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창의도시에서 배우다-(5)미식의 도시, 전주시
유네스코 창의도시에서 배우다-(5)미식의 도시, 전주시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12.30 17:42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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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천국 전주시, 한국 음식의 세계화 이끌다

각종 자연산물 풍부 독특한 음식 문화 형성
전주비빔밥·콩나물국밥 등 향토음식 유명
한국전통문화전당서 다양한 음식체험 즐겨
전주음식 명인·명소 발굴 육성 조례 제정
‘전주음식 아카이브 프로젝트’ 구축에 노력
▲ 지난해 ‘전주비빔밥 축제’ 모습.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인 전주를 대표하는 미식 축제인 ‘전주비빔밥 축제’는 지난 2007년부터 개최해 왔다.

전주시는 지난해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주관하는 ‘2019 국제슬로시티 어워드’에서 최고상인 오렌지 달팽이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1월 ‘제2회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국제심포지엄’에 우수사례도시로 초청되는 등 세계인들에게 음식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영국의 3대 일간지인 ‘더 가디언’은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한 ‘대한민국음식기행(A foodie tour of South Korea)’이란 기획에서 전주를 ‘한국에서 음식으로 대적할 곳이 없는 도시’로 소개하기도 했다.

전주시는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에 선정돼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이끌게 됐다. 세계적으로도 콜롬비아 포파얀(2005년), 중국 칭다오(2010년), 스웨덴 오스터순드(2010년)에 이어 네 번째다.

당시 이리나 보코바(Irina Georgieva Bokova)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전주시의 음식 창의도시 가입 확정 공문과 서한을 통해 “전주의 가입이 공식 발표돼 유네스코의 이름과 로고 사용의 권한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은 전주시가 음식을 포함한 지역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창의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점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또 수천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정성어린 가정 음식, 한식전문 인력과정, 한 스타일 전문코디네이터 양성 등 창의적 인재양성 노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열린 전주비빔밥 축제에서 김승수 전주시장과 행사 참가자들이 화이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전주비빔밥 축제에서 김승수 전주시장과 행사 참가자들이 화이팅을 하고 있다.

◆음식 창의도시 선정 배경
전주시는 예로부터 넓은 평야와 산, 그리고 바다와 강을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으로 각종 자연의 산물이 풍부한 지역이었다. 또한 교통도 편리해 식재의 유통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쌀도 풍부하게 생산돼 생활의 여유가 있어 미식가들도 많이 있었다. 아울러 풍부한 음식 재료와 함께 주로 음식을 담당했던 부녀들의 뛰어난 음식 솜씨도 빼 놓을 수 없다. 이런 배경으로 전주시는 음식문화가 뛰어나기로 유명했다.

전주시는 전주비빔밥, 전주콩나물국밥, 오모가리탕 등의 향토 음식과 전통 음식이 많이 남아 있다. 그중 전주비빔밥은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풍부한 물산에 훈훈한 인심과 부녀자들의 음식솜씨가 더해진 결정체이다. 전주 10미 중 하나인 콩나물로 지은 밥에 오색오미의 여러 식재료가 들어간 영양식품이다.

비빔밥 축제 퍼포먼스.
비빔밥 축제 퍼포먼스.

이외에도 전주시에는 역사적으로 백반집이 많았다. 조선 후기로 이어지면서 백반 음식이 빛을 잃기도 했지만, 이 백반 음식을 상품화 한 것이 오늘날의 한정식이다.

이에 전주시는 지난 2007년부터 개최해온 비빔밥 축제와 ‘전주음식 명인·명소 발굴 육성조례’ 제정 등을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슬로푸드로서의 한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했다.

시는 2008년부터 전문가·민간단체 대표로 창의도시 워킹그룹을 구성, 수십 차례에 걸친 간담회와 10여 차례의 창의도시 학술행사를 열었다.

또한 ‘전주 음식 창의도시 기본구상’을 지난해 2월 완료하고 창의도시로서 미래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만들기에 노력해왔다. 이런 전주시의 역사적 배경과 시의 노력 끝에 세계에서 4번째로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에 선정됐다.

