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 해인사(상)-고려 민중의 혼이 담긴 ‘기록문화의 보고’
위대한 유산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 해인사(상)-고려 민중의 혼이 담긴 ‘기록문화의 보고’
  • 김상준기자
  • 승인 2020.10.21 18:02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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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의 성지 중 하나인 ‘합천 해인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팔만대장경 보관
고려때 불교 경전 집대성 경판수 8만여개
이외에도 세계문화유산·국보 보물 다수
▲ 합천 해인사 전경.

경남의 제일 북쪽으로 경상북도와 접하고 있는 합천은 면적의 72%가 산지인 산간내륙에 위치하고 있다. 동으로 창녕, 북으로 경북 성주 고령, 서로 산청 거창, 남으로 의령군과 맞닿아 있으며 남북으로 긴 모양새다.


합천은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해인사, 가야산, 대장경테마파크와 철쭉과 억새가 장관인 황매산이 유명하다. 여기에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된 영상테마파크, 합천호, 2011년부터 시작된 기록문화축제 등도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선조들의 위대한 유산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가야산 해인사는 사철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해인사 판전 및 경판.
해인사 판전 및 경판.

◆200년 전 통일신라때 창건된 해인사
합천 해인사는 화엄종의 근본 경전인 화엄경에 나오는 ‘해인삼매(海印三昧)’에서 따온 이름이다. 해인삼매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한없이 깊고 넓은 큰 바다에 비유하여, 거친 파도 곧 중생의 번뇌 망상이 비로소 멈출 때 우주의 갖가지 참된 모습이 그대로 물 속에(海)에 비치는(印) 경지를 말한다.

한국불교의 성지 중 하나인 해인사는 세계문화유산 및 국보 보물 등 70여 점의 유물을 품고 있다. 무엇보다 합천과 해인사를 상징하는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곳이라 수많은 여행객과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주불전 뒤 언덕에 세워진 해인사장경판전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목조건물로 15세기 무렵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바닥 흙에 숯 등을 이용해 습기 등이 잘 빠져나가도록 해 목판들이 아직까지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이 놀랍다. 일반인들은 건물외형과 건물 사이의 마당까지만 출입이 허용되지만, 목조창틀 사이로 팔만대장경의 모습을 살짝 볼 수는 있다.

◆팔만대장경은 정확히 몇 개일까
아직 정확히 공식화된 숫자는 없다고 보는게 맞다. 일제시대 총독부가 세웠던게 8만1258개라고 하며, 해인사 장경판전 입구 표석에는 8만1350개로 쓰여 있다. 또 8만1340개라는 설도 있다. 최근 한 대학에 의뢰해 정밀측정을 했지만 중간에 추가된 경판을 포함시킬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해 공식적인 숫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수많은 백성과 승려, 장인들이 외세의 침략에 시달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만든 대장경의 가치와 의미는 조금도 퇴색되지 않는다. 8만장이 넘는 경판에 똑같은 구양순체의 글자가 오자도 없이 담긴 것을 본 추사 김정희가 “이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 쓴 것 같다”고 놀랐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실제로는 158자의 오자가 있다고 하나 전체가 무려 5200만자에 달하고, 글자를 파는 각수만 1800명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대장경판.
대장경판.

◆‘기록문화의 보고’ 경남 합천
국난을 극복하려는 고려 민중의 간절함이 빚어낸 팔만대장경. 차곡하게 쌓인 모습은 종교적 의미를 초월해 예술이 됐다.

대장경은 불교 경전을 모아 놓은 것이다. 팔만대장경에는 석가모니가 해탈한 후 부처가 되는 길을 설법한 8만4000법문이 들어있다. 인간의 8만4000 번뇌를 해소하기 위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은 해인사 장경판전(국보 제52호)에 보관돼 있다.

또한 팔만대장경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장경판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팔만대장경은 세계의 대장경 가운데 가장 포괄적이고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팔만대장경의 원래 명칭은 고려대장경이다. 고려시대 때 불교 경전을 집대성한 것으로 경판 수가 8만여개에 달해 ‘팔만대장경’으로 불린다. 공식적인 경판 숫자에 대한 논의는 현재 진행형이다.

◆장경판전 안내판에는 8만1350개라고 소개
경판 한 개의 크기는 가로 2척 3촌(약 69.7cm), 세로 8촌(약 24.2cm), 두께 1촌 2분(약 3.6cm). 무게는 약 3.5kg이다. 경판 한 개에 약 640자씩 쓰여 있으니 총 약 5200만자가 쓰여 있는 셈이다. 이를 이용해 경전을 찍으면 약 6800권이 된다. 해인사의 한 스님은 “이를 꼼꼼하게 다 읽으려면 전문가라도 하루 8시간씩 투자해 30년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산술적으로만 따져보자. 경판을 가로로 죽 늘어 놓으면 길이가 약 57km에 달하는데 이는 서울에서 경기도 오산까지 거리와 맞먹는다. 판판하게 눕혀서 쌓아 올리면 높이가 약 2.93km로 백두산(약 2750m)보다 높다. 총 무게는 285톤에 달한다.

해인사가 ‘법보종찰’로, 합천이 ‘기록문화의 보고’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팔만대장경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수천만 개의 글자가 오자나 탈자가 없이 모두 고르고 정밀하다는 것이다. 얼마나 공을 들여 새겼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작 기간만 16년이나 걸렸다. 김상준기자

합천 영상테마파크 전경.
합천 영상테마파크 전경.
합천 영상테마파크를 찾은 관람객.
합천 영상테마파크를 찾은 관람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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