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2020년 잔인한 말 보내야지
도민칼럼-2020년 잔인한 말 보내야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2.22 15:5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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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2020년 잔인한 말 보내야지

차 한 잔의 여유만큼 살아온 12개월을 반성해 보았다. 공포의 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과 연계되는 때, 장소, 언론, 사회, 종교, 정치 등 여부를 막론하고 지구상에서 최고 흉어의 말로 연속되었던 경자 년은 온 세계가 이 말에 경멸당하여 회복을 못 하는 실정이다. 과학의 힘, 종교의 힘, 원자핵, 인간의 최고 지혜마저 뒷말, 앞말로 공약한 신비성과 가치관의 권위가 무참하게 무너졌고 인간의 한계를 솔직하게 노출한 2020년도를 보내면서 수백여 가지 말에 신뢰성을 잃게 되었다.

새는 입을 열면 노래가 되고 꽃이 피면 향기를 풍긴다. 온갖 식물의 씨앗은 입을 열어 새 생명을 태생시켜 인간의 먹이를 제공하였다. 그러니까 지구촌에 생존하는 모든 동식물은 저마다 지구를 위해 무엇인가 남기거나 봉사하는 은혜를 베풀었다. 그런데 사람은 입을 열자마자 벌써 잘못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입은 뭍 가지 동식물을 잡아 먹는가 하면 복(福)의 문(門)이 동시에 회(禍)를 일으키는 문의 역할을 한다. 말 한마디에 따라 성패를 초래하는 동시에 위대한 지도자, 선구자, 사회봉사자, 과학자 등을 만들었지만 때로는 화(禍)를 불러들이는 독재자, 사기꾼, 배신자를 만들어 스스로 곤액을 당하거나 그보다 더 많은 화를 당했던 내용은 역사를 통하여 경험한 바 있다.

사실 우리의 입은 전체적으로 전능한 기법을 가져 언제나 진실한 말, 감사의 말, 칭찬의 말, 격려의 말, 친절의 말, 희망의 말이 나와야 하는 것이 정상적이나 좋은 말 보다 비방의 말, 불평의 말, 허위의 말, 모욕의 말, 저주와 비난의 말, 무책임의 말 등이 더 많이 나오는 듯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겠으나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억 가지를 먹고 마시는 대신 마음으로 인내하고 지혜를 통솔하는 능력을 갖춘 입으로 말을 못 하면 병들 화근이 되기 쉬우므로 생각과 행동, 스트레스에 따라 선 악의 말이 생산된다.

그래서 무책임한 말, 불확실한 말, 헐뜯는 말, 속이는 말, 몰락하는 말 한마디로 생사를 결정하는 무서운 말을 창조한다. 그래서 말 때문에 망하고 말 때문에 흥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진실한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착한 말이 있는가 하면 조선조 세조의 악정이 계속될 무렵 선비들이 살아남기 위해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장님 3년이란 유행 말이 악정을 피하는 명언으로 전했다.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 일본 교장이 조회 때마다 교단에 올라가서 2차 세계대전에 일본이 절대 이긴다는 거짓말을 매일 토하였다가 결국 일본이 항복하자 거짓말 교장으로 지탄을 받는 것처럼 지도자는 입으로 말하고 몸으로 행하여야 국민에 신뢰받고 천금 같은 말이 된다.

그래서 불교 경전에 입으로 짓는 죄업을 어업(語業), 구업(口業)이라 하여 언제나 말조심하라는 경고와 더불어 거짓말을 하지 마라(不妄語) 및 과장된 말을 하지 말라는 당부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좋은 입으로 말은 함부로 하지 말라는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하겠다. 요즘 칭찬하는 말, 감사하는 말, 격려의 말보다 남을 헐뜯는 말, 남의 약점을 꼬집는 말, 쓸데없이 말싸움하는 국회의사당을 닮아가는 듯하다.

대한민국 건국 70여년 이제 말조심할 나이가 된 듯하다. 코로나 시대에 국민이 어려움을 인내하는 협조와 봉사 정신을 교훈으로 삼고 인격화를 기대하는 바이다. 버릴 것은 좀 벼리야 빈자리가 생기고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쳐야 새것이 되고 보충할 곳을 보충하여야 혁신 개혁이 될 것인데 말장난은 아쉬움만 남는다.

외국어를 배울 때 어른 아이들 할 것 없이 욕부터 먼저 배운다. 그래서 장자는 언자풍파야(言者風波也) 바람이 물결을 일으키듯이 인간의 말은 풍파를 일으키기 쉽다, 공자는 언충신(言忠信) 우리의 말은 진실하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언행일치(言行一致)로 신뢰와 믿음을 생명으로 강조하였지만 요즘 대부분 언행일치를 지키지 못하니 스스로 사기꾼이 된 셈이다. 투자 없는 말을 공손하라. 듣기 좋고 투자가 없다. 성난 말은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세상 급 변 때는 말조심이 명언이다. 이제 코로나19 보낼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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