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창동 ‘상상 갤러리’ 김동숙 VLC테크놀로지 대표
마산 창동 ‘상상 갤러리’ 김동숙 VLC테크놀로지 대표
  • 최원태기자
  • 승인 2020.11.19 16:59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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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문화 공간 조성”
▲ ‘상상 갤러리’ 를 운영하고 있는 김동숙 VLC테크놀로지 대표는 “보다 많은 시민들과 아이들이 그림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창동의 새로운 문화 바람으로 기대 속에 ‘상상 갤러리’ 개관

창원 최대 규모 대관 전문 갤러리 신인 젊은 작가 대거 몰려
문 연지 3달만에 경제적 지원 없어 적자 운영에 사라질 위기
“시민·예술인에 늘 열려있는 공간 위해 지원 뒷받침 됐으면”


지난 9월 1일 마산과 창원 진해 미술협회 회원 43명이 참여한 개관 기념전으로 화려하게 문을 연 ‘상상 갤러리’. 이에 ‘창동의 새로운 문화 바람을 일으킬까’라고 미술계와 시민들은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한때 서울의 명동거리를 방불케 했던 마산 창동거리에 ‘상상 갤러리’가 새롭게 문을 열면서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됐다. 하지만 개관 3개월 만에 경제적 뒷받침이 없자 시간이 갈수록 계속되는 적자 운영에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기에 놓였다.

‘상상 갤러리’는 박도현 작가, 허은주 작가, 심미화 작가, 노은희 작가, 변상호 작가, 임채광 작가 등 지역에 활동하는 중견작가와 많은 신인 작가들이 이곳에서 초대전과 개인전을 열고 있다. 최근에는 ‘보통의 순간’이라는 임채광 작가의 초대전이 1층에서 전시됐다.

마산 창동 ‘상상갤러리’ 모습.
마산 창동 ‘상상갤러리’ 모습.

◆창원 최대 규모 대관 전문 갤러리…경제적 운영 어려움
‘상상 갤러리’를 미술관 수준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VLC테크놀로지 김동숙 대표는 마산 창동을 떠나는 금강 미술관 건물에 새로운 갤러리를 탄생시켜야겠다고 고심 끝에 결정했다.

김동숙 대표는 부산에서 태어나 어릴 적에 마산으로 이사를 오면서 마산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관이 더 애착이 가는 것 같다. 또 그녀는 나눔의 손길을 아끼지 않는 나눔 천사다. 그리고 누구를 만나던 얼굴에는 항상 여유있는 웃음과 잔잔한 미소를 항상 띠고 밝고 명랑한 표정을 지니는 매우 낙천적인 성격의 인사이다. 성품이 강한 반면 신의를 소중하게 여기며 특히 베푸는 마음이 후덕하다.

성격은 활달하면서도 조용하고 차분하다. 그러나 강인한 집념과 치밀함이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자상하고 온화한 모습이지만 한번 시작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매듭을 짓고야 마는 강인한 성품의 소유자로 누구와 만나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이끌어 대인관계도 아주 폭이 넓다.

그런 김 대표가 4년 전 금강 미술관 건물을 매입하면서 처음에는 임대 사업을 할 계획이었으나 지역 예술계의 분위기를 알게 됐고, 화가인 언니 김동준 작가와 의견이 맞아 미술관을 하기로 결정했다. 갤러리 층별 크기는 217.9m²(약 65평) 규모다. 3층 건물 중 1, 2층은 전시 공간으로, 3층은 사무실로 쓴다. 지하는 지역 작가들 허은주 화백을 비롯하여 많은 문화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마산 창동 ‘상상갤러리’ 모습.
마산 창동 ‘상상갤러리’ 모습.

