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생은 만남에서부터 시작된다
칼럼-인생은 만남에서부터 시작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2.15 15:5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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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인생은 만남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늘도 희망적인 하루가 열렸다. 노자는 “성인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세상의 움직임을 안다”하였다. ‘지혜 있는 사람은 세상만사의 사리에 통달하여 무엇에도 구애되지 않고 흐르는 물과 같은 것이다’ ‘우리도 물과 같은 사람이 되어보자’ 마음을 순결하게 하고, 모든 증오의 감정을 멀리하자. 인생은 만남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날 때도 정자와 난자의 만남에서 생명이 시작되었으며, 잉태 시 수억의 정자가 난자를 찾아 치열한 경쟁 끝에 가장강한 하나의 정자가 난자와 만나 잉태된 것이다. 반면 약한 수억의 정자는 죽어 없어져야했다. 우리는 어머니 배속에서 10개월을 성장한 후 어머니의 죽을 뻔한 대 진통 속에 살이 짖어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죽음보다 더한 해산의 고통을 주면서 태어났다.

삶은 이렇게 치열한 싸움과 죽을 고비의 연속인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주위로부터 치열한 싸움의 위험과 죽음이 감싸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산다는 것은 곧 싸워서 이겨야하는 것이다. 우리가 백지상태로 태어나서 이렇게 보고, 듣고, 말하고, 걷고, 생각하고, 이해하는 것도 어머니의 수많은 한숨과 눈물, 정성과 땀의 결과이다. 이 몸은 어머니의 육신을 갈기갈기 찢어 뼈를 갈고, 살을 녹인 것 같은 큰 고통의 결정체로서, 부모에게 빌린 몸이다.

부모님은 한 가정을 지켜 오시느라, 말 못할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시면서, 낡고 헤어진 옷과 신발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기워 입거나 수리하여 신으면서 피눈물로 옷깃을 적시었고, 손톱으로 바위를 뜯는 아픔 속에 자식들을 위한 길이면 끼니 거른 것도 받아들이셨다.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여기까지 오셨지만, 세상의 일은 흔히 노력하는 반대의 결과로 나타나기도 하였을 것이다. 일부의 자식들 중에는 지난날의 부모님에 대한 섭섭한 일에 집착하거나, 미래의 불안한 일까지도 부모 탓으로 돌리며, 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지금보다 더 낫고, 더 행복하고, 더 잘되어 있었을 것이라며 부모님과 갈등을 겪기도 한다.

모든 갈등은 부분적인 차이를 전체적 차이로 의미를 확산함으로써 발생하는 배타적 사고에 기인한다. 이 세상이 시끄러운 것은 자신의 집착에서 생기고, 그 집착은 결국, 자기 정신의 평온 상태를 교란한다. 성인이 되었으면 재로에서 당당하게 일어서야한다. 내발 내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독립심이요, 자립심이다. 비겁하게 남에게 굴종 적이거나 예속될 이유도 없다. 의롭게 떳떳하게 살아가자. 너의 번영이 나의 번영이고, 나의 번영이 너의 번영이다.

서로 돕고 협동하며 살아가자. 깊은 은혜는 갚지 않으면서, 얕은 원망을 갚으려들지 말자.

분열과 파쟁은 멸망의 지름길이며, 단결과 협동은 번영의 지름길이다.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실망의 끈이 있다면, 그 끈을 탁! 놔보라. 고무줄을 힘껏 당기고 있으면, 얼마나 조마조마하고 무서운가. 그 줄을 탁! 놔버린 순간, 불안하고 초조하던 마음이 일시에 사라져버릴 것이다. 은근히 부모님의 유산이나 도움을 바라는 마음의 끈까지도 탁! 놔버려라.

부모자식이 서로 단결하고 협동하여 굳게 뭉쳐 일하면 구름 속에서 밝은 달이 나타나듯 점차 밝고 좋은 미래가 드러나면서, 보란 듯이 일어설 수 있다. 우리가 강해지는 길은 단결과 협동뿐이다. 나무젓가락도 하나는 세울 수가 없지만, 열 개의 한 묶음은 단단히 세울 수 있고, 연필 한 자루는 꺾을 수가 있지만, 열 자루의 묶음은 꺾을 수 없다. 불같이 뜨겁고 강철같이 강하며, 뜨거운 맥박이 고동치는 사람이 되면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 될 소중한 하루이다. 이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자.

서로 미워하고 다투면 망하는 길뿐이다. 가족간의시비를 떠나서 무조건 화합하고 단결하라.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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