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23)-‘그농부’ 김성균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23)-‘그농부’ 김성균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12.21 16:58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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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아린 생강, 맛있고 먹기 쉬운 것도 있어요”
▲ ‘그농부’ 김성균 대표(오른쪽)와 아내. 김 대표는 생강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신지식인·벤처기업 인증 등 성과를 인정받았다.

지리산 생강착즙원액 등 다양한 제품 개발

우유에 타서 먹는 ‘진저라떼’로 건강 챙겨
농식품부·벤처기업 인증 등 최선의 노력
회사 경험 마케팅 도움…온라인 매출 늘어


생강은 건강에 좋지만 그 맵고 강한 맛에 가공 제품보다는 조미 채소로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에 김성균 ‘그농부’ 대표는 생강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그 노력으로 김 대표는 생강착즙원액을 비롯해 다양하고 먹기 쉬운 10여 가지 생강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특히 우유에 타서 먹는 ‘진저라떼’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면역력 향상과 비염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끊임없는 연구와 다양한 유통채널로 생산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리산의 자연을 담는 ‘그농부’ 대표 김성균 입니다. 그농부는 교통전문가에서 생강전문가를 꿈꾸는 44세의 젊은 귀농인입니다. 2016년부터 생강 제품만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고요. 생강의 대중화와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의 제품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생강을 쉽게 먹을 수 있게 하고자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귀농하기 전 어떤 일을 하셨나요
▲2012년에 귀농을 했고요. 그전에는 교통공학을 전공하여 교통 관련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10년간 근무하며 교통설계·계획·수요 예측 등 교통과 관련된 모든 일을 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전공 분야와 전혀 상관없는 식품가공 일을 하는 듯하지만, 10여 년간의 회사생활에서 배운 경험들은 식품가공과 판매 유통을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생강청 만드는 과정.
생강청 만드는 과정.

-농업(가공)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귀농을 하고 나서는 사전 지식 없이 그저 이론상 책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남들이 안 하는 새로운 것을 하고자 여러 시도를 했으나, 결국은 경험부족에서 오는 시행착오를 계속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십 년을 농사만 지어오신 분들과 경쟁했을 때 ‘과연 내가 상대될 수 있을까?’, 또한 ‘과연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면서 10여 년의 회사생활의 경험을 농촌에서 새롭게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습니다.

교통을 전공하여 식품가공과는 전혀 다른 일을 했으나, 회사생활에서 얻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일종의 마케팅과 부합했으며,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파악하여 해소해주는 역할은 기존의 회사 생활과 크게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만든 제품을 맛있게 드시는 분들을 보며 굉장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많은 시간 동안 고객을 만나고 원하는 제품을 고민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헤아리게 되면서 아주 천천히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귀농하기 전 농사, 농업, 농촌에 대하여 갖고 있던 생각과 직접 농사를 하면서 피부로 느꼈던 것하고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귀농하기 전 ‘할 일 없으면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나 짓지’라는 말을 주변에서 가끔 들었었는데, 막상 귀농해보니 세상 어려운 일이 농사를 짓는 것이었습니다. 3년간의 농사를 지으며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농사에 대한 도전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절실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는 그래도 먼저 귀농한 부모님 이 계셨기에 운 좋게 정착을 할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농부’ 생강착즙원액 세트.
‘그농부’ 생강착즙원액 세트.

-제품에 대한 탄생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처음에는 한과를 생산하며 반응도 좋고 판매도 많이 됐으나, 한과의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됐습니다. 우선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공정이 많으며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가 낮고 부피가 크며, 특히 한과는 명절에만 먹는 제품이라는 편견을 깨기가 어려웠습니다. 많이 팔려도 수입 내기가 쉽지 않았으며 기존에 한과를 잘 만들고 오랫동안 꾸준히 판매하신 분들과의 경쟁에서 새로운 고객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던 중 한과의 일종인 생강 편강을 만들게 되면서 생강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습니다. 우선 생강 원물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으며 유행을 타지 않는 꾸준하게 소비가 되는 제품이면서도 우리나라에서 가공 제품보다는 조미 채소로 더 많이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한과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객단가가 높으며 부피는 작고 인력 소모가 적은 제품을 기획하다 보니 생강 착즙 원액 차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현재 경영하고 있는 경영체의 특징과 장점을 소개해 주세요
▲그농부는 생강 농사부터 시작하여 가공, 판매까지 직접 하며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융복합산업사업자인증(6차산업)을 받았습니다. 건강식품의 가장 중요한 항목인 신뢰성과 지리산의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꾸준한 충성고객을 확보하며 지속가능한 농식품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강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며 한 우물을 판 결과 2019년에는 생강 제품으로 한국신지식인협회 농업분야 신지식인으로 인증을 받았으며, 2020년에는 생강만으로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인증을 받으며 그 어떤 기업보다도 생강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단순한 농식품업체를 넘어 푸드테크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 연구·개발과제도 진행하며 다양하고 먹기 쉬운 10여 가지 생강 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생강착즙원액차. 다양한 유통채널을 확보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생강착즙원액차. 다양한 유통채널을 확보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경영체를 성장·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계실 거 같은데,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지 설명해 주세요
▲아무리 좋은 제품도 판매가 안 되면 아무 소용없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다양한 유통 채널을 개척하는 것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물론 품질과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필수적인 사항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농부의 생강 제품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그농부 생강차는 우선 착즙한 생강차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착즙한 생강 원액으로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어떤 생강 제품보다도 생강의 함유율이 높습니다. 또한 생강의 효능은 진저롤과 쇼가올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열을 가하면 쇼가올 성분이 10배 이상 증가하는 특징이 있어 고온으로 끓이고 농축하여 제품을 만듭니다. 그래서 그농부 생강차는 생강의 맵고 아린 맛은 줄이고 영양성분을 높인 맛 좋은 건강한 제품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유에 타서 먹는 ‘진저라떼’는 아이들이 먹기에 굉장히 좋은데요.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면역성 향상과 비염에 큰 도움을 주고 있어 부모님들이 주 고객입니다.

