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과 못 할말
할 말과 못 할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9.0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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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택/진주문화원 부원장

요즘 세상은 말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말과 함께 하루가 열리고 침묵과 함께 하루가 끝난다. 그러나 말이라는 것만큼 요상스러운 것도 없는 것이다. 할 말과 못 할말, 듣기 좋은 말과 듣기 싫은 말을 일일이 구별해 가면서 살아가기란 그리 쉬운 노릇이 아니다. 한 마디 말이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것 보다 더 큰 힘이 되는가 하면 쓸데없는 말 한마디가 인생의 진로를 바꾸어 놓기도 한다. 말이라는 것이 묘하다. 멋있게 할 수도 천하게 할 수도 있다. 말에서 사람의 인격이 배어나와 말을 제대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정치인, 판·검사, 변호사 그리고 대학 교수일 것이다. 정치인은 온갖 제스추어와 함께 유권자에게, 판·검사 등 법조인은 법리적인 흑백논리로 소송 당사자에게, 대학교수는 연구한 학문적 지식을 제자에 말로서 전한다. 단순 무식하게 보면 유능한 정치인은 어떤 사람일까? 덕이 있는 사람일까? 정직한 사람일까? 화장실에 앉아서도 국민을 걱정하는 사람일까? 유감스럽게도 말로 사람을 잘 속이는 사람일 것이다.
일부 정치인이 쏟아낸 말들을 보면 임수경 국회의원은 탈북자 출신 대학생에게 “대한민국에 왔으면 입 닥치고 살아, 이 변절자 00들아. 야! 이 000, 개념 없는 00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하면서 퍼 부은 욕설 폭언이다. 또 민주통합당 최재천 국회의원은 주폭(酒暴) 척결에 나선 경찰과 대법원의 양형위를 비판하면서 “파출소에 가서 깽판 좀 부렸기로 그게 뭐가 잘못이냐?󰡓과연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술 먹고 행패부리는 것이 문제없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인가?
법조인중 일부 판사들의 막말들 속에 서모판사는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먹게 된다󰡓 겁을 먹으면 대통령의 의도한 대로 엿을 먹게 된다는 뜻의 대통령 비하 말을 내 뱉었다. 또 이모판사는 ‘트위트에서 본 신종라면 두 가지’라며 “시커먼 땟국물 꼼수면󰡓과 “가카새끼 짬뽕󰡓이라는 비하 발언과 최모 판사는 뼛속에 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이 날 잊지 않겠다고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석궁테러 사건의 전 성균관대학 김모 교수는 최근 출간한 “판사 니들이 무엇인데󰡓라는 책에서 “니들 그렇게 까불다가는 뒈지는 수가 있어! 결과를 미리 정해 놓고 법을 위반하고 터진 주둥이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여 대는 판결로 서민을 억압하고 있다󰡓며 판사들은 법을 위반하는 면허를 취득했다고 판사 비하의 글을 남겼다. 그 외 딴지일보 김모씨는 성 희롱 논란에 자신은 잡놈이라 규정하고 성(性)적 농담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하고, 나꼼수에서 ‘졸라’, ‘×까’등 욕설을 거리낌 없이 사용해 왔다.
말에는 육두문자(肉頭文字) 욕설과 독기서린 고함이 동시에 쏟아진다. 욕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해서는 안 될 욕설을 퍼 붓는 행위는 인간의 본성의 일부 일 것이다. 욕설 몇 마디로 마음에 맺힌 응어리가 풀리는 것을 체험들 했을 것이다. 욕설을 하는 행위가 집단 조직의 정체성 유지와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축구 영국과의 경기에서 우리 감독이 선수들에게 쉬는 시간에 했다는 “×××도 아니지󰡓라는 말은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었으니 해서는 안 되는 말은 아닐지 모른다.
올 12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를 뽑는 여야정당의 후보 간 언어 수준은 그리 품격이 높지 않다. 대선 과정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할 말과 못 할 말을 가리지 않고 우위를 점하기 위한 말의 수준의 논평, 비방, 폭로 공격 등은 점점 교모 해 지고 체계화 될 것이다. 북미와 유럽의 나라에서는 ‘벌거벗은 욕’을 대 놓고 하면 엄격한 법의 처벌 대상이 된다.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지나치게 관대하다.
말은 말로서 끝나지 않는다. 말은 평소 지닌 생각의 표현이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도 영향을 미친다. 말은 칼이나 총이 아닌 혀끝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일 수 있다. 인정이 메마른 사회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고 부드럽게 하는 해학(諧謔)이 있고 익살스러운 한 마디의 말이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 마디의 말과 함께 웃으면 갖가지 시름과 고뇌가 사라지게 되고, 진실한 말은 호소력을 지니므로 막힘을 허물 수 있고, 우리의 힘을 집결 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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