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도전이다(1)-‘스낵365’ 구수룡 대표
창업은 도전이다(1)-‘스낵365’ 구수룡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12.09 17:43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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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도 정기구독 하는 세상…우리 회사 간식 고민 끝”

창업 인구가 늘고 있다. 큰돈을 벌기 위해, 성취감이나 자아실현을 위해,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창업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여기 수많은 위협 속에서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창업에 도전했을까. 본지는 경남지역 창업자들이 후배 사업가들에게 창업의 길을 쉽게 열어주기 위해 DJ로 나선 예능라디오 방송 ‘팟캐스트 창업몬’ 시즌3 녹화 현장을 찾았다. /편집자 주

예능 라디오 방송 ‘팟캐스트창업몬’시즌3 녹화현장에서 만난 스낵365 구수룡 대표. 비대면 간식 구매 플랫폼(어플)이 곧 완성될 예정이다.
예능 라디오 방송 ‘팟캐스트창업몬’시즌3 녹화현장에서 만난 스낵365 구수룡 대표. 비대면 간식 구매 플랫폼(어플)이 곧 완성될 예정이다.
정필성 스낵365 공동대표.
정필성 스낵365 공동대표.

직원들 위한 복지…간식 구매 대행서비스

간식 선택하는 직원 스트레스·시간 줄여
정기 구독부터 일회성 행사에도 세팅 추진

법학 전공·장교·대기업 직원 거쳐 창업
CTO 임명해 영업·기술개발 분리 효율적
팀워크가 중요…팀원들 장점 모여 시너지


회사에서 필요한 간식을 대신 구매해 주는 서비스. 스낵365 구수룡 대표는 이 아이디어가 처음 술자리에서 가볍게 나왔다고 했다. 구 대표는 대기업에서 6년간 간식 유통 업무를 했으며, 그 경험이 각 회사마다 소규모 간식 유통이라는 사업 아이템도 던져 준 셈이다.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구 대표는 홍보지를 무작정 들고 매일 창원의 건물들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간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지난해 2.5평에서 시작한 사무실이 200평에 이르렀고, 직원도 늘어났으며, 경남전역으로 서비스가 확대되는 등 규모가 커졌다.

특히 올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직접 간식을 가져가고 관리해주던 서비스가 어려워지자, 구 대표는 홈페이지와 어플을 활용한 온라인 간식 구매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그리하여 전국 단위의 비대면 간식 배송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구 대표는 지금도 여전히 바쁘게 뛰어다니며 전쟁 같은 하루를 살고 있었다. 경남대학교 근처 한 커피숍에서 ‘스낵365’ 구수룡 대표를 만나 사업 이야기를 들었다.

스낵365 직원들이 고객 사무실을 찾아 다양한 종류의 간식을 진열하고 있다.
스낵365 직원들이 고객 사무실을 찾아 다양한 종류의 간식을 진열하고 있다.

◆회사 안에 작은 편의점이 생기다

-기업 소개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소개 해주세요.
▲저희는 회사 사무실이나 개인, 기업 등 간식이 필요한 어디든 정기구독부터 배송, 관리 등의 일을 하는 기업입니다. 간식 정기구독서비스는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결제를 하면, 간식을 종류별로 바꿔가며 진열, 관리해주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필요한 간식은 결국에는 직원들이 사고 있잖아요. 그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그 일로 직원 분들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맛있는 것을 사 가도, 누군가는 “이걸 왜 샀냐”고 불평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대행을 하는 겁니다.

최초 모델은 저희가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서 세팅과 관리를 다 해드리는 것이고, 지금은 전국적으로 무료배송까지 해드리고 있습니다.

-간식관리서비스라 상당히 특이합니다.
▲정기구독으로 하니깐 많이 편하게 생각하십니다. 또 요즘은 비대면 시대이다 보니, 비대면 배송을 해서 간식 가격도 저렴합니다. 한번 이용하신 분들은 계속 이용하고, 또 주변에도 소개를 해주시는 것이 강점인 것 같습니다.

-간식구독서비스라니 생소할 수도 있는데요. 작은 편의점이 회사에 생긴다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직원들을 위해서 커피도 사고, 과자도 사고, 음료수도 저희가 대신 사서 관리해 드립니다. 그리고 냉동식품까지 다 됩니다. 예산에 맞게 냉장고를 대여도 해드리고, 계속 무상으로 배송을 해드립니다. 월 단위로 결제를 하는 곳도 있고, 주단위도 있고, 맞춤형으로 해드립니다.

-간식을 살 필요가 없으면 직원들이 많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정말 좋아합니다. ‘간식배송하는 서비스가 있다는 데 왜 우리는 안하지?’ 이런 느낌도 드시나봐요. 사실 간식 사는 것도 업무거든요. 스낵365는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실 수 있게 도와드립니다.

-그런데 혹시 직원들의 간식 사는 재미를 뺏는 건 아닌가요?
▲실제로 저희가 사무실의 막내 사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솔직히 간식을 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다”고 우리가 생각지 못한 얘기를 해주세요.

