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기혈을 보해주는 쌍화탕
도민보감-기혈을 보해주는 쌍화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2.13 14:2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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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기혈을 보해주는 쌍화탕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인 대설(大雪)을 지나고 요즘 들어‘추위 타는지 기력이 없다’, ‘김장했더니 여기저기 아프고 몸살 끼가 왔다’, ‘괜히 으슬으슬 춥다’면서 쌍화탕을 찾는 분들이 많아졌다. 아마도 쌍화탕(雙和湯)은 가장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친숙한 한약처방이 아닐까 싶다. 백작약·숙지황·당귀·천궁·황기·계지·감초·생강·대추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쌍화탕은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방약합편(方藥合編)>, <동의보감(東醫寶鑑)>등에 ‘기(氣)와 혈(血)이 함께 손상되었거나 방사(房事;성생활)와 노역(勞役;육체 노동), 큰 병의 후유증으로 인한 기핍과 자한(自汗, 땀이 계속 흐르는 것)을 다스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해, 쌍화탕은 몸의 양(陽)과 음(陰), 기와 혈을 모두 보충해주는 처방으로, 감기 뿐 아니라 힘든 병치레 또는 장기간의 투병생활, 과한 노동과 성상활로 기력이 떨어진 것을 해소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쌍화탕과 관련한 논문 연구들을 보면, 쌍화탕은 운동부하 조건 후 발생한 근육피로 회복, 간(肝)장해로 상승한 ALT와 AST 수치를 낮추고, 항염증 및 해열진통효과, 항산화효소 및 항노화 효소 활성에 작용하여 신체 노화를 늦추는 항노화 효과가 있다. 특히, 쌍화탕은 한랭스트레스에 의한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여주고 한랭자극으로 인한 통증을 감소시켜주며, 한랭자극으로 인해 감소한 골격근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신체 말단부의 체온을 올려주는 등의 내한력(耐寒力)을 길러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쌍화탕이 감기의 주증상인 오한(惡寒)과 근육통 등에 효과적이며, 환절기나 추운 겨울이 되면 더욱 자주 쌍화탕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서양에서 추운 겨울철과 눈과 비가 내리는 날에 레드와인에 오렌지, 레몬, 사과 등의 과일과 계피, 정향 등의 향신료를 넣어서 따끈하게 끓인 뱅쇼(Vin Chaud) 또는 글루바인(Gluewein)을 마시면서 추위를 이기고 감기를 예방하기도 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 볼 수 있겠다.

쌍화탕의 올바른 복용 시기는‘감기에 걸릴 것 같은’ 상태의 감기 초기와 ‘감기는 다 나았는데 기운이 없는’ 컨디션 회복이 필요한 감기 말기가 적기라고 할 수 있다. 한의원 단골 환자분 중 유난히 추위를 잘 타고 감기에 잘 걸리는 분들은 쌍화탕을 미리 준비해 상비약처럼 집에 구비해 놓았다가 추위로 인해 몸이 으슬으슬해질 때마다 감기 예방 차원으로 드시거나, 과로 한 후 피곤하고 몸이 처질 때에 보약처럼 복용하시기도 하시는데 실로 적절한 쌍화탕의 복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감기증상과 함께 소화 장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쌍화탕이 소화 장애를 가중시킬 수도 있고, 고열이 나고 입이 바싹바싹 마르며 땀이 나지 않으면서 얼굴만 벌겋게 달아오르는 등의 열성 증상을 보이는 감기환자의 경우에는 증상이 더 악화될 수도 있으므로 한의사에게 진료 후 처방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

12월 중순을 지나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고 있다. 스카프나 목도리로 목 주변을 따듯하게 감싸기, 따듯한 물 자주 마시기, 수면양말신기, 온돌난방 따듯하게 하기, 반신욕 또는 족욕하기 등은 기초체온을 올려주고 겨울철 감기를 예방하기 위한 좋은 습관이다. 특히 평소 혈액순환이 잘 안 되어 손발이 차고, 찬바람을 쐬면 쉽게 탈이 나는 분들, 노동량이 많은 분들, 피곤하면 진땀이 흐르는 분들께 쌍화탕을 활용해 보시기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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