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 해인사(하)-세계 유산 더욱 빛내는 해인사 수려한 풍경
위대한 유산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 해인사(하)-세계 유산 더욱 빛내는 해인사 수려한 풍경
  • 김상준기자
  • 승인 2020.10.22 18:32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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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판 16년에 걸쳐 완성 정밀한 교정
선인 지혜 담긴 대장경 봉안된 장경판전
해인사 ‘소리길’ 자연의 소리 힐링 감성
홍류동 계곡 따라 거니는 가을여행 추천
▲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인경.

합천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장경판인 ‘팔만대장경’은 종교를 초월해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하나의 예술의 상징이다.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시작해 소리길로 이어지는 해인사 가는 길목은 화창한 가을날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경남 가을 비대면(언택트) 힐링 여행지 18선에 선정된 ‘단풍이 너무 붉어서 흐르는 물조차 붉게 보인다’는 홍류동 계곡은 물이 많고 풍경이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또한 황강 인근의 영상테마파크와 청와대 세트장 등은 합천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인증샷 명소이다.

합천 영상테마파크 전경.
합천 영상테마파크 전경.
전차를 이용해 합천 영상테마파크를 둘러볼 수 있다.
전차를 이용해 합천 영상테마파크를 둘러볼 수 있다.

◆팔만대장경이 봉안된 해인사 장경판전
팔만대장경은 고려 현종 때인 1011년에 거란의 침입을 부처의 힘으로 막아내기 위해 간행됐다. 이때 대장경을 초조대장경이라고 한다. 이후 고려 고종 때 몽골의 침입으로 초조대장경이 소실됐다. 1251년 항몽의지를 담아 새로 편찬한 것이 팔만대장경이다. 이를 초조대장경과 구분하기 위해 재조대장경이라고 한다.

당시 고려 민중들이 경판에 새긴 것은 단순한 불경이 아니었다. 국난 극복 의지와 화평한 ‘그날’에 대한 희망을 혼신을 다해 글자에 담았다. 차곡하게 쌓인 경판들이 애틋하고 또 아름다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팔만대장경은 이미 종교를 초월해 예술이 됐다.

팔만대장경의 가치는 또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원본 판이라는 것. 팔만대장경은 원래 인천 강화도의 선원사에 보관되다가 1399년 해인사로 옮겨졌다. 이때부터만 따져도 무려 600여년간 훼손이 없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장경판전 때문이다. 장경판전은 남북으로 팔만대장경이 봉안된 수다라장과 법보전, 동서로는 해인사 고려각판을 보관하고 있는 동·서 사간판전 등 4채의 건물로 이뤄졌다. 구조는 지극히 단순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선인의 지혜가 숨어 있다.

장경판전 외벽 앞면과 뒷면에는 각각 상단과 하단에 살창이 있다. 살창의 크기는 벽마다 다르다. 앞면의 살창은 아래쪽의 것이 크고 위쪽이 작다. 뒷면은 반대다. 이는 공기의 흐름과 관련 있다. 건조한 공기가 건물 내부에 골고루 퍼진 후 외부로 잘 빠져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살창의 방향과 크기는 시간에 따라 햇빛의 양을 조절하기도 한다. 경판을 넣어두는 판가와 경판의 배치 역시 온도와 습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구조다. 총 5단으로 된 판가 각 단에 조밀하게 배열된 경판과 경판의 틈새가 일종의 ‘굴뚝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경판 표면의 온도, 습도가 조절된다. 장경판전은 이처럼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루도록 만들어졌다. 팔만대장경이 수백년간 변치 않은 이유다.

해인사 소리길.
해인사 소리길.

◆팔만대장경과 마음이 편해지는 해인사 소리길

신라 애장왕 3년(802)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순응과 이정 두 대사가 건립한 해인사는 양산 통도사, 순천 송광사와 더불어 삼보(법보·불보·승보) 사찰로 통한다. 일주문에서 봉황문, 해탈문, 구광루를 차례로 지나면 대적광전이 나타난다. 금강계단, 대방광전, 법보단이라 쓴 현판은 이곳이 석가모니 부처님 대신 비로자나불(산스크리트어 ‘바이로차나’에서 온 말로서 영원한 법, 진리를 상징한다)을 모신 화엄종 도량임을 말해 준다.

해인사가 보존하고 있는 고려대장경(팔만대장경)과 제경판. 조선 초기 1400년대에 지은 장경판전(藏經板殿) 건물은 화마의 참변을 피해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내부에 보관된 고려대장경(팔만대장경)과 제경판은 2007년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해인사와 세계인의 보물이다. 불교를 숭상한 고려는 부처의 힘으로 외세를 막고자 대장경 사업을 추진한다.

현종(1009~1031년 재위) 때 시작한 초판 대장경은 고종 19년(1232)의 몽골 침입 때 불타고 말았다. 고종 23년(1236)에는 강화도에 장경도감을 설치하고 8만1137장의 대장경을 완성했는데, 이것이 해인사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이다. 현재 보존하고 있는 대장경판은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때 새긴 것까지 합해 총 8만1352장이다.
1915년 조선총독부 집계로 8만1258장이었지만, 2014년 ‘해인사 대장경판 중장기 종합 보존관리계획’에 따른 조사에서 8만1352장으로 확인됐다.

무려 16년이 걸려 완성한 대장경판은 교정이 정밀하고 오자와 탈자가 없다. 각각의 경판은 가로 70cm, 세로 24cm, 두께 3cm, 무게 3.5kg으로 모두 합하면 280t이나 된다. 경판 1장에 약 644자가 새겨졌으니 전체 5200만이 넘는 글자가 담긴 어마어마한 경전이다. 불심과 호국정신으로 똘똘 뭉쳐 외세의 침략을 이겨내고자 한 고려인의 정성과 노력이 실로 대단하다. 경건한 마음으로 해인사를 돌아보았다면 ‘해인사 소리길’에서 우주 만물과 소통하고 자연과 생명의 소리를 들으며 편안하게 거닐기 좋다.

청와대 세트장.
청와대 세트장.

◆해인사 소리길의 홍류동 계곡
해인사 소리길은 대장경 테마파크부터 해인사 입구까지 약 6㎞ 구간에서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자연과 함께 걷는 길이다. 마음의 울림까지 듣는다면 이것이 극락으로 연결되는 ‘행복로’가 아니겠는가. ‘단풍이 너무 붉어서 흐르는 물조차 붉게 보인다’는 홍류동 계곡도 빼놓을 수 없다. 해인사 입구에서 길상암까지 800m를 걷는다.

타임머신 타고 합천영상테마파크와 청와대세트장으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국내 최대 규모(7만5000㎡) 촬영 세트장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떠나는 추억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에덴의 동쪽’ ‘경성스캔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택시운전사’ 등의 여러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합천영상테마파크의 경성역합천영상테마파크의 조선통감부 미로체험. 가호역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가면 적산가옥거리, 일제강점기 서울 소공동거리, 1970년대 종로거리를 순서대로 만난다. 건물마다 체험거리가 다채로워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수도경찰청 교도소체험, 조선통감부 미로체험, 국도극장 교복체험 등을 할 수 있고, 경성역과 버스터미널 등 개성 만점 포토존이 넘쳐난다.

합천영상테마파크 인근 청와대 세트장. 영상테마파크 관람이 끝났다고 입장권을 버리면 안 된다. 테마파크 뒤편에 실제 청와대를 68% 축소해서 건축한 청와대세트장도 함께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2층 대통령 집무실에서 인증샷 한 컷 남기는 건 기본이다. 김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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