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21)-기스락굼벵이 이찬희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21)-기스락굼벵이 이찬희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10.12 16:51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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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안전한 굼벵이 알리기에 최선”
▲ 기스락굼벵이 이찬희 대표는 창원시 진해구에서 굼벵이 환과 가루 등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봄부터는 양봉도 시작했다.

일본 박람회서 곤충식품 가능성 발견 계기

크고 작은 시행착오 겪으며 3년차에 안정
꾸준한 자료조사와 연구개발로 홍보 집중
제품 다양화·고객들 흥미 유도 안정소득


창원시 진해구에서 4년차 굼벵이(희점박이꽃무지 유충)와 양봉을 사육하고 있는 기스락굼벵이 이찬희(28) 대표는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던 중 박람회에 참석해 곤충식품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대표는 귀국 후 우수농가 견학 등 착실히 준비를 하고 농사에 뛰어들었다.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꾸준히 자료를 모으고 연구에 집중한 결과, 현재는 500박스 이상의 유충과 100박스 성충을 유지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난 2017년부터 굼벵이 농업으로 청년창업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굼벵이 환과 가루 등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봄부터 양봉도 시작하여 농업경영체 등록과 함께 꿀과 화분 등 양봉산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회사명(상호)이 ‘기스락굼벵이’라고 하셨는데 기스락이 무슨 의미입니까
▲‘기스락’은 초가지붕의 모퉁이를 순수 우리말로 ‘기스락’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굼벵이를 구할 때 오래 묵은 초가지붕에서 굼벵이를 구하여 약으로 사용해 온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스락굼벵이’를 회사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의 ‘기스락굼벵이’는 다른 굼벵이 사육장과 달리 오피스텔을 개조하여 좀 더 현대적이고 발전된 형태의 사육장과 판매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박람회에 참여한 기스락굼벵이 이찬희 대표.
박람회에 참여한 기스락굼벵이 이찬희 대표.

-아직 젊으신데…. 예전엔 어떤 일을 하셨고 농업을 시작한 계기는
▲창업을 하기전 군대를 다녀왔고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다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2015년부터 1년 동안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던 중 박람회에 참석하여 이색 먹거리인 곤충식품을 본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그곳의 곤충식품은 일반적인 식품의 유행과는 다른 새로운 유행을 만들고 있었고 이 또한 한국에도 미칠 것이라는 생각으로 귀국 후 언론보도와 우수농가 견학 등으로 착실히 준비하여 2017년 식용곤충 굼벵이농사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귀농하시기전 농업·농촌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과 직접 농사를 하면서 피부로 느꼈던 것들 하고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부모님이 김해에서 살고 계셨기에 지역 특성상 농업에 관한 일들을 접할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농사의 고충과 농촌생활의 실제 체감, 농업의 인식 등 이미 보고 듣고 익숙해져 있었고 직접 농사를 하게 되었을 때도 별다른 차이와 거부감 없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곤충을 키우면서 하루는 일과는 어떻게 보내나요
▲초보농부의 하루는 아주 이른 시간부터 굼벵이 관리로 시작합니다. 사육장의 온·습도는 적정한지 기준보다 높거나 낮으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니 꾸준히 유지를 하여 주는 것이 굼벵이사육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작업일정이 없는 이상 오전 작업 후 온라인 판매 및 홍보를 위한 컴퓨터 작업을 시작합니다. 판매 글과 질문 글에 응답을 하고 주문서 확인 후 상품을 보낼 준비를 합니다. 소비자들과의 소통으로 판매를 하다 보니 문자 정리, 상품 소개하는 글 등을 작성하다보면 재미도 있고 신이 납니다. 준비된 상품을 배송하고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가 작업을 마무리하면 하루일과가 끝납니다. 간간이 짬을 내어서 양봉사양관리도 하곤 합니다.

또한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된 후 필요한 농업교육을 수강하고 영농일지를 작성하며, 자기계발로 역량을 키우며 꾸준한 자료 조사와 연구로 제품 개발과 홍보에 집중합니다. 좋은 것이 있더라도 사람들이 모르면 그 가치를 알 수 없다는 말처럼 좋은 가치를 지닌 기스락굼벵이 제품을 소비자들께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오피스텔을 개조해서 만든 굼벵이 사육장.
오피스텔을 개조해서 만든 굼벵이 사육장.

-곤충을 사육한지가 4년이 흘렀으면 이제는 기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었을 것인데 어떻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2017년 굼벵이 사육을 시작해서 2018년에는 굼벵이를 전멸 시킬 뻔한적도 있고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많이 생산하여 물량을 조절하기에 급급했었던 적도 있을 정도로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직접 생산하며 노하우를 터득하다보니 3년차인 2019년에는 안정적인 물량을 맞춰가며 사육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게 됐습니다.

15박스의 유충으로 시작한 굼벵이 사육을 500박스 이상의 유충과 100박스의 성충을 유지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굼벵이를 사육하는 기술 또한 시간과 경험이 만들어준 것입니다.

아직도 생각지 못한 질병이나 문제점이 발생하는 상황도 있지만 처음과 비교해보면 능숙하게 해결해 나가며 사육 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이 쌓이게 됐습니다.

굼벵이 사육 모습.
굼벵이 사육 모습.

-현재까지 농업 활동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언제였나요
▲직접 사육한 식용곤충이 유통이 되고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 열심히 제조하고 판매하는 순간순간이 보람 있게 생각되어집니다.

