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거리두기가 두려워진다
진주성-거리두기가 두려워진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0.13 14:36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거리두기가 두려워진다

우리들의 일상이 바뀌고 있다. 이웃이든 지인이든 언제나 얼굴을 맞대던 관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멀어지고 있다. 거리는 멀리하고 마음은 가까이 하라지만 예부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다. 마음먹고 전화하지 않으면 전화하기도 쉽지 않다. 딱히 용건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전화하기가 어색해서다. 날만 새면 만나는 사람들이 꼭 무슨 용건이 있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만남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차림새나 표정을 보고도 이야기를 나누고 마주쳐도 묻고 답하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며 알게 모르게 동질감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인정이 오고간다. 볼일이 있든 없던 만나면 함께하며 얼굴을 맞대던 사이가 갑자기 코로나19의 감염 예방을 위해 서로가 조심하는 처지가 되고 보니 볼일 없이는 만나자고 할 수도 없고 딱히 용건도 없으니까 전화를 하기도 어색해서 자꾸만 미루게 되다보니 나도 모르게 관심도 무뎌진다.

언제나 관심을 갖고 만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무료한 시간에 한담을 나누며 말벗으로 시간도 보내고 하던 부담 없던 사이마저 멀어지고 있다. 시간약속을 하여 만나던 사이도 시각과 시간을 맞추는 것이지 용건이 있어서 만나자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한담이나 나누자며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했던 것인데 이마저도 머뭇거려진다. 다중이용시설은 될 수 있으면 피하다보니까 딱히 만날 장소도 마땅하지 않다. 찻집도 그렇고 식당도 그렇다.

뭘 그렇게까지 조심을 해야 하나 반문을 할지 모르지만 지난 추석연휴와 한글날과 주말이 겹친 연이은 두 연휴에 고향방문을 자제 해 달랬지만 오고간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과 함께했던 사람들이 자신은 상관없대도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을 할까 하고 조심스럽기는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코로나19가 언제 소멸될지 아니면 완벽한 백신이 언제 상용화될지에 달렸겠지만 이렇게 얼굴 맞대기가 조심스러워지면 대면하던 인간관계가 황폐화될까 심히 걱정스럽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라지만 우리들의 사회활동의 영역과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져 있어 대면이 절실하다.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위험성에 접했다고 생각되면 스스로 2~3일간은 대면접촉을 삼가야 하고 만남의 요청이 있으면 위험에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상대를 믿어야 한다. 대면이 꺼림칙해서는 안 된다. 이번 코로나19사태 이후로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개인주의가 더 팽배해져서 힘들어질 수 있다. 마음이 멀어져서도 안 되고 믿음이 엷어져서도 안 된다. 당신이 있어서 내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이어가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