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한글예찬
진주성-한글예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0.15 13:5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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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문화유산원장
심동섭/진주문화유산원장-한글예찬

우리 한글은 1443년에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시어 1446년에 반포한 표음문자로,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매우 과학적인 글자이다. 세상에서 쓰고 있는 여러 나라 문자들 중에서 글자 수가 가장적은 24자로 사람의 입에서 나는 소리는 무려 1만1000개의 단어를 표현할 수가 있다고 한다. 일본은 300개, 중국은 400개 정도에 불과하며 26자나 되는 알파벳으로는 표현 못하는 소리가 부지기수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14억의 중국 사람들이 황하문명으로 시작하여 발전해온 수천 년의 역사와 문화는 과히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쓰는 한자는 3만자도 넘어서 평생을 공부해도 다 배우지 못하니 문맹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한글이 있기에 문맹률이 1%미만인 유일한 나라이다.

컴퓨터와 휴대폰이 생활화된 전자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가 우리 한글이다. 그래서 세계 1위의 IT국가로 인터넷과 휴대폰 보급률이 앞선 나라가 되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바라보며 귀로는 듣고 손으로 문자판을 두드려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따라 정리해 가는 것은 한글이 아니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컴퓨터의 자판에는 닿소리는 왼손, 홀소리는 오른손으로 치도록 배열되어 있어 빠르게 쳐나갈 수 있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간편하고 훌륭한 우리 한글을 두고 외래어에 심취되어 있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한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언어가 없거늘, 유식한 체 하는 사람일수록 글이나 대화중 꼭 외래어를 섞어 사용하는 지식인(?)이 있다. 지금은 세계화라고 하지만, 세계화는 외국에 나갔을 때 그 나라의 문화나 글이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세계화라고 해서 우리나라 안에서 자기지식에 도취되어 필요이상으로 외래어를 늘어놓으며, 남이 알아들을 수 없는 문자나 말을 사용한다면, 이는 헛소리에 불과하며, 더구나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자제해야 할 일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거리를 거닐다보면, 너무 생소하고 발음하기도 힘든 외래어 간판들이 한집건너 하나다. 우리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이름은 또 어떠한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괴상한 이름을 지어놓고 따라하려고 해도 혼돈되는 이름이 부지기수다. 우스갯말로 시골의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도록 어려운 이름을 지었다고도 한단다. 실제로 시골의 노부모님들이 아들 딸 집에 왔다가 아파트를 못 찾아 헤매는 일이 흔히 있다고 한다. 한글날을 보내며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간단하고 쓰기 편리한 우리글, 우리말을 사용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제발 좀 유식한 체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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