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피곤하고 졸리는 것도 폐렴이라고?
도민보감-피곤하고 졸리는 것도 폐렴이라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0.25 14:34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피곤하고 졸리는 것도 폐렴이라고?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하나로 만든 리콴유 총리. 91세에도 정정했던 거인의 삶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 바로 폐렴(肺炎)이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진균, 마이코플라즈마 등에 의해 폐 실질에 염증이 생긴 급성 염증성 호흡기 질환으로, 국내 사망률은 10만 명당 45.4명으로 암과 심장 질환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심지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보다도 사망률이 더 높은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경우 폐렴에 걸리더라도 발열·기침·노란색의 화농성 가래·흉통 등의 전형적인 폐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국내 노인성 폐렴 환자 10명 중 2~3명은 아무런 증상도 겪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고, 심지어 x-ray에서도 병변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체온조절능력과 기관지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노인성 폐렴은 특징적으로 ▲무기력증 ▲졸림 ▲식욕 부진 ▲근육통 ▲의식 저하 ▲기저질환의 악화 등의 폐렴 증상과 상관없는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흔히 볼 수 있는 증상들이다보니 치료시기를 놓치기가 쉽다.

일반적으로 폐렴의 치료는 폐렴의 원인과 증상의 중증도, 동반질환에 따라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 등과 해열제, 기관지 확장제, 거담제 등의 대증약물들을 사용한다. 한방 치료는 은교산, 마행감석탕, 소청룡탕, 옥병풍산 등 호흡기 염증과 기관지 연축을 완화하고 가래 배출을 돕고 폐의 기운(肺氣)을 북돋아주는 한약처방과 침치료를 시행한다. 이러한 한방치료를 병행할 경우 기침, 가래, 호흡곤란, 발열 등의 증상호전이 빠를 뿐 아니라 무기력증, 식욕부진, 근육통 등의 여러 동반 증상들의 완화에 효과적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한방치료를 병행한 군이 대조군에 비해 폐렴의 유병기간을 단축시키고 사망률을 감소시키며 간 기능과 신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한방 단독치료만으로도 임상증상과 방사선 검사, 임상병리 검사에서 효과를 얻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폐렴 회복 후 무기력, 어지러움, 집중력저하, 오한, 식욕저하 등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효과적이라는 임상보고들도 있다.

폐렴은 조기발견·조기치료와 함께 예방이 중요하다.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씻기를 생활화 하는 것은 기본이며, 호흡기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 실내 온습도 관리, 충분한 수분섭취와 수면도 도움이 된다.

오는 11월12일은 세계 폐렴의 날(World Pneumonia Day)이다. 요즘처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일수록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실제 월별 폐렴 환자 점유율 통계를 보면 12월과 11월에 폐렴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때일수록 65세 이상의 어르신들과 호흡기 면역 완성이전인 13세 이하의 유소아들은 면역강화를 위한 식생활이 중요하다. 고른 영양소 섭취와 함께 평소 기관지가 건조하고 마른기침을 자주 하는 분들은 오미자차, 맥문동차, 경옥고 등을, 가래가 잘 생기는 사람은 도라지차, 호흡기 염증과 발열이 잦은 경우는 금은화차, 국화차, 당귀차를, 평소 몸이 차고 식은땀이 잦은 경우는 황기차, 인삼차 등을 수시로 활용하시면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