하지만 ‘창동의 새로운 문화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심정으로 출발한 것에 반해 생각보다 운영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현재 금강 미술관 건물 소유주인 김동숙 대표는 금강 미술관이 이전한 후 ‘상상길 미술관’ 수준으로 만들기까지 우여곡절 끝에 운영하고 있다. 창원시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이 아니고 개인이 운영하는 갤러리라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금강 미술관 이전 소식에 지역 예술인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미술관 유지를 위한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고 경남도와 창원시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강 미술관은 지난 2016년 4월 ㈜한국야나세 우영준 회장이 금강제화 매장이었던 건물을 사들여 개관할 당시 도내 최초의 기업미술관으로 지난 4년간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공공적인 역할까지 해왔다. 그러나 미술관 이전 소식에 지역 예술인들의 상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지역 예술계의 분위기를 접하면서 고민 끝에 좋은 뜻을 가지고 미술관 운영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으로 이 큰 건물을 아무런 수입 없이 개인적으로 계속 이끌고 가는 것은 더 이상은 무리인 것 같다. 어렵게 결정한 미술관을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문을 닫지나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김동숙 대표는 혼자서 누구의 지원도 없이 지금까지 작가들의 초대전, 개인전 등 전시회를 열어주고 있다. 김 대표는 “창원시에서 지원방안이 됐으면 운영하는데 힘이 될 것 같다”며 “지자체에서 당장 예산은 어렵더라도 경남도나 창원시에서 할 수 있는 문화행사 대관 등이라도 유치해 준다면 힘이 들더라도 갤러리를 잘 운영해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마산 창동 ‘상상갤러리’ 모습.
마산 창동 ‘상상갤러리’ 모습.

얼마 전 지역 국회의원이나 도의원 시의원들이 다 이곳을 다녀가면서 이런 애로사항을 접했지만 지금 당장으로서 도움의 손길을 못주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여러 방향으로 도울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임대하는 것에 비해 수익이 절반 수준도 안 될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월세는 언제든 받을 수 있지만 미술관 운영은 그렇지 않다는 남편의 말에 결심을 하게 됐다”며 시민들과 예술인들에게 늘 열려있는 공간으로 운영하면서 정기적으로 공공성 있는 전시도 열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갤러리를 직접 소개했다.

마산예총 윤형근 회장은 “창동에 전시공간 하나가 유지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며 “금강 미술관 자리가 갤러리로 남게 되면 창동과 지역 예술계에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지역 예술계에서는 창동의 미술관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소식에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갤러리라서 지자체나 관련기관에서 지원 없이는 운영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염려했었다.


김 대표는 “마산에서 자라고 수십 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역에 이렇게 좋은 문화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그동안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지자체에서 미술관을 운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여의치 않다고 해서 직접 갤러리를 운영해보기로 했지만 재정적으로 한계가 온 것 같다”고 밝혀 갤러리가 언제 문을 닫을지 안타깝기만 하다.

◆문화예술 통해 삶의 가치를 더욱 풍요롭게
그런 가운데 허은주 작가를 비롯하여 최근에는 임채광 작가의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임채광 작가의 ‘보통의 순간’은 특유의 생명의 시작을 대면하며 존재성을 가진 무수한 것들의 색인 파란색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임채광 작가는 “파랑은 물의 색이고, 시간의 색이고, 존재의 색으로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며 “감정선 상의 표면으로 색이 주는 이면적인 밝음과 어두움은 나를 닮은 색이었고 나의 색이 되었다. 그렇게 작은 찰나에 집중된 순간을 남기며 작업의 시작이 된다. 점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더욱 선명해져 가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작게 남긴 내면의 날 것을 표현하고 내보이며 온전한 자신을 만나는 과정이 된다. 나아가 같은 모습으로 같은 순간을 지나는 모든 것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상실이라는 시대적 가치에 대한 의견이고, 나의 이야기다”고 말했다.

상상 갤러리 1층에서 열린 임채광 작가의 ‘보통의 순간’ 초대전.
상상 갤러리 1층에서 열린 임채광 작가의 ‘보통의 순간’ 초대전.

