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발전적 변화를 모색하자
칼럼-발전적 변화를 모색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1.05 15:3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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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발전적 변화를 모색하자


우리는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나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믿고, 그 시련을 외면하지 말고, 더욱 분발해나가자. 자신의 일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일이면 더욱 분발하자. 아름다운 꽃밭은 천만리를 격(隔)해 있어도 사람들이 찾아오듯이, 그 사람의 됨됨이가 좋으면 협조자는 나타나게 되어있다. 우리사회는 ‘돈 벌이가 되는 일’만 중시한 것 같다.

그러나 주부가 아기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거나 자원봉사자들이 남을 돕는 일은 돈 되는 일은 아니지만 훨씬 더 값지고 중요한 일일 수 있다. 상대에게 과일하나라도 건네주는 마음은 주고받는 기쁨을 주는 일이면서, 건네주는 마음도 거룩하고 받는 마음도 유쾌하다.

어떤 조건이나 바라는 것 없이 줄때, 주고받는 사람모두 기쁨과 사랑이 가득한 마음이다. 수행자들도 수입 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선한 의지들로 가득 차있기에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돈이 중심 되는 사회는 각박하고, 돈이 안 되는 일을 많이 하는 사회는 따뜻한 사회다. 인생이 즐거우려면 적당히 가난하고 적당히 모자라야만, 뭔가 좀 더 낳아지기 위한 노력 속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낳은 방향으로의 발전적 변화를 모색하게 된다.

언제 보아도 빠릿빠릿한 사람으로 변해보자. 지금이 편하다고 그냥 있으면 언젠가는 저 아래로 가라앉게 된다. 습관적으로 늘 부족함만 느끼고 불만 속에 남의 것만 부러워하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풍요로운 삶은 현재의 자리에서 만족하는데 있다. 다소 부족함이 있고, 넘쳐날 정도는 아니더라도, 생활할 정도이면 점차 나아지는 내일로 향해갈 수 있다.

남의 것만 부러워하고 세상 탓만 하면 삶은 고통으로 이어진다. 만족을 알고 바른 인생을 살아가면 행복은 바로 발밑에 있다. 어떤 마음자세로 인생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은 좌우된다. 항상 자기 것을 남의 것보다 크게 보고, 아름답고 좋게 보는 것이나, 항상 남의 것을 크게 보고, 아름답고 좋게 보는 것은, 둘 다 바로보지 못한 것이다. 건강하지 못한 욕망들을 쏟아버리고, 바르게 보는 눈을 가지면 몸과 마음에 평화가 일어난다.

인생은 단순하게 살수록 행복하다. 탐욕과 원망을 없애고 내면의 텅 빈 넓은 공간을 만나면 풍요로움은 저절로 찾아오며 즐거운 삶으로 이어진다. 거짓된 삶을 거부하고, 진리를 왜곡하는 외부의 압력에도 저항하자. 내가 변하면 세상도 변한다. 이 광활한 우주에 ‘나’처럼 착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경이롭게 보라. 끝없이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며 온 몸이 뜨거운 불덩어리로 끓어오르도록 필사적으로 일해 나가면서 불확실성과 위험과 모험 속을 용감하게 뛰어들자. 우리는 가만 앉자 있을 수가 없으며, 뭔가를 해야 하고 움직여야한다.

매순간을 충실히 살고, 늘 두뇌에 새롭고 신선한 자극을 주면,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닥친 일들을 간단하게 해치울 수가 있다. 배부른 사람들의 할 일이란 잠자는 일 밖에 없다.

사자의 용맹성은 굶주려 있을 때 진가를 발휘하듯,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충실하게, 밀고나갈 때 성취가 따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도 계속하면 싫증난다. 산을 좋아한 사람도 산에서 살면 산이 싫어지고 바다를 좋아한 사람도 바닷가에 살면 바다가 싫어진 것이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산의 정상을 향해 오르막길을 갈 때는 숨 가프고 힘들지만 정상정복을 했을 때의 호기심 때문에 산길을 올라가는 동안은 희망이 있다. 그러나 산을 좋아한 사람도 내려오는 길은 걷기도 쉽고 발걸음도 가볍지만 아쉬움으로 마음이 허전한 것이다.

닥친 시련을 외면하고 피하면 게을러지고 방탕해져서, 한순간에 저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두 눈 부릅뜨고 꾸준하게 실천해나가면 해결책은 나온다.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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