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백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9.0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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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홍순

누구의 지문 한 올 찍히기를 거부했다

간악한 발자국이 화석처럼 뱄을거다
그대는
본디 흰 빛갈
그냥시샘 받았다

대초 강물 지나간 흔적 어딘가 남아 있으리
한 점 티 안묻어서 미움 부러움 받았지만
하늘이
함께 내리앉아
더 순결할 수 있었다

천진한 첫돌내기 재롱이 그려져 있다
깔깔대는 아기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젖내음
코를 간질인다
모두 아기의 고운 빛깔

태풍에도 날리지 않을 그대 한 장 품었지만
마구 부는 흙바람에 걸레처럼 더렵혀졌다
세상은
폐수로 얼룩져도
그대 위해 꽃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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