지금 세계의 국가들은 바야흐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신들의 독특한 문화를 통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독특한 문화’란 고유의 문화를 말하는 것이고, 고유의 문화란 각 민족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유산의 바탕이 된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문화의 세계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런 맹락에서 ‘상상 갤러리’ 김동숙 대표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자신의 뿌리를 굳건하게 인식하고, 역사를 돌아보는 안목으로 세계를 바라보며, 미래를 설계하는 지혜로운 나무로 자라게 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바라는 동심의 마음 또한 간절하다. 그러기에 어린이와 학생들이 동참할 수 있는 미술의 세계 상상의 나래도 펼칠 수 있도록 자리도 마련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보다 많은 시민들과 아이들이 그림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옛 마산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창동에서 갤러리로 인해 문화가 꽃 피고 사람이 모이고, 경제가 발전하는 상상을 하며, 갤러리를 통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자 지적 자산이 경쟁력으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정부, 자치단체, 기업, 그리고 문화예술계가 혼연일체가 되어 각기 고유문화의 발전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미 유럽인들의 경우는 일상 속에서 항상 자신들의 문화와 접하며 호흡하고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반면, 우리의 경우는 어디에 어떤 문화가 있는 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이 창동에 ‘상상 갤러리’가 생겼는지 가까운 시민들조차 모르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자신들만의 독특한 고유문화가 있게 마련이다. 예로부터 생각이 깊고 재능이 뛰어난 우리 민족은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에 걸맞은 뛰어난 유무형의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의지의 한국인이 우리 국민들이다.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문화란 과연 무엇일까. 한 나라가 가진 모든 유형, 무형의 문화는 그 민족의 자긍심(Identity)을 일깨워 일체 감을 갖게 하며 그 사회를 이끌어가는 기반(Infra structure)이 된다. 그 민족이 단합하여 동일한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문화적 가치라고 김 대표는 믿고 있다.

그래서인지 김동숙 대표 자신도 한때는 ‘문학소녀가 되는 게 꿈’이었는지 모른다. 천부적인 예술가 재능인은 아니였지만 문학과 예술을 통한 삶에 가치를 더욱 풍요롭게 하고자 노력했던 그녀가 어려서부터 문학과 그림 등 예술에 남다른 관심과 취미를 가지고 습작 활동을 해왔다.그녀는 문학적 정감과 예술적 안목을 풍부하게 지닌 탓도 있기에 선뜻 미술관을 하겠다는 결심을 했는지 모른다.

문화예술은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예술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문화는 더 이상 거창한 단어가 아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살아 숨 쉬는 문화 예술을 향유하며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의 흐름을 볼 때, 세종 시대에 가장 문화가 융성했는가 하면 이후 300년 후인 영·정조 시대에 새롭게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은 또 다시 300년이 흐른 지금 21세기가 바로 우리 그시절 문화의 융성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문화적 역사적 시간 속에서 화폭의 세계와 문화는 바로 역사이며, 그 역사를 통한 문화의 이해가 바탕이 될 때, 비로소 새로운 문화가 창조되는 것이다. 그 화폭의 세계와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 감각에 맞는 변용을 통한 발전이 모색되어야 할 장소가 바로 창동 ‘상상 갤러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널리 시민들에게 그것을 접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 친숙해지도록 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이런 취지에서 우리 지역 창동 ‘상상 갤러리’가 지역의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중견작가 및 신인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작품전시회 초대전 등을 활발하게 열고 있는지 모른다.

또 그는 옛 창동의 한복판에 ‘상상 갤러리’로 맥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미술의 역사는 그 스스로의 운명의 힘을 가진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미술의 세계 공간의 정체성을 가늠할 전시와 지역 사회와 연계한 기획을 통해 새로운 첫걸음을 내디뎌가는 ‘상상 갤러리’ 김동숙 대표에게 창원시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작은 관심이 그녀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 될 때가 바로 지금인 것 같다. 최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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