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고난과 고통의 한 해를 보내며
진주성-고난과 고통의 한 해를 보내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12.29 16:0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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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고난과 고통의 한 해를 보내며

내일이면 한 해가 끝난다. 참으로 지루하고 지겨운 한 해였다. 해마다 연말이면 써 오던 다사다난이란 말을 쉽게 쓸 일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탈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은 사법개혁이다.

검찰개혁,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 신설 등 여야가 격돌했다. 국민도 갈라섰다. 서로가 격분했다. 소통 아닌 먹통이었다. 완충지대도 없다. 흑과 백의 결투였다. 격돌로 이어진 격전이었다. 중과부적은 연패였다. 약육강식의 승자독식이었다. 포용은 사치고 쟁취는 실익이다. 오로지 승패로만 갈랐다. 막나갔다. 정치가 아니고 당쟁이고 정쟁이다. 용장이 막가니까 우군도 용감하다.

민주정치의 다수결은 다수가 소수를 묵살하라는 것이 아니고 포용하라는 것이다. 언제나 먹혀들지 않는다. 실익을 위해 정의를 가장하고 진영논리에 함몰되었다. 정쟁에서 패해도 정치인의 안위는 보장된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다. 정치인을 위한 정치이고 영달을 위한 정치이다. 권력의 중독이다. 국민도 변하였다. 묵과하지 않는다.

고소도 고발도 서슴없고 집회도 시위도 망설이지 않고 결사도 거침없다. 그러나 아전인수여서 소탐대실이다. 광화문광장도 검찰청 앞길도 청와대 앞길도 몸살을 알았다. 극성이 국민갈등을 부추긴 힘든 한 해였다. 진영논리로 단순화되고 편 가름의 골은 깊어졌고 이익집단이 난무했다. 국민의 욕구는 늘어나고 정치인은 더 영악해졌다. 정치인은 국민을 읽고 있는데 국민은 정치인을 읽지 못한다.

국민은 정치인이 국민을 읽지 못한다고 착각하고 있다. 이것마저도 다 읽고 있는 정치인은 국민을 위한 정치로 위장하고 있다. 지난해를 격난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은 것은 사법개혁이다. 평지풍파를 일으킨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 검찰개혁이 누구를 위해 왜 필요하며 어떻게 개혁하고 어떤 결과를 얻고자 하는지 속내가 보인다.

벌써부터 공룡경찰, 국가수사본부의 막강권력, 검찰과의 충돌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승자박의 오라는 국민의 몫이 될 것이라는 탄식의 소리도 들린다. 어떻든 국민이 갈망하는 개혁이고 국민의 뜻이라는데 후한이나 없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행한 민주주의를 원상복구하려다 피 흘린 역사를 기억한다. 돌이켜보면 몸서리쳐진다. 정치가 국민을 힘들게 한다. 아비규환의 대홍수, 지구촌을 격분시킨 디지털 성범죄와 권력형 성폭행, 공분하는 아동학대도 덮어버리고 사법개혁 파동과 코로나19가 지난 한 해를 처참하게 망가트렸다. 고난과 고통의 한 해였다. 다시없을 2020 영원히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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