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겨울철 환자들 울리는 ‘건선’, 피부 속까지 관리해야
건강칼럼-겨울철 환자들 울리는 ‘건선’, 피부 속까지 관리해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1.15 15:3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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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영남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신동훈/영남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겨울철 환자들 울리는 ‘건선’, 피부 속까지 관리해야

장기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시작했던 한 해가 지나며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아직 한낮에는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계절이지만, 요즘 같은 날씨에 부쩍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건선’을 앓는 환자들이다.

실제로 매년 9~11월 즈음에는 건선 증상이 심해졌다는 고통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여름이나 가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특히 건선 증상이 악화되기 쉬운데, 일조량이 줄어들고 대기가 급격히 건조해지는 날씨의 변화가 건선에 불을 당기는 방아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건선은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만성적 질환으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건선을 단순한 피부병 중 하나로 여겨 병원 치료가 필요치 않다고 오해하는데, 건선은 면역체계 이상에 의해 발병해 온 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신 질환이며 이를 고려한 포괄적 치료가 필요하다. 실제 건선의 대표적 동반 질환인 건선관절염의 경우에는 건선 환자의 약 15-20%가 관절 붓기나 통증과 같은 피부 병변 외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건선이 당뇨병, 심혈관계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학계에 보고되고 있고, 건선이 있을 경우 고지혈증이나 지방간과 같은 전신적 합병증의 발병 확률 역시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건선은 피부 겉에만 나타나는 병변이 전부가 아닌, 심각한 합병증과도 관련되어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진단을 받고 의학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건선에는 증상 및 발생 부위 등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이 존재한다. 특히 최근에는 표적치료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들이 등장하면서 중증의 건선 환자들도 건선이 대부분 소실되는 수준의 증상 호전 및 삶의 질 개선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건선의 동반질환이나 두피, 손발톱 등 치료가 까다로운 국소 부위 건선까지 포괄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치료제들도 나와 있어,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최근 발표된 건선이 우울과 불안장애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국내 연구 결과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는 건선이 눈으로 보이는 부분만이 아닌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결과일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건선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수많은 환자들이, 반드시 나을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지고 치료를 받아 아름다운 겨울의 날씨를 온 몸으로 만끽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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