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차난 해소를 위한 맞춤형 복합처방이 시급
기고-주차난 해소를 위한 맞춤형 복합처방이 시급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0.28 15:0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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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권/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안전관리처장
박상권/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안전관리처장-주차난 해소를 위한 맞춤형 복합처방이 시급

부의 상징이자 선망의 대상으로 통했던 자동차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넘쳐나는 자동차로 인해 생활도로까지 주차장화 되면서 도로 기능의 상실을 넘어서 보행자의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보유대수는 2020년에 2400만대를 넘어 1970년 12만여대와 비교하면 200여배, 1980년 52만여대와 비교해도 50배에 육박할 정도로 폭증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최근 10년간(2010~19) 연평균 1일 교통량은 20.5% 증가했지만 도로연장 길이의 증가는 5.4%에 그쳤다.

급증하는 자동차에 못 미치는 도로 연장의 한계에 봉착한 채 심각한 주차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도로변 주택 차고를 개조하여 상가로 활용하면서 본인 차는 도로에 주차하는 경우마저 눈에 띈다. 심지어 주변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고 집근처에만 주차하려는 이기주의 성향이 주차난을 가중시켜 불법주차까지 만연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양상은 점차 악화되고 있기에, 심각한 주차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지역별 맞춤형 복합처방이 시급하다고 판단하여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교통량 및 교통 혼잡을 감소시키자. 이를 위해 대중교통은 물론 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활성화하는 한편, 교통유발부담금제도의 효과적인 운영 등을 통해 교통수요를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의 조기정착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선결되어야 하지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차고지 증명제 도입이나 자동차 총량제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 나아가 근 미래의 차량 공유제 등 서비스 정착으로 자동차 등록대수가 감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둘째, 도심의 유휴 주차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양적 확대에 힘써야 한다. 지난 8월 5일부터 시행된 주차장법에 따라 출・퇴근으로 비어있는 유휴 주차장을 개방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 공공기관, 도심 주택가 등의 판매・문화・체육시설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물을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자가 부설주차장을 개방주차장으로 지정하도록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자. 이외에도 차량의 통행방법이나 보행자의 동선 등을 안전하게 개선하여 주택가 지역의 주차공간을 늘려야 할 것이다.

셋째, 주차장 운영의 효율화 등 질적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한정된 도심 주차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주차장 CCTV,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하여 주차 공간 공유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주차장별 입・출입 주차정보를 분석・활용하여 공실 상태나 이용 편의 상태별로 주차요금을 차별화하고, 그런 정보를 시민에게 스마트폰 앱, 내비게이션, 교통정보판 등으로 안내해서 주차장 이용률을 제고해야 한다.

넷째, 단속이 능사는 아니지만 보행안전이나 주차장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단속방안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4대 불법 주정차 금지구역인 소방시설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장 10m 이내, 횡단보도 앞 등은 단속 강화차원에서 연중 24시간 주민신고제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어린이보호구역내 불법주정차 차량번호도 스마트폰 안전신문고 앱으로 신고하여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요인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다섯째, 주차난 해소를 위한 첨단기술을 적극 개발하여 활용해야 한다.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을 기반으로 한 주차관제 및 단속시스템은 물론 본인의 스마트폰과 연동된 원격 콜 기능 등을 탑재한 자동차와 관련 시스템을 상용화하는 날이 하루 빨리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이런 지역별 맞춤형 복합처방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불법주차에 대한 위험성을 각성하고 각자의 입장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향후 불법주정차로 인해 소방차나 구급차량이 진입하지 못해 인명사고 피해를 키우는 사태는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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