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건강, 선을 넘지 마세요
아침을 열며-건강, 선을 넘지 마세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1.17 16:0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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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건강, 선을 넘지 마세요

흔히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이야기한다. 그 강을 건넜다는 건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강 너머의 얘기는 아무도 모른다. 돌아온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당연히 강 너머의 사연이 아니라 그 강물이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넘실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아주 멀리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 강은 언제 어디서나 옆에서 우리를 지켜준다.

언제 어디서나 그 강이 우리를 어떻게 지켜주는지 좀 알뜰히 톺아보자. 운전을 하는 때에 죽음이라는 강을 의식하지 못하고 부주의 한다면 당장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주의를 하며 안전 운행할 수 있는 건 죽음이 강물이 되어 옆에서 넘실대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나쁜 친구가 온갖 말로 살살 꼬드길 때도 불행에 대한 예감이 주위를 맴돌며 지켜주기에 그것에서 멀어질 수 있다.

현실 세상에서만 그 강이 우리를 돕는 것만도 아니다. 꿈에서도 끊임없이 구조 사인을 보낸다. 초저녁에 딸이 소화가 안 돼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도 하도 피곤해 자고 나면 괜찮을 거라 안심시키고 잠들었다. 꿈에서 큰 강물에 딸이 떠내려가며 점점 멀어지는 게 아닌가. 급히 잠을 깼더니 딸아이 체온이 싸늘하고 숨이 가팔랐다. 급히 일으켜 세워 토하게 했더니 체온이 돌아왔다.

가까이 이웃해 살면서 언니 동생 하던 언니가 며칠 전 저 세상으로 갔다. 거의 일 년간 그녀의 건강 회복을 나름대로 도왔다. 그녀도 꿈속에서 깊은 강물 바닥으로 가라앉는데 선녀가 자맥질로 구해 살아난 체험을 했고 살아났다. 몇 년 전 체험인데 그때가 그녀의 건강선이었지 싶다. 살기는 하되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해져야 하는 때이니 그것을 위한 특단의 노력이 있어야 했다.

그런데 언니는 살아났음에 안도하고 방심했던 것일까? 그로부터 몇 년 동안 시난고난 앓기만 하다가 기어이 그제 영영 강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언니가 온전히 살아나려면 시난고난 아픈 시점이 바로 살아날 시점임을 깊이 자각하고 피눈물을 흘리면서라도 살아날 노력을 했어야 했다. 안타깝게도 언니는 병원에서 먹으라는 약에 의존해 약 먹으니 났겠지라는 기대에 무너졌다.

몸의 회복은 몸이 스스로 해야 한다. 원래 몸은 회복력과 면역력이 있다. 건강할수록 그것도 강하다. 그래서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기 쉽다. 건강할 때 그걸 지키는 건 현명한 습생과 운동인데 무얼 해도 즐겁기만 할 수 있다. 또한 좀 몸이 아프더라도 운동을 할 수 있을 때는 덜 즐겁겠지만 그것도 생각 나름이다. 아직은 회복력과 면역력이 살아있으니까, 온전히 건강해지는 건 오직 내 노력에 달렸으니까,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지 않아도 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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