한국전통문화전당 전경.
한국전통문화전당 전경.

◆한국전통문화전당, 컨트롤 타워 역할

전주 여행의 시작점이라고도 불리는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의 조직과 관련 시설이 있는 거점공간이다. 전주시는 지난 2012년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로 지정돼 다른 도시와의 세계 도시와의 교류와 협업, 이를 통한 도시 브랜드 제고를 위해 이듬해 한국전통문화전당을 건립한 것이다.

한옥마을 인근 옛 도청 2청사 부지에 건립된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들어섰다. 열림동, 키움동, 공연동 등 3개 동이 연결된 건물은 관광객들의 다양한 체험을 위해 공연장, 공방, 세미나실, 전시실, 체험장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공연동 1층에 자리한 ‘전주부빔’에서는 비빔밥을 뷔페처럼 골라서 먹을 수 있다. 전주부빔은 지난 2015년 전주음식의 세계화를 내건 한국전통문화전당의 개관에 맞춰 세상에 나왔다.

3층에 자리하고 있는 한식창의센터는 음식창의도시로 지정된 이후 음식관련 자원을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심 공간이다. 조리체험실은 음식을 직접 조리해서 맛 볼 수 있는 한식체험까지 할 수 있다. 전주음식모형전시실에서는 비빔밥뿐만 아니라 돼지족편, 소족편, 냉이국, 소고기국, 콩나물 국 등 전주의 전통 음식들의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전주비빔밥 축제에서 선보인 비빔밥(새마을부녀회作).
전주비빔밥 축제에서 선보인 비빔밥(새마을부녀회作).

◆전주시의 창의적 프로젝트 추진 노력
전주시는 유네스코에 가입한 이후 ‘한식의 세계화’ 등 창의적인 프로젝트들을 추진해왔다. 지난 2007년부터 개최해온 비빔밥 축제와 ‘전주음식 명인·명소 발굴 육성 조례’ 제정 등이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

현재 전주비빔밥 축제는 국가대표 미식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전주음식 명인·명소 발굴 육성 조례에 따라 전주시는 명인·명가·명소 12명(곳)을 지정해 행·재정적 지원과 함께 대내외 홍보 활동과 후계자 양성을 도와준다. 명인은 조리 경력 20년 이상, 명소는 영업 사실 20년 이상, 명가는 3대 이상 대를 이어 가문 내림 음식을 조리한 사람으로 조리 경력이 10년 이상으로 제한된다.

앞서 시는 지난 2013년부터 음식창의도시 8대 전략별 32개 세부사업 계획안을 마련해 국비와 지방비 총 5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를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전주시가 마련한 8대 전략별 주요사업은 ▲음식점 자선 위생점검 요청제·전주음식 시민평가단 운영 ▲전주음식 인력양성 ▲음식 개발지원 인프라 구축 ▲음식발전협력체계 구축 분야 ▲전주음식경연대회전략 ▲전주음식관광상품화 전략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 홈페이지 구축 등이다.

2014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표지석 제막식.
2014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표지석 제막식.

당시 송하진 전주시장은 “전주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라는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고유의 전통문화와 예술 등을 연계한 창의적 정책 개발과 이를 현실화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각 전략별 세부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주시는 이런 노력의 결실로 올해 초 문화관광부로부터 국제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전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중 현재 전주시의 ‘전주음식아카이브 구축’ 프로젝트가 백미이다. 음식 전문연구자료를 심화하고 전주음식이야기 책 발간 등 자료의 전문성과 대중화를 꾀하게 된 것이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의 고증을 통해 비빔밥 축제에서 관찰사 밥상을 재현하기도 했다. 또한 전주 명인·명가·명소 등 전주를 대표하는 맛집의 레시피와 손맛을 타임캡슐에 담아 50년 뒤 후손에게 물려주는 봉인식을 가지기도 했다. 끝
황원식기자

※이 기사는 경남도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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