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채색화의 대가 ‘김희혜 미술관’
차분한 채색화의 대가 ‘김희혜 미술관’
  • 강미영기자
  • 승인 2020.11.24 16:2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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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한 딸을 추억하기 위해 세워져
시조문학관 김정희 관장이 세운 ‘김희혜 미술관’은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작고한 딸과 그 작품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8년 지어졌다.
시조문학관 김정희 관장이 세운 ‘김희혜 미술관’은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작고한 딸과 그 작품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8년 지어졌다.

진주 칠암동에 위치한 김희혜 미술관을 방문하면 미술관이 아니라 어느 산에 위치한 고즈넉한 암자로 들린 기분을 준다. 도로변에 서있는 안내판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쉽게 지나쳐버린다. 이곳은 미술관뿐만 아니라 문인들의 창작 공간인 한국시조문학관도 같이 위치해 있는 진주의 예술 명소이다.


시조문학관 김정희 관장이 세운 ‘김희혜 미술관’은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작고한 딸과 그 작품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8년 지어졌다.

1981년 진주여자고등학교, 1985년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한 김희혜 작가는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채색화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춘추회 미술대전, 부천미술협회전, 예우회전, 신수회 회원전 등 활발히 작품을 선보이며 재능을 빛내던 김희혜 작가는 42세가 되던 해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채색화를 그리는 김희혜 작가는 ‘꽃’을 주 소재로 삼아 특유의 섬세한 붓질을 통해 꽃잎과 이파리를 하나하나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동양화의 한 갈래인 채색화는 물이 스며들지 않는 화선지에 자연 상태의 광물이나 식물에서 얻은 안료 또는 염료를 물감으로 사용해 그리며 화려한 색감이 특징이다. 자연의 재료를 물감으로 사용해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림이 변치 않고 그 색이 보존된다는 장점이 있다.

세밀한 묘사로 그려낸 민들레, 카라, 모란, 연꽃 등은 실제 꽃의 모습, 색보다 더더욱 사실적으로 보인다. 꽃을 소재로 그리는 채색화이나 작품을 살펴보면 차분한 색감의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김희혜 작가의 적지 않은 수의 작품은 화들짝 피어난 절정기의 꽃이 아니라 이미 기력이 쇠진해 화려한 빛깔을 잃어버린 시드는 꽃이 눈에 띠게 많다”면서 “그는 세상을 보는 방식에서 일반성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희 관장은 “세상을 떠난 딸의 작품을 보존하고 기억하기 위해 미술관을 설립했다. 대학 교수직을 제의 받고 재능을 꽃피울 일만 남았는데 떠나버렸다”면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딸의 작품과 채색화 전통기법의 아름다움을 알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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