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코로나시대 문화예술계 생존 방안은
(창간 10주년)코로나시대 문화예술계 생존 방안은
  • 강미영기자
  • 승인 2020.11.01 15:23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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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공연·전시 지원사업 확대해야

생계 곤란 사업체와 예술인 위한 지원금 교부
온라인미디어 사업 환경 조성 사업 효과 있어
대면 공연은 시작 됐으나 관객은 여전히 부족
실질적이고 안정적 예술 활동 기반 마련 필요
▲ 경남문화예술회관·경남도청(갱남피셜)·서경방송(서경방송 news) 등 3개 채널을 통해 진행된 연극 ‘여자만세2’.

지난 10월 1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각종 공연과 전시가 재개되자 예술가들은 관객들을 찾아 나서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산 이후로 수많은 분야가 그렇지만, 특히나 현장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문화예술계는 더 큰 위기를 맞이했다. 이들의 생존을 위한 장기적인 지원과 전략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CJ CGV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하락으로 상영관을 30%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중국의 극장의 40%, 5000여 곳이 코로나19의 타격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태양의 서커스도 파산신청을 하고 직원의 대부분을 정리했다.

전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지역문화예술계 또한 바람 앞의 촛불마냥 위태롭다. 특히나 지역축제와 행사로 생계 수입을 지탱하는 곳들은 더더욱 큰 위기를 맞이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피해 예술단체 및 예술인을 위한 지원사업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 성과를 얻기 위해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일례로 예술인들이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받기 위한 ‘예술활동증명서’ 발급의 64% 가량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경남은 5%에 불과하다. 더구나 증명서 발급 또한 4~7주가량의 기간이 소요돼 당장의 생활고를 해결하는데 실효성도 부족하단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피해 받은 지역문화예술계를 위한 지원책을 짚어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아본다.

지난 6월 경남 방구석 콘서트 ‘으랏차차’연극·음악편에 참가한 극단 현장.
지난 6월 경남 방구석 콘서트 ‘으랏차차’연극·음악편에 참가한 극단 현장.

◆생계위기를 위한 경제적 지원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생계 곤란에 직면한 사업체와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금 교부에 나서고 있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조기 정상화 시키고 수입 감소로 생계 곤란을 겪는 예술단체의 안정적 창작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8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예술단체들을 위한 손실보상금을 지원했다.

또, 사업비 8억200만원을 투입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상반기 휴관으로 사업운영에 애로사항을 겪는 전문 공연예술단체를 위해 대책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육성지원 사업을 전개했다. 진흥원은 이 사업은 신규예술단체의 진입장벽을 완화하기 위해 ‘전문/예비 상주단체’로 공모 조건을 구분해 접수했으며 이로 인해 하반기 대관 집중현상 및 예술활동 중단의 문제를 일부 해소했다고 밝혔다.

도내 문화기획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경남문화마을 행복플래너’는 전문인력 양성사업 수료생 또는 문화마을사업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이들을 도내 문화공동체에 파견해 사업 발굴 및 원활한 문화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선정된 문화기획자들은 마을공동체 및 문화기반시설과 협업해 마을의 잠재자원을 조사·발굴하고 신규 사업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경남예술인 창작활동준비금 지원사업’은 경제적인 이유로 창작활동을 중단하지 않도록 창작활동 준비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총 4억원의 사업비로 200만원씩 200명에게 지원했다. 활동 준비금 지원으로 예술인의 창작여건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예술인 활동을 활성화 시키고 이를 통한 예술창작 동기 고취 및 안정적 활동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속적 예술 환경 마련
코로나19 확산세로 각종 공연장과 전시관이 휴관에 들어가고 축제가 취소되면서 예술인들이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면서 창작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 블루와 문화 갈증을 겪고 있는 지역민에게 문화 행사를 제공해야 한다는 흐름도 같이 나왔다.

진흥원은 비대면 시대를 맞이하며 현장에 찾아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공연·전시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미디어 사업 환경 조성 사업을 전개했다.

먼저 정부 3차 추경 ‘디지털뉴딜-비대면 서비스 확산기반 조성’을 근거로 도내 예술가를 대상으로 온라인 예술콘텐츠 제작 지원을 나섰다.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지원사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온라인 예술활동 일상화를 대비한 예술가들의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사업은 최종적으로 △관객개발형 △창작활동형 △플랫폼기반형 세 분야에서 51건을 선정해 총 6억3200만원을 지원했다.

또, 클래식·무용·연극 등을 주제로 한 경남 방구석 콘서트 ‘으랏차차’와 ‘경남예술 희망백신 온스프링(ON-SPRING)’ 등을 유튜브로 송출하며 예술인과 도민의 마음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내 공연예술단체의 전략적 해외진출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제교류 진흥방안 모색을 위한 ‘2020년 해외아트마켓 개척지원사업’도 전개된다. 진흥원은 사업을 통해 주요 해외아트마켓의 비대면 네트워크 프로젝트와 해외진출(해외한인축제 등)을 위한 해외 홍보자료 제작을 지원한다.

경남예술인복지센터.
경남예술인복지센터.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경남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단체를 위한 지원금이나 온라인미디어 환경 조성 사업 등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예술 업계 종사자들은 지원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밀렸던 공연·전시 일정이 한꺼번에 잡히면서 현장에 혼란이 오고 있어 이를 정리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한다.

더플레이 박진용 예술감독은 “비대면 공연의 성과가 없진 않았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공연예술계의 영상·스트리밍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오히려 이 위기를 통해 비대면 공연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앞으로는 재확산을 대비한 다양하고 실험적인 지원이 나왔으면 한다. 비대면 공연을 도입하면서 느꼈지만 이제는 사업 지원도 기존 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관객을 염두에 둔 지원도 중요하나, 온라인미디어 활용도 계속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여러 공연과 전시가 열리지만 정작 와야 할 관객들이 오지 않는 것도 하나의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족한 홍보와 방역 안전에 대한 우려가 관객들을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중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공연, 영화, 체육 분야의 소비할인권 지원을 재개했다. 하지만 문화예술계는 좌석 띄어 앉기 완화 없이는 실질적 수입이 줄어들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극단 상상창꼬 김소정 감독은 “거리두기 완화로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잡히고 있으나 관객을 모으기가 어렵다. 노인·청소년 단체 동원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예술단체를 위한 도내 지원은 만족스럽다. 비대면 시행 전부터 시행하던 사업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다만 예술인 대출 지원 등 개인적인 복지 혜택은 미비하다고 여겨지는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비대면 공연 지원을 하는 동안 예술인들에게 쌓인 피로감도 문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잦은 공연 연기와 일정 변경, 기약 없는 기다림은 예술인들의 의욕을 상실시키기엔 충분했다. 또, 관객과 상호교류 없는 공연은 현장성과 즉흥성을 앗아갔으며 공연의 질을 떨어트렸다.

한 연출 관계자는 “코로나 블루는 감수성이 예민한 예술인들에게 더 직접적으로 와 닿았다. 심리 상담을 다닌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완화로 문화예술계의 숨통은 트였지만 그동안 축적된 문제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 제거하려들지 말고 그 아래에 숨어있는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적재적소에 맞는 지원으로 움츠러든 문화예술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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