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가을 커피 추출
진주성-가을 커피 추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1.09 15:0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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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가을 커피 추출

계절과 날씨의 변화로 모든 만물은 그에 맞춰 준비하게 된다.

멀리 이동하지 못하는 동물은 겨울잠을 잘 준비를 하고, 먼 곳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은 따뜻한 지역을 찾아 날아가게 된다.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는 나무도 계절에 맞추어 울긋불긋 단풍이 들거나 낙엽 비가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은 기분이 차분했거나 가을을 즐기는 낭만이 자연스레 같이 오는 것 같다.

가을은 여름날 왕성하게 움직이는 육체적인 움직임보다는 사색과 감성 충만을 위한 정신적 만족에 집중하다보면 진한 맛의 커피보다는 은은하고 감미로운 향 위주의 커피가 어울리는 듯 하다.

추운 겨울에는 30g의 원두로 200ml 정도 진하게 추출해서 뜨겁게 데워진 머그잔을 두 손을 감싸고 후후 불어 마셔야 제 맛이고, 가을날 낙엽 가득한 곳 옆에서 커피를 마신다면 14g의 원두로 170ml 정도 내리면 연한 듯 가볍지 않고 진하지 않을 정도의 농도로 마시는 것이 어울리는 듯하다.

커피의 볶음도는 약하게 볶아서 신맛이 많거나 반대로 너무 강하게 볶아서 쓴맛이 많은 커피보다는 신맛과 쓴맛이 적게 볶여진 커피가 좋을 것이며, 원두를 추천한다면 브라질 원두가 무난하겠지만 향이 우수한 커피 중 예멘 모카 마타리나 에티오피아 예가체프(Yirgacheffe) 탄고구마 향이 날 정도로 볶여진 원두 또는 에티오피아 하라(harrar)원두를 선택해서 맑은 가을하늘 아래 단풍과 같이 즐긴다면 감성 충만하고 아름답게 한 계절을 기억될 수 있는 추억의 한 장면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문화와 역사가 없는 나라는 발전할 수 없고 감성과 낭만이 없는 사람은 삶의 즐거움이 없다. 향 없는 알코올만 마시는 사람은 고민과 잔소리가 많고 향과 맛을 즐기는 이는 낭만과 아름다운 추억이 많다.

송년회나 신년회를 핑계 삼아 마시고 취하는 것보다는 계절을 맞이하고 보내는 것에서 향기와 맛이 함께 한다면 더욱 가치 있고 의미 담긴 인생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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