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내 안에 숨은 가능성을 찾아라
아침을 열며-내 안에 숨은 가능성을 찾아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0.25 14:3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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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놀이문화연구가
채영숙/놀이문화연구가-내 안에 숨은 가능성을 찾아라

나는 뭔가 하나를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남들보다 많이 걸린다. 어떤 일은 순간적인 총명함을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일은 몇 달, 아니 몇 년이 걸려도 미완성인 상태인 것도 있다. 다행히 내가 살았던 사회가 지능이라 생각해 왔던 부분이 논리 수학 지능이었고, 우리 교육 체계에서 우수한 학생이라 평가받던 능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모자라는 다른 지능을 키우려 이것저것 취미 활동들을 찾아본다. 난 오늘도 내 안에 숨어 있는 다른 가능성을 찾고 있다.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팔색조, 팔방미인이다. 생김도 멋지고 똑 부러진다. 거기다 내가 부러워하는 음악이나 춤 솜씨도 뛰어나고 놀기도 잘 하고, 말도 잘 하는 능력가다. ‘노래 불러 밥 벌어 먹고 살겠니? 그림 그려 밥벌이는 하겠니?’ 등등 내가 성장하던 시기에 우리 부모님들이 하시던 말씀이다. 부잣집이거나 탁월한 예체능 능력을 가지지 못하면 국영수 과목으로 우수성을 평가받는 학교 공부에만 열중하도록 키웠다. 의사, 변호사, 교사, 과학자, 공학자로 키우고 싶어 하셨다. 밥벌이가 될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키우셨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는 잘 하는 것에 집중하면 나머지는 따라올 수 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다양한 능력이 인정받는 세상이다.

인간의 지능은 단순히 논리적-수학적인 문제 해결 능력만으로 정의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미 30여 년 전 미국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는 다중 지능 이론(Multiple Intelligence)을 소개했다. 그는 지능을 “문제를 해결할 능력, 또는 하나 이상의 문화권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물건을 창조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지능은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본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소질과 능력은 8가지 유형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8가지는 언어 지능, 음악 지능, 논리 수학 지능, 공간 지능, 신체 운동 지능, 인간 친화 지능(대인관계 지능), 자기 성찰 지능, 자연 친화 지능이라고 소개한다.

논리 수학 지능은 논리적 대뇌 반구의 사고방식과 우리 사회가 유일한 지능 유형으로 생각해 온 방식이다. 숫자를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거나 추리와 논리를 다루는 능력이다. 언어 지능은 언어를 말이나 글로 구사하는 능력으로 외국어를 배우거나 가르칠 때 사용되는 지능이다. 변호사, 작가, 교육자, 연설자처럼 해설, 교육, 설득 등의 능력으로 활용된다. 음악 지능은 멜로디나 리듬을 표현하는 능력으로서 모든 종류의 음악과 소리를 쉽게 작곡하고, 해석하고, 변형하고, 평가하는 능력이다. 자연과 환경으로부터의 리듬, 운율, 음, 음색, 소리에 대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며, 음악가, 가수, 지휘자, 음반프로듀서 등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지능이다. 시간적-공간적 지능은 시간적, 공간적 세계를 지각하고 변화, 재창조하는 능력인 공간 지능이다. 2D와 3D 이미지의 형태를 잡고 구상하는 능력, 공간의 배치를 이해하고, 조절하고, 변경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들은 단어보다 사진이나 물건, 영상으로 더 쉽게 기억한다. 건축가, 항해사, 바둑 기사, 조각가들이 가지는 지능이다.

그 외 자신의 신체를 사용하여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인 신체 운동 지능, 타인의 기분과 동기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능력인 인간 친화 지능, 감정 조절 능력, 자신감, 자신에게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인 자기 성찰 기능, 동물, 식물, 환경의 패턴을 관찰하고 그 대상을 이해하고 분류하는 능력인 자연 친화 기능이라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각기 다른 부분에서 다른 종류의 지능을 사용한다. 더 낫거나 못한 지능이 아닌, 다른 지능이다. 우리 사회가 인간을 두고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학문적 부분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필답시험으로 이루어지는 학문적 평가가 그 사람의 가능성을 점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 아니다. 모듬식 수업, 통합적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이 현장에서는 이루어진다. 온전한 교육 시스템의 구축과 진정한 융복합 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숨어있는 가능성을 찾아주어야 한다. 또한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는 지능을 발전시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숨은 ‘가능성’을 찾아 지금 처한 환경, 경험의 폭을 넓히러 딴 세상도 기웃거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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