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비거테마 공원으로 날아오르는 역사문화도시 진주
(창간 10주년)비거테마 공원으로 날아오르는 역사문화도시 진주
  • 강미영기자
  • 승인 2020.11.01 15:24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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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 있는 관광·시민 휴양 요소의 조화
진주성, 유등 전시관 엮은 남강변 관광벨트 조성
2023년까지 사업 완료 예정…총사업비 1270억원
서부경남KTX 개통에 따른 관광객 맞이 준비
▲ 진주시는 비거를 관광 콘텐츠화 한 비거테마 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진주시 제공

“따오기(혹은 고니)와 같은 모양으로 배를 두드리면 바람이 일어서 공중에 떠올라 능히 백장(百丈)을 날고 물에서 목욕하는 사람이 헤엄치는 것처럼, 자벌레나비처럼 굽혔다 폈다 하는 것처럼 바람을 내면서 날개가 떠오른다”


이규경(1788~?)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의 ‘비거변증설(飛車辨證說)’에 기록된 비거에 관한 묘사다. 비거란 바람을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수레로써, 고대에 만들어진 일종의 비행기이다. 임진왜란 당시 김제인 정평구가 만들어 포위된 진주성 안을 날아 들어가 사람들을 피난시키는데 요긴하게 썼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진주시는 이러한 역사를 바탕으로 비거를 관광 콘텐츠화 한 비거테마 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망경공원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에서 해소하고 문화예술의 도시로서의 명성을 공고히 하는 진주성-남강-진양호 연계 관광벨트를 구축하는 것이 사업의 기본 골자다. 비거테마 공원이 완성된다면 진주시만의 특색 있는 관광 요소가 생길뿐더러 도시 숲 조성을 통해 시민건강 및 정서생활을 향상시키는 휴양 요소도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22일에 열린 진주시 비거 테마공원 추진 사업계획 발표 기자회견 모습.
지난 1월22일에 열린 진주시 비거 테마공원 추진 사업계획 발표 기자회견 모습.

◆사업 추진 상황

망경공원은 도시공원 일몰제 실효 대상 공원으로 사유지를 매입하지 않으면 공원에서 해제돼 난개발이 우려되는 곳이다.

진주시는 오는 2023년까지 망경동 산 29-3번지 일원에 총사업비 1270억원으로 장기미집행 공원 토지매입비 700억원, 기반조성 100억원, 유스호스텔 200억원, 비거관광시설(전망대·전시관·짚라인·모노레일)에 270억원을 투자해 망경 비거테마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망경공원은 지리적으로 진양호, 진주성, 남가람 공원, 구 진주역, 소망진산과 망진산으로 연결되는 중심에 위치해 역사, 문화, 과학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간다면 관광벨트 효과를 얻는 진주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주시는 부강 진주 3대 프로젝트(진양호 르네상스·(구)진주역 철도재생·원더풀 남강 프로젝트)와 더불어 문화와 관광이 함께하는 명품 비거테마 공원이 조성되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관광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거테마 공원 조성사업이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 초소형위성 개발 등 진주시의 미래 비전인 항공우주 특별시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는 2015년 망경공원 조성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2018년 11월 도시공원 일몰제 대비 토지매입을 위한 투자심사 및 공유재산 심의에 들어가 2019년 3월 망경공원 내 관광시설 도입 기본구상을 수립하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며 지난 8월 행정안전부에 사업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시는 향후 2021년 1월 토지보상 완료구간 건물을 철거하고 주차장, 도로, 공원 등 기반을 조성하기 시작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관광시설 민간공원 추진사업자 공모 선정을 완료해 2023년 6월까지 전망타워, 모노레일, 비거글라이더를 준공한 뒤 시범운영에 들어가고 12월 유스호스텔을 준공 완료할 예정이다.

진주 망경동 비거 테마공원 조성계획(1)
진주 망경동 비거 테마공원 조성계획(1)

 

◆역사·과학·축제 중심의 테마 공원

망경공원은 ▲생태 숲 ▲리사이클존 ▲비거 테마공원 3가지 주제로 조성이 된다.

