쯤, 우리가 가난하지 않다는 것을 직시하자. 우리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 이유가 가난이 결코 아님을 인정하고 깨달아야 한다. 내가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은 눈만 뜨면 해일처럼 밀려오는 선전과 광고 때문일 것이다. 만일 TV광고가 하라는 대로 할 것 같으면 돈만해도 최소한 몇 천만 원은 들여서 가전제품은 물론 함께 사는 남편까지 전부 싹 바꿔야 할 판이다.

온라인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소비와 낭비를 조장하는 각종 선전과 광고에도 속지 않아야 한다. 특히 나쁜 정치인이 지껄이는 호도성 발언에도 속지말자. 오직 한 자리 해먹겠다는 탐욕에 온갖 술수를 동원해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을 못하게 한다. 이제 가장 소박한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라는 진리를 진지하게 인정해보자. 벌이가 줄어들어도 마음은 더 다정하고 풍요롭게 해서 전보다 더 행복해지자. 지혜를 발휘하면 방법이 있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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