굼벵이 제품을 판매·홍보하기 위하여 2019년도부터 직거래판매장, 박람회에 꾸준하게 참여하여 진심이 통한 고객님들께서 제품을 구매해 가시는 순간은 농업활동의 완성이라고 볼 정도로 보람 있었습니다. 아울러 판매 현장에서 제품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초창기 기술력 부족으로 우수한 품질의 굼벵이를 사육하지 못했던 것과 제품의 다양화와 판로개척 등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소비자들께 제대로 된 제품을 공급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곤충사업의 실패로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제품의 품질 향상을 항상 염두에 두며 극복했습니다.

말린 굼벵이.
말린 굼벵이.

-최근 코로나19로 국내 경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어떠신지
▲지난 2018년부터 동종업계 대표님들께서 경기가 어려워 힘들다는 말씀이 많으셨지만 저는 다음에 경기가 좋아지거나 몸에 좋다는 소문을 타면 제품을 알아줄 것이라 생각하여 판촉 활동을 열심히 해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진정성을 알아본 찐 고객님들 덕분에 적게나마 일정 수준의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 2월부터 코로나19가 본격적인 확산을 되면서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저뿐만 아니라 모든 곤충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굼벵이 제품과 꿀 등 양봉산물을 판매하여 연 매출이 약 2500만원 정도됩니다만 장차 코로나19가 극복되고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가 살아난다면 5000만원을 목표로 매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스락굼벵이를 창업한 기간이 짧고, 굼벵이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상태여서 고객층을 확보하는데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하지만 주변 지인의 도움과 꾸준한 지지로 인하여 현재의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내고 있으며 찐 고객의 많은 관심으로 인하여 일정량 이상을 판매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찐 고객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굳건한 인지도와 왕성한 판매로 어떤 경우라도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곤충사업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감사를 표할 곳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제일 먼저 사업을 지도해주고 조언해 주었으며 오피스텔을 개조하여 굼벵이 사육장 운영에 도움을 주신 이도겸 형님께 감사를 표합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결정적으로 사업을 시작 할 수 있도록 처음 지도를 하여 주셨고 방향성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런 경제적 도움이 없이 사업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우며 4년 동안 유지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항상 지지하고 응원해준 가족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 2017년 초창기부터 굼벵이 사육에 대한 노하우 없이 바닥에서 시작 할 때, 사육 작업에 일손이 필요하면 언제나 찾아와서 도움을 주었고 원활한 사육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굼벵이 사육과 제품 다양화와 판매방법 등을 컨설팅 해 주신 경남도농업기술원 강소농전문가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 상태의 노하우와 기술을 가질 수 있는 것 또한 초창기부터의 꾸준한 굼벵이 사육기술의 발전, 제품생산과 관리 그리고 고객 여러분의 무한한 신뢰 덕분으로 발전하는 것이므로 기스락굼벵이 대표로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남도농업기술원 강소농 전문가와의 컨설팅 현장.
경남도농업기술원 강소농 전문가와의 컨설팅 현장.

-후배 농업인과 귀농인에게 한마디
▲농업현장에서 잘 모르거나 의문이 드는 농업기술은 언제든지 전문가를 찾아 가거나 전화 또는 메일을 통하여 질문하고 답을 찾아서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 농사를 잘 짓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도 많고 배울 사람도 많습니다. 3명이 길을 가면 거기에 반드시 한명의 스승이 있다는 말과 같이 누구에게서든 배우는 자세를 가지면 어디서든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귀농을 위해서는 영농기반과 자금, 홍보와 판매기술 등 여러 가지 등을 갖추고 있다면 농업경영과 사업이 훨씬 수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저는 사실상 아무 기술도 없이 시작을 했습니다. 초기에 생산과 제조 판매를 동시에 유지 하려고 관공서, 선도농가 및 곤충제품 가공업체, 사육기술자 등을 많이 만나보면서 정보 수집했고, 또한 나름대로 피나는 노력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굼벵이농장을 완성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창업 초기에 비해서 사육기술도 늘고 안정화 됐으며 산업곤충 관련 지식 또한 풍부하여 향후 굼벵이사업의 확장과 소득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귀농인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초창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시겠다면 먼저 선도 농가의 견학이 우선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온라인 교육이나 박람회 또한 좋은 견학의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제일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작목 선정 전에 여러 선도 농가를 직접 방문하여 생산과 수확, 판매 등의 전반을 체험하는 것이 귀농하기 전 필수적인 단계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경남도에도 굼벵이사업에 대한 전문가가 많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몇몇 분들도 견학을 위해 방문한다고 하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하니 굼벵이 사업에 관심이 있고 굼벵이농장 경영을 원하신다면 기꺼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근래에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
▲단기적으로 굼벵이 제품을 다양화 하여 소비자들께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게 제공함으로써 ‘기스락굼벵이’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유도하여 고객을 확보하고 소득을 올리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농업단지를 만드는 것은 미래의 계획 중 하나입니다. 부지를 정하여 곤충뿐만 아니라 다른 작물 또한 재배하는 사회적기업 농업회사를 만들어서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동의보감에 의하면 굼벵이는 간기능을 보호하는 효과가 뛰어나고 대사성 질환과 노화 지연 그리고 면역력 강화, 혈행개선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양봉산물인 꿀은 면역력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니에도 효과가 있고, 화분은 완전식품으로 꾸준하게 섭취하면 면역력향상에 로얄젤리는 환자회복에 도움이 되며, 프로폴리스도 항세균효과가 알려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여 건강에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건강하고 안전한 굼벵이 제품과 양봉산물을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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