간식 종류도 바뀝니다. 랜덤으로 간식을 배송해 드리고 큐레이팅을 해서, 이번 달은 간식 종류가 1번~10번까지 갔다고 하면, 다음 달은 절반 정도는 바꿔서 나가면 너무 좋아하시죠.

-유통은 거의 단가경쟁인데, 대기업들이 많은데 경쟁이 없습니까?

▲일단, 루트 자체도 다릅니다. 대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못하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저희 회사가 크기 않기 때문에 고객 만족을 더 드릴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회사가 많이 성장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가 처음에 사무실 2.5평에서 시작했습니다. (동업자와) 둘이서 컴퓨터만 놔두고 일을 했는데 지금은 200평대의 큰 장소로 옮겼습니다. 직원도 8명입니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처음에는 밤 낮 없고, 주말 없고, 계속 일만 한 것 같은데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격대의 간식 구독서비스를 통해 직원복지를 높일 수 있다.
다양한 가격대의 간식 구독서비스를 통해 직원복지를 높일 수 있다.

◆대기업 직원의 경험 살려 창업까지

-법학과를 전공하셨다는데 어떻게 유통회사로 취직을 하셨는지?
▲다양한 것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군대생활도 장교로서 강원도 오지에서 추위에 떨면서 근무를 했습니다. 그러다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데 유통회사가 그런 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운 좋게 대기업에 취업하고 6년을 다녔습니다. 그 과정에서 상품, 간식, 유통구조를 많이 알게 됐고 거기서 배운 것을 토대로 창업을 했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다가 창업을 결정하기가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텐데요.
▲대기업을 다니는 동안은 재미있게 일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스타트업의 꿈이 있었고, 자체 브랜드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알게 된 선배를 따라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그 선배와 다른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한 적도 있지만, 워낙 친했고 서로 탓하기보다는 발전적인 이야기만 했습니다. 우리 둘다 스낵을 좋아해서 잘하는 분야를 하자고 해서 같이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CTO를 임명하셨던데요.
▲요즘은 못하는 분야를 열심히 해봤자 더 힘만 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효율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 올해 온라인 쪽 일을 도와줄 CTO(chief technical officer)를 모셔왔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분야가 잘 굴러가고 있는 같습니다.

-창업하고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무에서 유를 만든다고 하죠. 아직 많은 수익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하고 재밌게 지내고,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재밌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열심히 해야 다른 분들이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창업하고 나서 힘든 점은?
▲솔직히 말하면 현실적으로 기업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듭니다. 항상 매출을 올려야 된다는 압박감도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 있던 사람들과 일을 하면 소통의 문제도 힘듭니다. 그래서 저희는 매주 화요일 아침에는 팀원들하고 다 같이 전체 회의시간을 갖습니다. 편하게 앉아서 고민도 얘기합니다. 직원들에게 고마운 점은, 제가 고쳐야 할 점까지 포함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는 것입니다.

저는 항상 직원들에게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이야기를 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나보다 더 전문가일 수도 있다”라고 강조합니다. 직원들이 저보다 대부분 어리긴 한데, 아이디어도 많고 열정이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긴장을 하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소통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전국 어디서든 간식이 필요한 곳에는 스낵365가 찾아간다.
전국 어디서든 간식이 필요한 곳에는 스낵365가 찾아간다.

◆코로나 시대…비대면 배송 서비스로 도약

-왜 경남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나요?
▲저는 제 고향 창원을 좋아합니다. 제가 태어난 곳이니 상권을 많이 알 것이고, 지역에서는 제가 전문가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창원에서 시작해 김해, 부산으로 넓혀가자는 생각입니다. 또 간식 정기구독·관리 서비스는 아니지만 간식세트 박스 판매의 경우는 서울 등 전국으로 배송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간식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플랫폼을 제작하려고 합니다. 플랫폼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간식박스 등 배송할 예정입니다. 거의 완성단계입니다. 그리고 일단 우리의 목표는 로켓배송하면 쿠팡이 연상되듯, 간식하면 스낵365가 연상되게 하는 것입니다. 서울이든 강원도든, 울릉도든, 독도든, 어디든 간식 얘기가 나오면 저희 회사를 떠올리게 하고 싶습니다.

-창업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조언은?
▲창업은 진짜 전쟁터입니다. 그런데 살아남기 위해서는 ‘팀원을 잘 구성해서 창업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직원들을 보면 각각 잘하는 분야가 보입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합을 맞추면 더 발전하고 시간이 단축되는 것 같습니다.

직원 분들한테 감사한 것이 대표들이 미팅도 해야 되고,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은데 이 친구들이 잘 채워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스낵365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에 ‘스낵365’ 검색하면 나온다. 현재 홈페이지를 개선하고 있는 단계다. 055-606-1365로 전화하면 어디든지 찾아간다.

스낵365의 더 자세한 이야기는 ‘팟캐스트 창업몬 시즌3’ 에피소드3에서 들을 수 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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