-본인(경영체)만의 차별화된 기술 및 경영방식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그농부의 차별화된 기술은 항상 연구하는 자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생강제품을 벤치마킹하고 논문을 수집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한 기술이전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생강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지속적인 시제품 생산과 고객과의 소통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영철학은 단일 제품만 생산하는 것, 차별화된 경영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제품을 만들면 단기적으로 매출이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단일 생산은 대량생산으로 이어져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한 가지만 생산하는 전문업체라는 신뢰감과 충성고객 확보 등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 대신 다양한 유통채널을 확보하여 온라인, 오프라인, 업체 납품, 밴더(행상) 유통 판매가 가능하도록 분산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생산량을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농업(가공)활동으로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한과와 관련한 연구·개발 과제를 진행했던 순간입니다. 과제를 진행하는 동안 연구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참여한 기관들에게 칭찬받던 시기였지만, 수익이 없어서 겪은 자금난은 가장 헤쳐 나가기 어려운 경험이었으며 벼랑까지 몰렸던 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판매가 어렵다면 업체로서는 가장 경계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초기 창업 기업이 가장 부족한 것은 돈과 시간이라는 것은 어떤 기업이라도 마찬가지 사항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저희 제품을 맛있게 드시며 좋은 제품 오랫동안 변하지 말고 만들어 달라며 감사하다는 고객님들의 말 한마디였습니다. 또한, 회사가 커지고 매출이 커지더라도 꼭 제품 품질만은 지켜 달라는 말씀도 자주 듣는데 ‘좀 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겠구나’라는 다짐과 한편으로는 그농부 제품을 사랑해 주시는 고객님들의 말씀에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남강소농전문가의 컨설팅을 받고 있는 모습.
경남강소농전문가의 컨설팅을 받고 있는 모습.

-최근 국내 경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어떠신지
▲식상한 말일 수 있으나 어려움과 기회는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준비된 업체는 위기에 더 진가가 발휘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오프라인 행사로 매출을 늘려가는 한편으로 온라인에 대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 코로나로 인한 행사 취소로 분명히 오프라인 매출은 급감했으나, 역으로 온라인 매출이 늘어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준비해 나가면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감사를 표할 곳이나 선후배 동료가 있다면
▲우선 부모님이라는 든든한 언덕이 있어서 귀농 정착을 할 수 있었기에 가장 먼저 부모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귀농 초기 아무리 바쁜 농사일이 있어도 교육을 먼저 받으라고 하시며 지원해주신 덕분에 어려운 순간에도 잘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도시에서만 평생 살다가 시골에 내려온 가족 특히 아내에게도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갑작스러운 시골 생활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아 우울증에 걸릴 뻔했지만, 아내 덕분에 넘길 수 있었고 지금은 누구보다는 든든한 조력자입니다.

현재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인 동료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습니다.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은 회사에서 사업의 기틀을 잡기위해 서로 노력하는 모습에 저도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영기술컨설팅을 해주시는 경남강소농민간전문가 선생님께도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후배 농업인 및 귀농인에게 한마디
▲가장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우선 처음부터 큰 투자와 큰 매출을 기대하고 시작하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어떤 것이 가장 적성에 맞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고민하고 아이템을 결정하고, 주변에 있는 뭐라도 팔아가면서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며 판매에 대한 확신이 들 때 제품을 개발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 선배들의 조언이었고 저도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근래에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
▲제가 원하는 목표는 ‘생강 분야에서 만큼은 최고가 되겠다’라는 생각과 생강하면 ‘그농부’를 떠올릴 수 있도록 생강을 대중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생강은 몸에 좋으나 먹기 어렵다’라는 편견으로 조미 채소로서의 역할밖에는 할 수 없었으나 이러한 것을 벗어나 맛있는 생강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이폰 하면 누구나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듯이 “생강하면 ‘그농부’, ‘그농부’ 하면 생강”을 떠 올릴 수 있도록 생강 장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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