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김치
아침을 열며-김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1.26 15:1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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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김치

아침, 저녁으로 제법 바람이 차가워 옷깃을 여미게 하는 요즘,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겨울의 시작이라는 입동도 지났으니 말이다. 그리고 음력 10월8일에 찾아온 소설이 지나면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다.

어릴 적 이맘때가 되면 어머니께서는 겨울나기 준비로 김장을 하시느라 분주하셨다. 우리의 밥상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김치는 세계인의 표준 발효식품으로도 거듭나고 있다. 미국의 건강전문 잡지인 ‘헬스’에서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우리나라의 김치, 스페인의 올리브오일, 인도의 렌틸콩, 일본의 낫또, 그리스의 요구르트를 선정하여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치는 세계적인 건강발효식품으로 거듭나고 있지만 정작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섭취량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과 젊은 세대들의 반 가공 식품의 선호도가 높다보니 김장을 하는 가정도 점차 줄어드는 것이다.

몇 해 전, 사스를 비롯해 조류인플루엔자에 김치는 탁월한 예방효과가 있다고 미국을 비롯해 세계 언론에 보도되어 김치의 가치가 전파를 타며 해외 수출도 늘어났었다. 김치에는 영양소와 젖산균이 풍부하여 감염을 예방해주고, 발효성분이 암세포 증식도 막아 준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COVID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이하 코로나19)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 이유를 ‘김치’라고 하는 프랑스 연구진의 분석이 나왔다. 이 연구진은 코로나19 사망자 수와 국가별 식생활 차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에서 한국에서는 ‘김치’, 유럽에서는 사망자 수가 적은 독일의 사워크라우트(Sauerkraut)라는 발효한 배추나 양배추를 먹는 다는 것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발효한 배추는 ACE2(앤지오텐신 전환효소2)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ACE2는 세포막에 있는 효소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ACE2와 결합하여 세포 속으로 침투하는 데, 배추가 일종의 ‘ACE2 천연억제제’로서 우리나라에서는 ‘김치’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는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도 많아 인체에 모자라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해 주고 있고, 김치의 효능과 맛은 세계의 어떠한 음식과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지만 정작 우리 시장에서는 간편하고 자극적인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에 밀려나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의 대표 전통 음식인 김치를 일본은 김치와 유사한 식품인 기무치를 국제 표준으로 등록하려 하면서 큰 논란이 일어난 바도 있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7월5일 한국의 김치가 ‘국제 식품 규격 위원회’에서 국제 식품 규격으로 승인 신청한 결과 승인 받은 바도 있다. 이처럼 세계에서도 인정한 김치를 우리의 생활과 밥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지난 해 보다 김장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면서 모두가 건강하게 코로나19를 이겨낼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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