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칼럼-덕(德), 독(獨), 독(毒)
장영주 칼럼-덕(德), 독(獨), 독(毒)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1.11 15:0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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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덕(德), 독(獨), 독(毒)

미국의 대통령 선거결과가 가닥을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채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 선언을 하였다. ‘조 바이든’은 삼수 만에 최고령인 78세에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이 되었다. 세계의 유수한 유력지들은 막강한 프리미엄을 가진 현역 대통령 ‘트럼프’의 패배를 그의 특유의 ‘나누기 정치’에서 이유를 찾는다. 측근의 고위공직자를 갑자기 해고하여 평생 쌓아온 당사자의 인격과 경력에 먹칠하기 일쑤였다. 때로는 자신의 부하였던 측근 당사자들을 언제 보았냐는 식의 막말로 응대하곤 하였다. 마치 부동산 거래하듯이 비정한 ‘싹둑 인사’로 피아를 나누는 정책을 편 것이 패착이라는 논평도 있다. 그가 주창하는 ‘아메리카 1등주의’도 지나친 압박이 되어 동맹국들마저 곤혹스럽게 하곤 하였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힘은 넘치나 덕이 부족한 지도자’였던 것이다.'덕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말이 있다. ‘도와 덕(道, 德)’은 고리타분한 듯해도 그 깊이와 뜻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삶의 나침판이다. 도덕은 ‘천도지덕(天道地德)’의 줄임말이다. 도는 끊임없이 순환하고 교류하는 하늘의 원리로 부터 나오고, 덕은 만물을 낳고 거두는 땅의 마음에서 기인한다. 하늘의 천기와 땅의 지기가 사람의 몸속에서 합하여 생명을 이루듯이 도와 덕은 인간세상에서는 ‘예(禮)’로 드러난다. 예에 따라 사람과 조직의 가치가 결정 된다. 도가 불이라면 덕은 그 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다. 불이 크게 일어나면, 빛이 밝아 멀리 비추듯이 도가 높으면 덕도 커진다. 도덕적인 생활로 신성이 밝아지면서 인간완성이 이뤄진다. 공적인 마음으로 도덕을 행하면 개인의 자아는 완성되며, 삼라만상에 대한 사랑의 질과 양에 의해 도덕의 수준이 만천하에 드러난다.

매년 11월17일은 사사로움을 넘어 나라의 도덕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분들을 기리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1939년 11월 상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정기회의에서는 11월17일을 ‘순국선열의 날’로 정하였다. 을사조약이 강제 체결된 1905년 11월17일을 전후 해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독립을 염원하면서 순국을 하셨기에 그 도덕심을 가슴속 깊이 새기자는 뜻이 담겨 있다.

온 겨레 나라 잃고 어둠 속 헤매 일 때/ 자신을 불살라서 횃불마냥 밝히시며/ 국내외 광복전선서 오롯이 목숨 바친/ 님들의 그 충절이 겨레의 얼 지켰네/ 우리는 순국선열을 우러러 기리면서/ 그 후예다운 떳떳한 새 삶을 다짐한다
다소 생소한 위의 노래 말은 일제에 침탈당한 국권회복을 위한 항일투쟁으로 순국하신 선열들의 얼인 도덕심을 기리는 ‘애국선열’의 노래이다. 우리는 100여 년 전에 나라를 잃었고 무수한 분들이 단 하나뿐인 자신의 생명을 검불처럼 던져 지켜왔다. 그분들의 목숨으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순국선열의 뜻과 빛나는 도덕의 삶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찌 지금, 여기에 존재 할 수 있겠는가.

평시에도 일반인을 물론 정치인들은 더욱 이 도덕심을 뼈에 새긴 채 살아가야 한다. 크고 밝은 ‘도’의 마음과 ‘덕’스러운 행실을 잃어버리고 사리사욕에 물든다면 그가 어떤 직위에 있던지, 어떤 술수를 쓰던지 간에 머지않아 사면초가에 빠지고 만다. 도와줄 이웃 없이 홀로 고립되어 상대에게 포위당해 패배하니 어느 틈에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겠는가! 독(獨)은 결국 독(毒)이 되고 만다. 개인이나, 가정이나, 기업과 나라의 몰락은 경제와 군사력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지도층과 국민들의 도덕심 해이와 타락에서 비롯된다. 도덕의 정립이 미국뿐 아니라 세계의 수많은 나라와 지도층에게 던지는 화두는 매우 심각하다. 특히 대한민국 국민들이 하염없이 피곤한 것은 소위 지도층의 끝없는 분열과 다툼 때문이다.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의 언행을 보라! 우리네 정치권 인사들이 국민들의 도덕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작금의 우리현실을 보면서 나라를 넘어 세계 평화를 위한 도덕의 준엄한 가치를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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