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창의도시에서 배우다-(4)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
유네스코 창의도시에서 배우다-(4)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
  • 강미영기자
  • 승인 2020.12.28 17:26
  • 1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상에서 접하는 예술·공연으로 행복도시 만들다

음악사 한 줄기 전통·근대음악의 중심지
5대 목표 8개 전략 글로벌 창조 혁신도시
예술인 창작·음악산업 생태계 육성 지원
음악 심리치유 멜로디가 흐르는 음악도시
▲ 대구시 유네스코 트리플 크라운 달성 기념 음악회.

‘생활 속으로 예술이 들어오다’라는 슬로건에 맞게 대구를 방문하면 곳곳에 음악의 물결이 흐르는 걸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 음악 역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인 대구는 2017년 11월 통영에 이어 두 번째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자리에 우뚝 서며 그 위치를 입증했다.


대구는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가입하며 고유의 음악 역사와 문화자산을 세계적 브랜드로 만들어 지역문화예술 발전은 물론 도시개발, 음악축제·행사와 관련한 문화산업 전반의 부가가치를 확대시키고 있다.

대구가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가입하게 된 배경과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개진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고 기업의 음악 산업 생태계 육성을 지원하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공연을 즐기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시의 정책을 알아본다.

종묘제례악 ‘전폐희문’ 공연.
종묘제례악 ‘전폐희문’ 공연.

◆전통음악의 계승지, 근대음악의 태동지
대구는 한국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재즈, 포크, 힙합 등 다양한 음악장르가 골고루 발달해 전문 예술인과 아마추어 예술인 구분 없이 어디에서나 누구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생활 음악의 거점지이다.

대구는 고산·욱수농악, 날뫼북춤, 판소리, 가곡, 영제시조, 천왕매기 등 8개 전통음악분야의 무형문화재 전수자에 의해 전통음악이 전승되고 있다.

전통음악 뿐만 아니라 근대음악의 주요 분기점에는 늘 대구가 함께하고 있었다. 1900년 3월 영국 출신의 사이드 보텀 선교사에 의해 대한민국 최초로 대구에 피아노를 들이면서 본격적으로 서양음악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고전 음악감상실 ‘녹향’도 대구에 마련됐다.

1907년 신명여학교에서는 피아노를 가르쳤고, 1912년에는 계산성당에 악대가 조직됐다. 1916년 박태준의 지휘로 남성교회에서 대구 최초로 찬송가 합창공연이 열렸다. 이듬해인 1917년에는 박태원, 박태준, 현제명 등이 참여하는 제일교회 성가대가 조직됐다.

뿐만 아니라 한국 최초 동요 ‘가을밤’을 작곡한 박태준, 계성학교에서 작곡가 박태준에게 음악을 배운 후 음악가의 꿈을 키운 이점희, 최초 오페라 ‘춘향전’을 작곡한 현제명, 최초의 바리톤 독창자 김문보, 대구에서 처음으로 독창회를 가진 테너 권태호 등 한국 음악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음악가들도 대구에 있다.

대구시는 이러한 역사적 강점을 활용해 지역민의 애향심을 고취시키는 한편, 교육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지난 2019년 다큐멘터리 ‘대구 음악의 발견’도 이런 목적에서 제작됐다. 대구시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지역 향토 음악사 스토리를 발굴하고, 발굴된 스토리는 교육, 전시, 홍보 및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원로예술인 아카이빙을 구축하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음악도시 네트워크 구축.
유네스코 창의음악도시 네트워크 구축.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5대 목표·8대 핵심전략
대구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가입을 통해 ‘일상의 삶 속에서 누리는’,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음악 행복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민·예술가, 산업, 공간, 제도의 연계로 유네스코 브랜드와 연계하는 도시 마케팅 강화로 지역 관광 산업도 강화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창의도시 선정 당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일원으로 국내외 도시들과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해 지역의 창의산업 성장을 도모하고, 250만 대구시민과 함께 폐쇄적인 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창조 혁신도시로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구는 5대 목표, 8대 핵심전략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음악창의 도시 홍보기반 확대 ▲국내·외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강화 ▲민·관·산·학 네트워크 구축 ▲글로벌 음악프로젝트 및 음악 창의산업 추진 ▲대구 음악창의도시 2025플랜 수립 등 5대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대구시 홍보를 위한 홈페이지, 동영상, 사인물 등을 제작 설치했으며 정기적인 도시 간 협의회 운영을 통한 국제 교류도 활발히 늘리고 있다. 또한 대학과 음악 산업을 연계한 음악창의산업 협의체, ICT와 연계한 융복합 분야의 음악 비즈니스 플랫폼 등을 마련하며 다양한 분야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활성화 하고 있다.

