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22)-김해 진영 삼대감 박정훈·유선희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22)-김해 진영 삼대감 박정훈·유선희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11.18 16:59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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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단감 아니면 못 먹겠더라’ 격려에 보람 느껴”
▲ 삼대농장 박정훈·유선희씨. 김해시 진영읍에서 단감재배를 하고 있는 부부는 2.5ha에서 연간 60t 정도의 감을 생산하고 있다.

100년 된 나무 100주 재배…연간 60t 생산

농사 5년 만에 GAP·저탄소 농산물 인증
삼대 농사 계획…마이스터 대학 배움 노력
공동판매 줄이고 소비자 직거래 확대 계획


진영 삼대감 농원 박정훈·유선희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부모님을 도와드리면서 단감재배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GAP·저탄소 농산물 인증, 지리적 표시제 단감으로 등록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단감 품질 우수성도 알려져 단골 고객도 늘고 있다. 경남농업마이스터 대학 재학, 강소농 민간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등 지속적인 공부로 전문성을 갖춰가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진영삼대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진영삼대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해시 진영읍에서 부모님이 키우시던 100년 정도 된 단감나무에 매력을 느껴 대학 졸업 후 부모님을 도와드리면서 단감재배에 입문하여 진영단감 속에 살고 있는 박정훈·유선희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단감 과수원 면적은 2.5ha이며 수령은 약 50년 정도 됩니다. 그중 100년여 년이 된 단감나무 100주 정도를 재배하며 연간 생산량은 약 60t 정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최고품질의 단감생산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한 결과 ‘진영단감’하면 떠오르는 ‘삼대농장’을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과수원 운영이 쉽지가 않을 텐데요.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저의 하루일과는 단감과수원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한해, 한해 과수원에서 단감나무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일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느낍니다.

매년 가을이면 찾아오는 탐스러운 단감 수확의 기쁨에 젖어 연초부터 밑거름주기와 전정, 조피(나무껍질 벗기기)작업, 월동 병해충 방제를 시작으로 3월부터 단감과수원 제초작업, 5월부터는 감 솎음 작업과 병해충 방제를 9월 초순까지 합니다.

10월부터 11월까지 단감 수확해서 선별하는데 약 30%는 저장하고, 70% 정도를 시장에 출하다보면 일년이 금방 지나갑니다.

이제는 단감 품질의 우수성이 알려져 유통업체에서 찾는 물량도 늘어나고 단골 고객의 택배물량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소득이 증가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단감농사를 지으셨다지만 농업에 뛰어들기가 쉽지가 않았을 텐데요. 농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농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제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큰 매력으로 다가왔으며 제가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것이 진영단감이라 자연스레 단감농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농장의 이름도 ‘삼대농장’으로 정하고 삼대는 부모님과 나 그리고 자녀가 원한다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단감재배 기반조성과 품질의 우수성을 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단감 과수원과 차별화를 위한 시비와 방제방법, 초생재배, 수확기의 판단과 저장 등 모든 것을 단감의 특성에 맞추어 관리합니다. 또한 매년 경영성과를 분석하고 부단한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과 제가 계획·설계하고 경영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단감 수확 작업.
단감 수확 작업.

-농업에 종사하기 전에 농업, 농촌에 대하여 갖고 있던 생각과 직접 농사를 하면서 피부로 느꼈던 점하고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집에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셨고 항상 농업과 접했기 때문에 농사를 짓기 전에는 농업에 대하여 안이하게 생각한 건 사실입니다. 짧은 소견으로 시기에 맞춰서 방제하고 물주고 하면 다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긴 장마와 잦은 태풍의 피해로 노지 과수는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성공 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농가는 판매(유통)에 까지 신경 써서 해야 하기에 더욱 힘 드는 것 같습니다.

