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시간을 죽이지 말자
칼럼-시간을 죽이지 말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2.01 16:15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시간을 죽이지 말자

행복한 삶을 원한 사람은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즐기면서 매일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한다.

사람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자기 일에 푹 빠져있는 순간이다. 자신의 일에 정열과 생명까지도 바칠 각오로 오직 하는 일에만 심혈을 기울이고, 미친 사람처럼 집중하는 것이다.

게임이나 술, 도박, 오락에 미친 것은 미쳐도 완전히 잘못 미친 것이지만, 자기 일에 미친 것은 미쳐도 온전히 잘 미친것이다. 미친 것도 똑바로 미쳐야지, 잘못 미치면 패가망신한다. 자기가하는 일에 미치지 않고는 삶을 지탱할 수 없으며, 자신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양에 따라 인생은 좌우된다. 피와 땀과 눈물은 인간을 심화시키는 맑은 액체이다.

아깝게 생각하지말자. 일안하고, 땀 안 흘리고 살기를 원한다면 빌어먹는 수밖에 없다.

빌어먹는 것은 참 쉽다. 남들은 먹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먹더라도, 우리는 일하기 위해서 먹어야한다. 일이 벅차고 힘들 때는 울면서, 이를 깨물고 더욱 일하라. 남에게 하소연할 슬픔이나, 자랑할 기쁨도 없다. 그저 입 꼭 다물고 야무지게 일하면서“조급하게 살지 말자”

천천히 생각하고 여유 있게 행동하면 실수도 줄일 수 있고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현대인들은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스마트폰이라도 만지작거리지 않으면 불안해한 것 같다.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눈을 감고,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욕망으로 가득 찬 내면의 세계를 볼 수가 있다. 소방관들을 보라. 그분들은 자기 집에 불이 난 것도 아니지만 화재현장에서나 인명을 구조할 때는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잊어먹고 촌각을 다투면서 오직 사람을 살리고 불을 끄겠다는 일념으로 몰두하다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기도 한다.

이런 이타적 삶을 사시는 분들 때문에 우리사회가 지탱되고 있다. ‘시간을 낭비하지마라’

시간을 낭비하고 시간을 죽이는 것은 생명을 죽이는 것과 같아서 그보다 더 큰 죄는 없다. 망상이나 졸음, 무기력에 빠져서 어영부영 세월만 보내며 시간을 죽이지 마라. 세상에서 가장 서글픈 인생은 할 일이 없거나, 일을 두고서도 일하지 않는 인생이다. 허무주의는 일하지 않는 데서 생긴다. 일에 갈증을 느낀 사람처럼 살아보자. 목마른 사람은 한 컵의 물이 그 어떤 음식보다도 맛이 있다. 식욕이 왕성한자는 음식이 언제나 맛있고 즐겁다.

목마른 사람이 물 한잔 마시고 힘이 솟듯 왕성한 의욕으로 즐겁게 일해보자. 체념, 단념, 권태, 의욕상실도 일에 미치지 못한데서 온다. 그런 사람은 따분하고 흥미도 없어서 산송장처럼 생기마져 없어진다. 열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일하면 박력과 창의력도 발휘된다.

조용하고, 편안한 마음, 잔잔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남을 위한 사려 깊은 마음으로 살아가자.

옛사람들은 콩을 심을 때도 세 알씩 심었다. 한 알은 새들의 몫, 한 알은 벌레의 몫, 한 알은 사람 몫으로 배려한 것이다. 까치밥, 고수레문화도 다른 생명들을 배려한 것이다.

이러한 마음이 자비심이다. 생활이 다소 불만스럽더라도 자기를 학대하지 않으면 인생은 즐거운 것이다. “많은 재물과 먹을 것을 혼자 독차지하려 말자. 욕심쟁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인 것이다” 바늘만큼 노력하고, 몽둥이만큼 바라지 말고, 하는 일에 푹 빠져보자.

‘안으로 비우고 밖으로 작선(作善)’하면서, 첫째, 법과 질서를 지키며 간소하게 살아가자.

둘째, 자신이 계획한 일을 일관성 있게 밀고나가자. 셋째, 계획한 일과 무관한 일은 하지말자. 넷째, 정직한 노력의 대가로만 살아가자. 다섯째, 자기 일에 대하여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서 균형 잡힌 인격을 형성해 나가자. 어른들은 일에 미쳐보고, 학생들은 공부에 미쳐보자.

타오르는 불길처럼,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줄기찬 일과 속에 보람과 행복이 숨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