비거테마 공원은 진주성을 중심으로 소망진산 유등테마 공원과 연계해 비거의 역사, 인문자원을 토대로 ▲과학탐방 시설 공간으로서의 비거 ▲즐거운 과학역사 체험공간으로서의 비거 ▲다 함께 즐기는 축제문화로서의 비거 등 3개 콘텐츠 분야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비거 과학탐방 시설로 망진산 비거 테마 공원에 비거 전망대 설치하고 비거 플라잉 체험시설(짚라인 등 놀이기구), 비거역사 전시관, 비거 자동비행 공간설정 및 운영(비거 관제탑 및 비행 공간), 비거 미술조형품 및 포토존도 설치할 계획이다.


비거 과학역사 체험 공간으로는 비거 만들기 체험, 비거교실, 정평구의 과학소품 개발, 비거 VR 콘텐츠, 비거 열기구 타기, 비거비행 프로그램(시스템)을 운영하고 비거 모형 관광 상품도 개발한다.

비거를 축제 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한 진주성 비거 과학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비거와 관련한 학술대회, 과학경진(놀이행사) 대회, 문화행사를 전국 단위로 개최해 조선의 과학 기술인 비거를 널리 알려 나갈 계획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미래 진주 경제의 성장주역이 될 항공·우주산업과 공감형성을 통해 ‘창공도시, 진주’의 모습을 일관되게 구현할 예정이다.

또, 망경공원 내에 유스호스텔을 건립해 전국 수학여행단과 청소년 단체 등, 젊은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진주 망경동 비거 테마공원 조성계획(2)
진주 망경동 비거 테마공원 조성계획(2)

◆관광객 유인 자원으로 활용

진주시가 2023년까지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2027~2028년 개통 예정인 남부내륙고속철도 때문이다. 서울~진주~거제를 잇는 남부내륙고속철도가 개통이 된다면 진주 교통·관광 수요가 유의미하게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진주는 진주성을 필두로 역사문화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으나, 관광객 유인 자원이 부족해 사실상 ‘스쳐지나가는’ 도시라는 지적을 듣고 있다.

진주성은 매년 250~300만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나 사적 제118호로 지정돼 내부 개발이 한정돼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관광객을 붙들고 있을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는 말이 많았다. 진주의 대표 축제인 남강유등축제 역시 10월 동안만 열려 지속적으로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엔 한계가 있다.

시는 철도가 개통되기 전까지 유네스코 창의도시 사업 실행과 부강 진주 3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진주성, 비거 테마공원, 유등 전시·체험관을 남강변 관광벨트로 엮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역사문화의 도시로 발돋움 할 계획이다.

◆진주시만의 관광자원

한편, 비거의 역사적 진위 여부를 놓고 공원 조성에 대한 논란도 생기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비거의 실체를 입증 할 역사적 기록물과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주장하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4월 시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도 이 같은 이유로 비거 구현 사업비가 전액 삭감되기도 했다.

이에 진주시는 역사적 사실과 관광자원의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이며 비거의 이야기를 소재로 관광자원화를 하는 것이지 실존여부에 대한 학문적 논의는 별개로 다뤄야한다는 입장이다. 그 예로 남원의 춘향전, 흥부전, 장성의 홍길동전, 산청 동의보감촌, 하동 최참판댁 등 타 지역에서도 실존하지 않는 이야기를 마케팅에 성공적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신경준의 <여암유고>,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권덕규의 <조선어문경위> 등 여러 역사서, 교양도서, 개인문집 등에 비거 이야기가 언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종현 문화관광국 국장은 “비거는 진주시가 사천과 더불어 항공우주 도시로 나아가는데 연결되는 테마로 사용할 수 있는데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비행기에 대한 호기심을 심어주는 교육 자료로써의 활용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거가 잘 알려지지 않아 관광 자원으로 부적합하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비거테마 공원을 조성해 비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킬 수도 있다. 짚라인이나 케이블카처럼 타 지역에도 흔히 있는 콘텐츠를 관광 자원화 한다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새로운 소재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 필요가 있다” 면서 사업 추진의 당위성을 밝혔다.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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