향후 2022년까지 국제전통음악축제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음악문화 거리(김광석 길), 음악창의구역(대명문화공연거리)를 조성하고 2025년까지는 음악관련 공동체 기업을 육성하고 인터넷 기반 ‘음악 창의도시 e-박물관’ 운영, 음악 전문 인력들의 해외진출을 활성화 하는 오디션 시스템 구축 할 예정이다.

8대 핵심전략으로는 ▲창의도시 네트워크 프로젝트 ▲창의 음악 인재 육성 ▲음악관련 하드웨어 구축 ▲음악 거버넌스 구축 ▲대구 음악 산업화 ▲글로벌 음악 축제 개발 ▲음악 프로그램 활성화 ▲음악창의도시 홍보 등을 마련했다.

창의도시 네트워크 프로젝트는 창의도시 국제적 플랫폼을 구축하고 창의도시들과의 교류를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 유입, 네트워킹을 통한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글로벌 위상을 확립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지역 음악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서도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인다. 이를 위해 같은 음악창의도시 통영과 공동기획으로 전통음악을 공동제작해 순회공연을 한다. 또, 청소년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과 대학생 뮤지컬 프로그램을 활성화 시켜 인재 양성의 기틀을 다진다. 중장년층의 음악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음악도시를 추구한다.

세계 각국의 음악창의도시와의 교류 및 협력을 통해 대구의 이름을 세계로 뻗어가게 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만하임, 하노버, 블로냐 등과 창작 오페라를 공동제작하기도 하며 오페라 유니버시아드 질적·양적 성장을 도모해 대학인력의 양성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통해 창작 뮤지컬 해외진출 지원을 하며 일명 아트마켓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길거리 공연.
길거리 공연.

◆모두가 즐기는 공연예술의 도시
대구에는 국내 유일의 제작형 오페라 극장인 오페라하우스가 있고 매년 가을 아시아 최대 규모의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열린다. 도심지와 지하철 역사 등에서는 버스킹을 하는 거리예술가나 아마추어 음악동호인들을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포크 열풍을 이끌어낸 故 김광석 거리는 거리공연의 무대가 됐을 뿐만 아니라 주변 빈 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성공적인 관광지로 변모하며 국내외 도시재생사업의 모범사례가 됐다. 이처럼 대구는 전문 예술인, 아마추어 예술인의 구분 없이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는 진정한 ‘공연예술의 도시’가 됐다.

대구시향이 상주하고 있는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리는 월드오케스트라축제는 빈필, 러시아필 등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솔로이스트 공연과 함께 심포지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위상을 높이고 있다.

14년간 연속 개최하고 있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2009년 뉴욕뮤지컬페스티벌과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중국 대표 문화기업 송레이 그룹과 ‘송레이 상’을 제작하는 등 활발한 국제 교류를 통해 세계무대 진출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대구는 단순히 음악을 즐기는 데만 그치지 않고 치유의 한 방편으로도 사용했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로 인한 시민들의 심리 치유를 위해 시작된 ‘멜로디가 흐르는 음악도시’ 조성사업이 한 예시이다. 대구는 이 사업을 강화해 일상 속 시민들의 음악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데 주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우울감으로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문화예술 관계기관 의견수렴 회의 결과와 음악심리치료사, 심리상담사 등 심리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의견 등을 반영한 곡을 재생하고 있다.

이처럼 대구는 공공과 민간 부문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면서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는데 성공하며 일상에서 음악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도시로 훌륭히 자리잡았다. 강미영기자

※이 기사는 경남도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취재했습니다.

대구 포크페스티벌.
대구 포크페스티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