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1번지’ 함양에서 살아볼까
‘귀농귀촌 1번지’ 함양에서 살아볼까
  • 박철기자
  • 승인 2020.12.07 17:51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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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최초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귀농 성공 높이는 거점 역할 담당
과감한 투자·다양한 지원 정책 추진…5000여 귀농·귀촌 유치 성과
귀농 성공 조건 ‘유비무환(有備無患)’…함양서 ‘새 인생’ 희망의 돛을
▲ 함양군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전경.

한때 인구가 10만여명에 달했던 함양군은 70~80년대 도시화로 인한 인구유출로 여느 농촌 지역처럼 쇠퇴의 길을 걸었다. 최근엔 저출산·고령화로 소멸 위기까지 거론되는 농촌 지역 지자체들은 앞다퉈 귀농·귀촌인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날로 증가하는 고령인구와 인구 자연감소를 막기엔 역부족인 탓이다.


이러한 가운데 함양군이 경남에선 최초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를 조성하고 매년 10억원 규모의 귀농귀촌 지원 예산 투입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펼치고 있다. 군은 귀농·귀촌인 유치에 승부를 걸어 인구 4만명 회복과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낸다는 각오다. 이처럼 적극적인 시책은 크고 작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귀농귀촌 1번지 함양군의 주요 귀농·귀촌정책과 성공 귀농 조건에 대해 알아본다.

함양군이 지난 6월 23일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교육생을 위해 기증받은 이불을 전달했다.
함양군이 지난 6월 23일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교육생을 위해 기증받은 이불을 전달했다.

◆함양군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함양군의 대표적인 귀농·귀촌 정책으론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이하 센터)’가 첫 번째로 꼽힌다.

센터는 귀농 실행단계에서 예비 귀농인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센터는 주거와 교육을 함께하는 공간이다.

예비 귀농인은 이곳에서 일정기간 생활하며 정착지를 알아보고 농사정보를 얻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예비 귀농인이 차근차근 귀농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귀농 성공률을 높이는 거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군은 총 80억원을 투입해 함양읍 이은리 85번지 일원에 센터를 건립했다. 센터는 2만7557㎡ 부지에 체류형 주택 65㎡(20평형) 20세대, 47㎡(15평형) 10세대, 세미나동, 하우스, 텃밭 등을 갖춰 2018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

센터에 따르면 2018년부터 현재까지 총 90세대 15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 이 가운데 100여명이 함양군에 정착했다. 경남 최초로 조성된 센터는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 실태를 견학하고 여러 교육기관의 현장 학습에 이용되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함양군 귀농·귀촌 전문교육 수료식.
지난 7월 열린 함양군 귀농·귀촌 전문교육 수료식.

◆함양군의 다양한 귀농·귀촌 정책
함양군은 귀농인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약 10억원의 예산을 매년 확보해 예비 귀농귀촌인의 임시 거주지(최대 1년 거주)를 마련하고 있다.

군은 귀농인의 집 2개소 운영,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사업, 귀농인 유치 빈집리모델링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영농정착 ▲휴경농지 정비 ▲농지임대료 ▲귀농홈스테이 등의 지원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군의 이 같은 노력은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2016년 775세대 1146명의 귀농·귀촌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현재 3998세대 5591명에 이르고 있다.

귀농 상담 모습.
귀농 상담 모습.

◆성공 귀농의 조건, 유비무환(有備無患)
군 귀농귀촌담당은 도시민이 시골로 들어오는 현상을 두고 현재 통용되는 ‘귀농’이라는 단어보다 ‘취농’ 또는 ‘창업농’이라 부르는 게 더 적절하다고 말한다.

엄격히 따지면 귀농은 원래 농촌에서 농사짓던 사람이 도시에 갔다 다시 농사지으러 온 것이기 때문에 원래 도시에 살던 사람이 시골로 오는 건 달리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귀농, 혹은 취농, 창업농의 성공비결은 있을까? 귀농귀촌 담당 공무원과 정착에 성공한 귀농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성공 귀농 조건은 바로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 철저한 준비만이 성공 귀농의 제일 조건이라는 의미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고된 육체노동을 각오해야 한다. 예전에 비해 농기계가 노동력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농작물은 농부의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둘째, 몇 년간 수입이 없어도 생활할 수 있는 여유자금이 있어야 한다. 농산물 특성상 목돈을 쥐기까지는 적어도 2~3년은 어느 정도 투자가 필요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셋째, 처음부터 주거지와 농지에 거금을 투자하지 않아야 한다. 시골엔 아직 빈집이 많고 임대할 수 있는 농지가 많다. 주말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농지와 정착지 대한 정보를 미리 얻는 게 좋다.

고구마 수확 체험.
고구마 수확 체험.

좋은 경치와 맑은 공기 속 전원생활을 위해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민이 많다. 새싹이 나무가 되어 열매를 맺기까지 시간이 걸리듯 귀농·귀촌도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

도시생활에 지친 도시민,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퇴직자, 농사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젊은이에게 귀농·귀촌은 새로운 인생을 여는 항로가 될 수 있다. 귀농귀촌 1번지 경남 함양에서 그 희망의 돛을 놔보는 건 어떨까? 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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