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문화 강국(强國)
진주성-문화 강국(强國)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0.18 13:37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문화 강국(强國)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중략-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 ‘나의 소원’에 이같이 적었다. 그는 이어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라고 했다.

김구 선생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가 진정으로 행복한 나라임을 설파하신 것이다. 무력이나 경제력에서 앞선 나라가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문화로 인류 전체를 행복하게 하자고 설파하신 것이다. 김구 선생의 이 같은 어록이 나온 지 70여 년 만에 우리나라가 ‘한류(韓流)’를 통해 진정으로 세계 문화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최근에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당당히 일등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노납은 BTS의 빌보드 차트 일등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몰랐지만 젊은 신도로부터 들어 보면 대중가요 부문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뿌듯해졌다. 올해 초 오스카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기세를 이어서 가히 우리도 이제는 문화 강국으로의 입지를 다지게 된 것이다.

우리 민족은 일찍이 문화 강국의 면모를 전 세계에 떨친 바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합천 해인사의 고려대장경(팔만대장경), 동의보감 등을 비롯하여 족보, 난중일기, 토정비결, 금속활자와 같은 뛰어난 기록 관련 유산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분명 세계적인 문화 강국임이 분명하다.

10월은 문화의 달이며, 지난 17일은 문화의 날이다. 문화의 날은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참여를 높이기 위해 1972년에 제정한 지 올해로 45년째가 된다. 문화의 날이면 전국의 지자체들은 해마다 많은 비용을 들여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열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열지 못했다. 문화의 날을 보내며 우리 민족이 정녕 세계적인 문화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면서 다시 한 번 김구 선생의 문화 강국 어록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