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고려통일대전
진주성-고려통일대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1.26 15:1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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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문화유산원장
심동섭/진주문화유산원장-고려통일대전

고려통일대전에는 정중앙에 태조 왕건의 위패와 영정을 좌우로, 고려조의 34대의 대왕들을 모시는 위패가 모셔져 있다. 그리고 대왕들의 위패 좌우에는 고려선양회 회원 108문중에서 신청한 충신과 공신 284위의 위패를 배향해 놓았다. 당초 신하들의 위패는 내삼문 좌우에 있는 충신각과 공신각에 배향키로 하였으나, 지금은 모두 정전에 모시고 그곳에는 고려와 관련된 유물 등의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려는 918년 6월 태봉국의 시중이었던 왕건이 황제인 궁예를 축출하고 홍유 신숭겸 배현경 복지겸 등의 추대를 받아 고려의 건국태조가 되었으며 후삼국 체제로 나누어져 있던 국가를 하나의 국가로 통일하여 호족세력의 통합정책과 4대 광종의 활약으로 장구한 500년의 고려역사를 이어지게 했다.

고려통일대전은 고려의 민족통일 정신과 역사를 재현하기 위하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1995년부터 사단법인 고려선양회에서 정부지원 및 자부담 등 전체 167억원의 사업비로 정전과 충신각, 공신각 등의 건물을 고려시대 양식에 맞추어 2006년 12월에 완공했다. 이후 매년 10월이면 고려선양회에서 주관하고 충·공신들의 후손들이 전국에서 모여 대제를 봉행하고 있다.

금년에는 영광스럽게도 필자가 종헌관으로 헌작하였는데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후손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조금 축소하여 봉행했다. 필자는 조선시대의 역대 임금을 모신 종묘대제에도 대축관과 헌관으로 참여한 바 있었기에, 종묘대제에 비유하면 그 규모나 행사내용이 좀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흔히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고 한다. 지금 이 시점 대한민국에서 본다면 고려의 역사나 조선의 역사가 모두 우리의 역사임에는 분명하다. 아무리 고려가 망하고 조선을 건국했다고 하지만 모두 우리의 선조이고 우리의 역사이거늘, 조선조 500년을 지나는 동안 고려의 임금과 충·공신들을 기리는 대전(大殿)하나 없이 공식적인 제향마저 없었다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고 고려역사를 소홀히 하지 않았나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2006년에야 고려대전을 완공하고 대제를 이어가게 된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되었다. 역대 초헌관들을 살펴보니 국회의장들이 많이 헌작했다. 그러나 헌관만 하고 돌아서면 그만이 아니고 고려의 역사를, 우리 모두의 역사를 이어가고 보존하는 일에 위정자는 물론 전 국민차원에서 재정지원은 물론 많은 신경을 써야할 일이라 생각되었다. 그리하여 고려의 역사와 조선의 역사가 모두 우리의 역사임을 인식하고 모든 국민이 참여하여 종묘제례에 버금가고 불사이군(不事二君) 했던 곧은 절의의 교육현장이 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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