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남사예담촌에 태조·광해군 두 임금 행차하다
산청 남사예담촌에 태조·광해군 두 임금 행차하다
  • 양성범기자
  • 승인 2020.11.29 16:50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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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약초·전통 문화의 산실인 산청군
조선 최초 ‘이제 개국공신교서’ 전달식
유네스코 유산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
고택의 고장 남사예담촌과 잘 어우러져
▲ 허준이 광해군에게 동의보감을 올리고 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임금인 이성계와 임진왜란 이후 부국강병의 기틀을 다진 광해군 임금이 산청군 남사예담촌을 찾아 장관을 연출했다.


현세에 다시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태조 이성계가 자신의 신하이자 사위인 ‘이제’를 일등 개국공신으로 삼고 개국공신교서를 내리는 장면을 재현한 창작가무극 ‘이제 개국공신교서’를 비롯해 의성 허준이 14년간에 걸쳐 만든 동의보감을 광해군 임금에게 전달하는 장면을 재현한 재현극 ‘동의보감 진서의’를 통해서다.

산청군은 이 두 재현극을 통해 한방약초의 고장이자 전통문화의 산실인 산청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세계인의 문화유산인 ‘동의보감’의 가치를 재조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행사가 갖는 가치와 의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태조 이성계가 개국공신교서를 이제에게 전달하고 있다.
태조 이성계가 개국공신교서를 이제에게 전달하고 있다.

◆창작가무극 이제 개국공신교서 전달식
유일하게 실물이 존재하는 조선시대 개국공신교서인 국보 제324호 ‘이제 개국공신교서’의 전달식을 재현한 창작가무극이 산청군 남사예담촌에서 공연됐다.

산청군과 기산국악제전위원회는 지난 10월 25일 오후 단성면 남사예담촌 내 기산국악당에서 ‘남사예담촌 전통문화축제-태조교서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이제 개국공신교서’의 역사적 의의와 전통문화의 고장 남사예담촌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창작가무극 ‘태조교서전’은 태조 이성계와 계비 신덕왕후의 딸인 경순궁주와 혼인, 조선을 개국하고 태조 즉위에 공을 세운 1등 개국공신 ‘이제’가 교서를 전달 받는 장면을 재현했다.

특히 영모재(이제를 모신 재실, 개국공신교서가 이곳에서 발견됐다.)에서 기산국악당으로 향하는 길에는 왕과 신하들이 펼치는 화려한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교서 전달 재현 퍼포먼스는 기산국악당에서 치러졌으며 왕실의 번영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신덕왕후의 춤, 조선의 국태민안과 태평성대를 노래하는 이제의 ‘진국명산’, 태조와 신덕왕후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경순궁주의 ‘춘앵무’도 함께 공연됐다.

태조 이성계가 개국공신 이제의 손을 잡고 노래하고 있다.
태조 이성계가 개국공신 이제의 손을 잡고 노래하고 있다.

이번 태조교서전에는 제1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뮤지컬 팬텀에서 호평을 받은 뮤지컬배우 박철호가 태조 이성계 역할을 맡았다.

신덕왕후 역할에는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단종과 세조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사극 ‘여도’에서 열연한 배우 강효성이 출연했다.

총연출은 사단법인 기산국악제전위원회 최종실 이사장이 맡았다. 공연된 내용은 네이버TV ‘기산국악당’ 채널에서 다시보기로 감상할 수 있다.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의 개국공신 이제(李濟)에게 직접 내린 공신교서로, 조선 최초로 발급된 공신교서이자 실물이 공개돼 전하는 유일한 개국공신교서다.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에 있는 성주 이씨 경무공파 대종가에서 630여 년간 보관했으며 최근 국립진주박물관에 위탁해 보관 중이다.

군 관계자는 “한문으로 쓰여 내용을 알기 어려웠던 이제 개국공신교서의 내용을 알기 쉬운 한글로 풀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산청이 가진 역사와 문화예술의 가치를 더 높이고 보전하는 것은 물론 널리 알리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산청 남사예담촌 기산국악당에서 열린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극.
산청 남사예담촌 기산국악당에서 열린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극.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극
한방약초의 고장 산청군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을 임금에게 올린 예식인 ‘동의보감 진서의(進書儀)’재현 공연이 개최됐다.

군은 지난 21일 오후 단성면 남사예담촌 내 기산국악당에서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극을 선보였다.

이번 재현극은 한방약초의 고장 산청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우리민족은 물론 세계인의 문화유산인 ‘동의보감’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서의 공연은 광해군과 문무백관, 허준의 입장행렬을 시작으로 동의보감에 옥쇄를 찍는 장면, 임금에게 한의약을 진상하는 장면과 외국 사신 배알 등 당시 역사적 장면을 그대로 확인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허준과 광해군, 어의와 의녀를 비롯해 신하들까지 70여명에 이르는 배우들이 출연해 장관을 연출했다.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극에서 동의보감에 옥새를 찍고 있다.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극에서 동의보감에 옥새를 찍고 있다.

특히 의성 허준이 동의보감을 임금에게 올리자 임금이 보감에 옥새를 찍어 세상에 널리 활용하도록 어명을 내리는 장면은 공연의 백미를 장식했다.

‘동의보감 진서의’는 허준이 광해군 5년(1613년)에 동의보감을 간행해 광해군에게 올린 예식을 재현한 작품이다. 지난 1996년 광복50주년을 기념해 문화재청(당시 문화재관리국)이 진행한 공모에 당선된 궁중문화 재현의식극이다.

왕실에서 진행된 모든 의식절차와 소요경비, 물품 등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는 책인 ‘국조보감 감인청의궤’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당시 강신항 성균관대 명예교수와 김영숙 문화재전문위원, 김용숙 전 숙명여대 박물관장 등 전문 역사학자의 자문을 받아 복식은 물론 장신구와 소품 등을 그대로 재현했다.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극 축하공연 모습.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극 축하공연 모습.

군 관계자는 “우리 산청군은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기념해 동의보감촌에서 2013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바 있다”며 “이번 기산국악당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 공연은 발간 410주년이 되는 2023년에 두 번째 전통의약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한 초석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청군은 올해 문화재청과 경남도의 지원을 받아 ‘동의보감 홍보 및 활용사업’을 추진, 다양한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함께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국제도서전 참가해 널리 알리기도 했다. 양성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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