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경상대-경남과기대 통합
(창간 10주년)경상대-경남과기대 통합
  • 강미영기자
  • 승인 2020.11.01 15:09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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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경남과기대 통합으로 시너지효과 극대화
새 교명은 ‘경상국립대’ 대학본부는 칠암캠퍼스
통합형태와 세부내용 두고 구성원 갈등 해결해야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지난 2017년 교육부의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된 양 대학 간이 통합추진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양 대학은 2019년 대학통합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통합을 본격화 했으며 지난 9월 22일 대학통합 세부협약서 및 부속합의서를 체결해 내년 3월을 목표로 통합대학의 출범과 운영을 위한 주요사항을 구체화시켰다.


양 대학의 통합은 단순하지 않다. 교육 명문 도시 진주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지, 그리고 통합대학이 교육계에 새로운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역과 타 대학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하지만 통합대학의 출범까지 앞으로 4개월가량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여전한 교내 구성원들의 반발 등 양 대학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많다. 본보는 통합대학의 배경과 과정을 살펴보고 통합대학의 자연스러운 연착륙을 위해 이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살펴본다.

◆통합의 배경과 당위성
학령인구의 감소로 지방대의 존립이 위태로운 수준까지 도달했다. 2018년 대학입학정원 51만2036명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고교졸업생은 2018년 61만11709명에서 2023년 46만6807명으로 감소돼 2023년은 대학입학정원대비 고교졸업생이 4만5229명이 감소한다. 당장 2021학년 수시 원서접수 결과도 마찬가지다. 학령인구 감소 결과 경상대는 원서접수 마감 결과 지난해 6.32대 1의 경쟁률에서 6.04대 1로, 경남과기대는 5.57대 1에서 4.96대 1로 소폭 하락했다.

저출산 고령화에 기인한 인구 절벽과 수도권 인구 집중화로 지방 소재 중소규모의 대학은 앞으로 점차 학생 유치에 더욱 힘들어질 관측이다. 더구나 경상대는 국가 거점 대학 중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이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경상대와 경남과기대는 통합을 계기로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고 순위를 높일 생각이다.

◆통합의 기대효과와 미래

경상대학교 GNU컨벤션센터
경상대학교 GNU컨벤션센터

양 대학은 통합을 통해 전략적으로 큰 규모의 대학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먼저 캠퍼스 특성을 기반으로 캠퍼스별 특성화를 조직해 통합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국립거점대 입학정원 3위의 규모를 만들어 분야별 특성화 및 통합 시너지를 활용해 국내 10위권, 세계 100위권 대학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다.

또, 본부부서 및 부속기관의 효율화, 학사조직 개편 등으로 조직운영에 필요한 예산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일 소재 대학 간 불필요한 소모적 경쟁을 피하고 쌍방에게 이득이 되는 협업 연구를 진행해 교원의 연구역량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경상대에 따르면 통합 후 운영의 효율화로 인해 약 5~7% 가량의 예산이 절약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 취업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과기대에 따르면 진주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취업 학생들이 주로 거점대학위주로 선발되는 상황에서 재학생들의 취업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2018년도 진주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대졸사원 선발인원 759명 중 지역인재 목표제 할당비율인 18%, 총 148명을 선발했는데 그 중 경상대 졸업생 100명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경상대는 2013년부터 6년 동안 310여 명이 공공기관에 취업을 했다. 경남과기대는 이러한 경상대와의 통합을 통해 재학생의 공공기관 취업률을 높이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 시킬 예정이다.

양 대학은 이번 통합을 국립대학 간 통합 모범사례로 만들어 지역의 상생과 균형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캠퍼스 간 역할분담과 기능 구분을 통해 통합대학의 시너지를 최대한 창출하기 위한 차별화와 특성화를 도모한다. 경상대는 기초보호 학문육성과 연구중심대학으로 나아가며 경남과기대는 현장중심지역 기술인재 육성대학으로 양 대학의 비교우위 및 강점을 살리며 거점대학으로 성장해 나간다.

◆통합 세부협약 내용

양 대학본부는 지난 7월 14일 1차 세부협약서를 작성하고 교육부에 제출했으며 9월 24일 세부협약서 및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세부협약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통합방식의 변경이다. 당초 두 대학은 양 대학을 폐교하고 새 대학을 신설하는 ‘1대1’ 형식의 통합을 추진했으나 세부협약서를 체결하면서 ‘통합대학’을 경상대로 ‘통합되는 대학교’를 경남과기대로 하는 ‘흡수’ 통합의 형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양 대학은 교육부고시 제2020-291호 ‘국립대학 통폐합 기준 고시’에 따라 통합형태를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협약서에 따르면 통합대학의 교명은 ‘경상국립대학교’로 하며 역사는 경남과기대의 역사로 정한다. 대학본부는 현 경남과기대가 위치한 칠암캠퍼스에 배치한다. 통합대학의 총장은 경상대 총장이 맡게 되며 부총장은 경남과기대 구성원의 추천인을 임명한다.

유사·중복학과 중 통합이 해결되지 않은 학과는 통합을 원칙으로 하며, 통합 후 상호 협의 하에 해당 학과 인프라를 구축해 2024년 2월까지 개편한다. 2012년 3월 입학생까지는 학제 존속기간(2027년 2월, 건축학과(5년제)는 2028년 2월) 동안 입학 학과 유지를 원칙으로 하며 학적 변동 없이 졸업 연도까지 보호한다. 현 재학생은 학제 존속 기간까지 졸업 시 소속 대학 또는 통합대학의 학위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조교는 현 소속 학과의 지침에 따라 임용을 보장하며 통합 시행일 이전에 임용된 조교는 통합대학 총장이 임용한 것으로 간주한다. 직원의 경우 본인의 희망에 따른 배치를 우선하며 현재 위치에서 근무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양 대학은 이러한 세부협약서 내용을 바탕으로 통합대학 출범을 위한 전담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전담위원회는 통합대학의 비전·특성화, 교육·연구, 행정·인프라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행정·재정적 제도 정비를 위한 이행과제 도출 및 세부과제별 추진 로드맵을 마련한다.

10월 15일 진행된 경상대 권순기 총장과 학생자치기구 대표자 간담회

양 대학의 통합추진의 갖는 의의가 큰 만큼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먼저, 양 대학은 미래교육 패러다임 대전환의 필요에 따라 통합대학의 인적·물적 등 자원을 재배치하고 캠퍼스를 재구조화해 특성화 할 계획이다.

통합대학 구성원의 화합과 정체성 확립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경남과기대 구성원 측은 흡수 통합 형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경상대 구성원 측은 ▲캠퍼스 이전 ▲졸업장 수여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세부내용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위 주장들은 양 대학이 통합 세부협약서를 체결하면서 합의를 보기 위해 각자 양보한 항목이라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양 대학 총장과 학교 구성원들은 간담회를 가졌지만 그 결과에 만족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에 양 대학 본부는 통합대학의 중장기발전계획을 조속히 수립해 새로운 비전, 발전목표, 인재상, 추진전략 및 과제 등을 마련하고 대내외적으로 선포 및 공유해 통합대학의 구성원으로서 일체감과 소속감을 형성할 계획이라 밝혔다.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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