판로가 없다면 농업은 하지 말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며 요즘 젊은 농부들은 갈수록 1차 농업을 줄이고 2차, 3차 산업을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은 1차 농사를 짓는 것만으론 먹고 살기가 힘이 들기에 가공공장, 교육농장 등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농업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농사를 시작한지 5년이 흘렀으면 단감재배 기술과 경영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었을 것인데, 어떻습니까
▲2019년에 경남농업마이스터 대학 단감과정에 입학하여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으로 단감 재배 전문기술 습득과 선도농가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소농 민간전문가의 컨설팅을 통해 소개받은 전문가 분들과 소통 하여 농업기술과 유통에도 지식을 쌓았습니다. 아마 올해 단감 수확이 끝나면 나름의 재배기술과 경영성과를 이웃농가에게도 전해줄 수 있을 정도의 전문지식을 갖추어 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농업활동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언제였나요
▲2018년 11월 21일과 22일 연이틀 한파로 매달렸던 단감 30t이 모두 얼어 수확을 포기 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가 제일 어려웠고 단감 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작목으로 전환 하려고 했습니다만 주위 단감 재배농가 분들의 격려와 지도에 힘을 얻어 포기하지 않고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단감 농사를 하면서 제일 큰 기쁨은 수확된 단감을 받으신 고객과 지인들이 “야! 네 단감 아니면 맛이 없어 못 먹겠더라!”며 격려해 주는 웃음소리를 들을 때가 제일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최근 국내 경기가 힘들고 판매 및 소비처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유통을 하고 계시는지요
▲저는 지역 농협의 단감 공동선별로 농협판매와 소비자 직거래를 병행하고 있으며, e-경남몰, 가야뜰, 안심농협의체와 GS샵,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판매를 다각화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감의 품질이 고급화 되면서 지역농협을 통한 공동판매를 줄이고 소비자와 직거래 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를 표할 곳이나 선후배 동료가 있다면
▲주변에서 과수원을 하시는 선후배 동료들을 너무나 잘 만난 것 같습니다. 보통 텃세라는 것도 있을 텐데 그런 것 없이 잘 이끌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의 도움이 단감을 재배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었습니다.

몇 해 전 한파로 단감이 얼었을 때와 일손이 부족할 때 내 일같이 도와주는 선후배 분들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아 복 받은 농사꾼으로 하루, 하루 단감 농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해시농업기술센터와 경상남도 강소농지원단 선생님, (전)김해시농업기술센터 과수분야에 계시다 퇴직하신 최호영 과장님께 ‘당신이 보여주신 진영 단감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김해에서 단감 농사를 짓는 농민으로서 고맙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후배 농업인에게 한마디
▲농업은 경제적으로만 본다면 그리 만만한 직업은 아닙니다. 저출산에 소비는 줄어들고 영농기술의 발달로 생산량은 늘어나지만 기상 이변과 농산물개방 등에 급변하는 어려움에 우리 삶이 더 힘들어지는 실정입니다.

얼굴은 햇볕에 타서 시커멓게 살아도 가슴은 따뜻하고 인정 많은 사람으로 살 수 있는 게 농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항상 재배작목에 대한 교육과 정보 수집을 위해 지속적인 공부로 최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도록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소득만 보고 재배기술 없이 특화작목 재배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농업인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모든 작목 재배에 앞서 재배하고자 하는 작목에 대한 지속적인 공부와 정보수집, 직접 재배 경험을 한 후 작목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농업의 기본은 재배기술이고 기술의 기본이 되지 않는다면 가치 있는 힘을 얻을 수 없습니다.

단감 선별 작업.
단감 선별 작업.

-함께 하고 있는 강소농에게 한마디
▲대한민국의 농업은 규모의 경제를 구분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사실상의 농업 정책들은 대농위주의 정책들로 이루어져 소농에게는 정책적인 지원들이 제외되거나 아주 적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앞으로는 성과위주, 실적위주, 목표위주의 농업 정책들 속에 우리 농업의 실정에 맞는 정책들로 이루어져 소농이지만 강하고 성공할 수 있는 농업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소농 여러분 힘내십시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근래에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
▲단감 재배의 최고 농업인으로 마이스터가 되는 것입니다. 단감 전문 경영인으로 지정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감농가들에게 정책과 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는 농업인이 되고 싶습니다.

-소득수준은 어느 정도 인가요
▲현재 단감 재배를 종사한지 5년으로 아직 경험과 기술이 부족한 것 같고 내가 희망하는 만족할 만한 소득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는 얼마를 벌었네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왜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없는 걸까? 하고 고민을 해봅니다.

언젠가는 스스로 내가 만족할 만큼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날이 곧 다가오길 바라면서 오늘도 단감재배에 최고 농업인이 되도록 공부하고 연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올해 코로나19와 봄철 동해피해, 40여 일간의 긴 여름 장마 그리고 태풍을 모두 견디며 몸으로 버터 냈던 강한 농민들에게 ‘당신들이 있어 우리네 식탁이 있다.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농사가 힘이 많이 들고 지칠 때 도 있지만 한해, 한해 앞으로 전진 한다면 농업에 보람을 느끼고 살기 좋고 잘사는 농업인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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